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웠다"

전세계적으로 지난해가 2005년과 함께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해로 조사됐다고, 미국의 한 기관이 밝혔습니다. 미국도 지난해 초 이례적인 폭설과 한파에도 불구하고 평균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지난 해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한 해였다는 미국 기관의 발표가 있었군요. 얼마나 더웠습니까?

답)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미국에서는 줄여서 ‘노아 (NOAA) ’라고도 불리는데요. 이 기관 산하 국립기상 자료센터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세계 평균 기온은 섭씨 14.52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2005년과 같은 기록으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20세기 평균 기온인 섭씨 13.9도보다 0.62도나 높은 기록이었습니다.

문) 미국에서는 지난해 초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몰아치면서, 일부에서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던 기억이 나는 데요.

답)지난 해 연초 한파에도 불구하고 1년 열두 달을 모두 놓고 봤을 때는 역시 더운 한 해였습니다. 지난해 미국 기온은 한파 외에도 크게 불규칙한 기상 현상으로 태평양 연안 온도가 급격히 하강하는 라니냐 현상까지 발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기온은 예년보다 높았고요, 기상관측 이래 스물세 번째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문) 이렇게 기온이 높아 지는 것이 비단 한 두 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지구 온난화를 옹호하는 과학자들의 입장 아닙니까?

답) 미 국립해양대기청의 이번 발표도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는데요. 21세기 접어들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아홉 번이나, 역대 가장 기온이 높은 10개 연도 안에 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난 1976년을 마지막으로 34년간 연속 지구 기온이 20세기 평균 기온을 웃돈 것으로 측정됐는데요. 이런 기록만을 놓고 봤을 때는 확실이 지구가 더워지는 것으로 볼 수 있죠. 또 지구 온난화와 함께 우려되는 것 중 하나가 북극의 얼음 면적이 줄어드는 현상 아닙니까?

문) 그렇죠.

답)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북극해에서 얼음으로 덮인 면적이2007년과 2008년에 이어 관측 이후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앞서 잠시 말씀 드렸지만, 미국에서는 지난해 한파도 있었고, 또 2005년 이후 그만큼 더웠던 해가 없었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에 대한 걱정이 기우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는데. 지난해 또 다시 가장 더운 한 해를 기록했다고 하니, 지구 온난화를 우려하는 학자들의 주장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 같네요?

답) 지구 온난화 주장을 펴는 과학자들은 최근 몇 년간 지구촌을 강타한 이례적인 한파나 홍수도 온난화에 따른 영향이라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가뭄과 홍수 등 자연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올해도 벌써부터 미국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 재해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동부를 중심으로 이상 저온과 함께 폭설이 내렸고, 호주에서는 홍수로 많은 인명피해를 냈습니다. 남미 브라질에서도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로 수백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요. 또 멀리 남아공화국에서도 홍수로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났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50개 주 가운데 풀로리다 주 한 지역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49개주에 눈이 내렸다는 보도가 며칠 전에 나왔습니다.

문) 그런데 지구 온난화와 관련해 가장 중요하게 지적되는 것이 산업화에 따른 환경 오염 문제 아닙니까? 지상에서 방출하는 배기가스와 이로 인한 온실효과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인데. 하지만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배기 가스 규제와 같은 실질적인 조치는 쉽게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 세계적으로 환경과 관련한 규제 확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각 국의 이익에 따라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는 미국 내 여론도 마찬 가지입니다. 미국 의회에서도 각 당이나 지역에 따라 서로 대립되는 입장을 내고 있는데요. 지난해 한 파 이후 미국의 일부 의회 의원들은 지구 온난화 주장에 공식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죠.

하지만 많은 기상 과학자들은 이번에 미 국립해양대기청에서 발표한 이런 객관적 측정 자료들이, 지구 온난화에 관해 더 큰 경종을 울리고, 사람들도 그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