미-북 베이징서 영양지원 회담

7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 중인 로버트 킹 미 북한 인권특사.

미국과 북한은 오늘 (7일) 중국 베이징에서 대북 영양 지원을 협의하기 위한 회담을 열고 세부적인 절차를 논의했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달 베이징에서 연 3차 고위급 회담에서 24만t 규모의 대북 영양 지원에 합의한 바 있는데요,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 시간 현재 회담이 끝난 상황인가요?

답) 네. 방금 전 끝났습니다. 미국과 북한 양국은 오늘 이곳 시간으로 오전 10시 회담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와 북한 외무성의 안명훈 미국국 부국장 일행은 오전 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회담을 진행한 데 이어, 오후에는 미국대사관에서 협의를 이어갔습니다. 미국 대표단에는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의 존 브라우스 부국장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오늘 회담 결과에 대해 양쪽이 공개한 게 있나요?

답) 회담을 마친 양쪽은 아직 논의 결과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로버트 킹 미국 측 대표는 오늘 오전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한 영양식 지원은 복잡한 프로그램이며 이번 회담을 통해 영양지원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 세부사항들에 대해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킹 특사]

로버트 킹 특사는 또 영양식이 미국이 지원하고자 하는 계층에 배급되도록 확실한 절차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오늘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내용들은 뭔가요?

답) 양국은 오늘 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에 약속한 24만t 규모의 영양 지원에 대해 언제, 어떻게 물품을 전달할 것인지를 비롯해, 지원 물품을 누가 관리하고 물품 분배를 어떻게 모니터링 할 것인지 등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 달 23~24일 베이징에서 열린 3차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가동과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잠정중단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에 어린이와 임산부 등을 위한 24만t 규모의 영양식을 지원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문) 오늘 회담에서 양쪽의 의견 절충이 필요한 부분은 뭔가요?

답) 먼저 미국 쪽이 그 동안 북한의 식량 분배와 관련한 모니터링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 왔다는 점에서 양국이 그와 관련해 접점을 찾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쪽은 한국어가 가능한 사람을 포함해 30명 가량의 분배 모니터링 인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하고 있고 북한도 이의 없이 사실상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달 미-북 회담에서 식량 5만t을 추가 지원할 지 여부가 거론됐고 오늘 회담에서 이와 관련해 추가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쪽 대표단장이 협상 권한을 쥔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에서 봄철 춘궁기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북한 쪽은 가능하면 이른 시기에 지원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입장을 미국 쪽에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