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BBC방송’은 서방세계가 북한과 김정은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다고 전했습니다.
< BBC 방송 녹취>
북한은 정보의 블랙홀로 불릴 만큼 알려진 것이 없으며, 특히 김정일 위원장 일가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 방송은 그러면서 김정은에 대해서도 김정일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리 겐지의 회고록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텔레그라프 신문’은 스위스 베른 공립학교에서 김정은과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김정은의 유학시절을 조명하는 기사를 보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친구들은 김정은이 당시 ‘박운’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며, 특별히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호감이 가는 친구였다고 기억했습니다. 또 김정은이 다른10대 소년들처럼 컴퓨터 게임과 유명상표 운동화, 액션영화를 좋아했다고 말했습니다.
1997년부터 약 4년 간 유학한 김정은은 교사들마저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비밀로 했으며, 교사들은 단지 학부모 면담이 있는 날에 항상 대사관 관계자가 찾아와 이상하게 생각했을 뿐이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김정은과 특히 가깝게 지낸 포르투갈 출신의 조아오 미카엘루는 김정은이 보통의 또래 친구들처럼 보였으며, 아주 조용한 성격으로, 김정은이 북한이나 정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텔레그라프 신문은 농구를 좋아했던 두 사람은 TV로 미국 프로농구 경기를 많이 봤으며, 당시 농구황제로 불리던 마이클 조던을 좋아했다며, 두 사람은 또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김정은이 특히 홍콩 영화배우 청룽과 제임스 본드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카엘루는 김정은이 한 번은 자신의 아버지가 북한 지도자라는 말을 했지만 10대의 환상으로 일축했으며, 김정은이 며칠 뒤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보여줬지만 그 때는 김정은의 아버지가 그냥 외교관인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북한 음악, 특히 북한 국가를 많이 들었으며, 북한에 있는 여자친구라며 10대 소녀의 사진을 보여준 적도 있지만 대체로 여자들에 대해서는 부끄러움을 많이 탔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과 함께 농구를 하며 지냈다는 다른 친구인 마르코 임호프는 숙소에서 운전사이자 요리사가 좀 차가운 스파게티를 건네주자 김정은이 급작스럽게 화를 냈다며, 보통 때의 행동 방식이 아니어서 매우 놀랐다고 회고했습니다.
텔레그라프 신문은 김정은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서방 정보기관들이 학교 친구들의 이 같은 회고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김정은이 김정일 위원장의 세 아들 가운데 가장 아버지를 닮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했습니다. 통신은 또 김정은은 세 아들 중 가장 거침없는 성격과 강력한 지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의 어머니인 고영희가 김 위원장의 두 번째 부인이라는 사실은 김정은의 정통성에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혼자 힘으로 정권을 이끌어나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로이터 방송 녹취>
젊은 나이와 무경험, 그리고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알려져 있지 않은 점 때문에 혼자 권력을 맡아 이끌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군 조직에서 별다른 역할을 한 적이 없는 김정은이 아버지 만한 카리스마를 갖지 못해, 당분간은 고모부인 장성택이 섭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이 아버지 김 위원장과 달리 권력기반을 갖지 못하고 있어, 김 위원장의 오른팔 격인 장성택이 당분간 김정은을 대신해 섭정할 것이며 결국, 실제 권력이 장 부위원장에게 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도 김정은의 주변 사람들, 특히 지난 6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른 김정일의 매제이자 북한 권력 2인자인 장성택이 뒤에서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CNN 방송’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CNN 방송 녹취>
김정은이 이번 회의를 통해 후계자로 지명될 것으로 널리 예상되고 있지만, 과연 그가 노동당과 군부의 충성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CNN은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