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전 잇단 오심으로 논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맞아 다양한 월드컵 소식들을 자세히 전해 드리고 있는데요, 오늘도 이연철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한국은 지난 26일 경기에서 우루과이에 패하면서 8강 진출이 좌절됐는데요, 졌지만 잘 싸웠죠?

답) 그렇습니다. 한국은 16강전에서 남미의 우루과이에 맞서 선전했으나 1 대 2로 아쉽게 패했습니다. 한국은 전반 8분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 선수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23분 이청룡 선수가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35분에 수아레스 선수에게 다시 추가 골을 허용하면서 8강 진출의 꿈이 무산됐습니다.

한국은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매번 골 문을 벗어났는데요, 특히 후반 41분 이동국 선수가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 아쉬움을 더했습니다.

문) 한국 대표팀의 이번 월드컵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답) 나름대로 선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8강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이번 대회를 마쳤지만 수확도 적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수확은 한국 팀의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의 목표를 이뤘다는 점인데요, 이를 통해 한국 축구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입니다. 아울러, 2002년 4강 진출에 대해 개최국의 이점이나 심판 판정 때문이라고 평가절하하던 다른 나라들의 시선도 이번 남아공 월드컵을 계기로 많이 달라진 점도 큰 수확으로 꼽힙니다. 이 같은 한국의 선전 덕분에 월드컵 아시아 출전권을 줄여야 한다는 논란에도 종지부가 찍힐 것으로 보입니다.

문) 한국과 우루과이 전 외에도 다른 16강전 3경기가 더 열렸는데요, 어떤 나라들이 8강에 올랐나요?

답) 네, 가나와 독일, 아르헨티나가 8강전에 진출했습니다. 아프리카 팀 가운데 유일하게 16강전에 오른 아프리카의 희망 가나는 미국을 맞아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2-1로 힘겹게 승리했습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팀이 월드컵에서 이룬 최고 성적이 8강이었는데요, 가나가 새로운 역사를 쓸지 주목됩니다. 가나는 한국을 물리친 우루과이와 8강전을 벌이게 됩니다. 또한, 독일은 잉글랜드를 4-1로 크게 이기면서 8강에 올랐고, 아르헨티나도 멕시코를 3대1로 이기면서 8강에 진출했는데요, 두 나라는 4강 진출을 놓고 피할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됐습니다.

문) 그런데,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8강에 오르는 과정에서 심판의 오심으로 큰 논란이 일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잉글랜드가 1-2로 뒤진 상황에서 잉글랜드의 중거리 슛이 독일의 골대를 맞고 골라인 안쪽으로 떨어졌다가 튀어나왔지만, 부심이 이를 골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비디오 판독으로는 분명 골이었던 상황인데요, 만일 골로 인정됐다면 2대2 동점이 되면서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됐을 수도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16강전에서도 오심이 나왔는데요, 전반 26분 아르헨티나 카를로스 테베스 선수의 헤딩골도 오프사이드로 인한 것이었지만 주심은 그냥 골로 인정했습니다.

문) 축구에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잉글랜드나 멕시코 입장에서는 무척 억울할 것 같은데요, 이 같은 오심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요?

답) 일부에서 첨단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는 비디오 판독 제도인데요, 최소한 공이 골라인을 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비디오 판독을 통해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골라인을 감지할 수 있는 컴퓨터 칩을 넣은 스마트 볼을 도입하는 것인데요, 기술적으로는 상당한 진전을 이룬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 피파는 판정은 인간의 영역이라며 그 같은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데요, 다만, 2014년 월드컵부터 부심을 2명 더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남아공 월드컵 10대 순간’을 뽑았는데요, 북한의 정대세 선수가 포함됐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타임은 브라질과의 조별리그에서 눈물을 쏟은 정대세 선수가 전세계 축구 애호가들을 감동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정 선수는 브라질과의 경기에 앞서 북한 국가를 들으며 끝날 때까지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브라질과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감격스러웠다”는 말로 눈물을 흘린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타임은 “북한이라는 나라에서 온 선수에게서 보여진 진정한 감정 표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 그런가 하면,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이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탈락팀 선수 가운데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 11명을 선정했는데요, 북한 선수가 2명이나 포함됐군요.

답) 네, 정대세와 지윤남 선수가 주인공인데요, 정대세에 대해 “수비 중심적인 팀에서 홀로 스트라이커를 맡은 정 선수의 빠른 속도와 기술, 저돌적인 움직임은 볼만한 가치가 충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지윤남 선수에 대해서는 “최약체 팀 소속이었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 장면을 만들어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ESPN은 16강 진출에 실패한 나라 가운데 최악의 선수 11명도 선정했는데요, 여기에는 북한 골키퍼 리명국 선수가 포함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