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이 우루과이에 1:2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한국은 경기 내용면에서는 오히려 우세한 모습을 보였지만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한국이 아닌 곳에서 처음으로 16강에 오르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월드컵 8강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팀은 26일 밤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16강 전을 치렀지만, 1:2로 패했습니다.
경기 내용 면에서는 한국이 우세였습니다. 한국은 골 점유율에서 우루과이에 54대 46으로 앞섰고, 슈팅 수도 15대 14로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기회에 골을 넣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습니다.
득점 기회는 한국이 먼저 맞았습니다.
전반 5분 우루과이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박지성이 얻어낸 프리킥을 박주영이 절묘하게 감아 찼지만, 왼쪽 골 포스트를 맞고 밖으로 튕겨나갔습니다. 골키퍼도 그저 쳐다볼 수 밖에 없는 훌륭한 킥이었지만, 불과 몇 센티미터 차이로 득점에 성공하지 못한 것입니다.
위기를 넘긴 우루과이는 곧이어 역공으로 맞은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켰습니다. 전반 8분 우루과이 공격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공을 정성룡 골키퍼가 놓쳤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공격수 수아레스가 그대로 골로 성공시켰습니다. 한국 수비수들이 수아레스를 놓친 것도 실책이었습니다.
첫 골이 터지자, 경기는 한국의 압도적인 공격 양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루과이는 진영을 뒤로 빼고 수비에 집중했고, 한국은 공세를 계속했습니다.
한국은 후반 들어 공격수 이동국까지 추가로 투입하며 골 문을 두드렸지만, 좀처럼 우루과이의 철벽수비를 뚫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후반 23분 한국에도 기회가 왔습니다.
기성용이 왼쪽 후방에서 올린 프리킥은 우루과이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뒤로 흘렀습니다. 골키퍼가 볼을 처리하러 나왔지만, 이청용이 깨끗한 헤딩슛으로 골을 넣었습니다.
1:1 동점 상황이 되자 이번에는 우루과이의 공세가 시작됐습니다.
굵은 비 속에서 양팀의 공방이 계속되던 후반 35분 우루과이의 추가골이자 결승골이 터졌습니다.
코너킥 상황에서 뒤로 흐른 골을, 수아레스가 오른발로 감아 찼고, 공은 오른쪽 골 포스트에 튕겨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환상적인 골이었습니다.
이제 한국에게 남은 시간은 10분. 한국은 8강 진출의 마지막 불씨를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후반 42분에는 박지성의 그림 같은 찔러 넣기 패스에 이어 이동국이 골키퍼와 1:1 상황을 맞았지만, 골키퍼에 맞고 뒤로 흐른 공을 수비가 걷어냈습니다.
한국의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허 감독은 경기는 한국이 지배했고 잘 싸웠다며, 하지만 단 한가지 찬스에서 골을 못 넣었고, 쉽게 골을 준 것이 패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득점한 이청용도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경기였지만 결과가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 날 한국에서는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청 앞과 한강 고수부지 등 여러 곳에 많은 인파가 모여 야외응원을 벌였습니다.
응원객들은 경기가 끝나자 아쉬움에 눈물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잘 싸웠다며 선수들을 격려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