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이 다시 세계 주도"…의원 살해위협 유죄 평결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9일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취임 후 첫 연설을 했다.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연설 중 박수를 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28일,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을 통해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위기 극복에 힘을 합하자고 미국과 세계에 호소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월 연방 의사당 습격 사태 직후, 의원 살해 위협 영상을 온라인에 올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가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이어서, 연방준비제도가 ‘제로 금리’와 ‘양적 완화’를 유지하기로 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8일 상ㆍ하원 합동 회의에서 연설했습니다. 지난 1월 20일 취임 후 첫 번째 의회 연설이었는데요. 이날(28일)은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이 시점 현재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촉발된 위기 속에 있다면서, 극복을 위한 협력을 바이든 대통령은 촉구했고요. 세계를 향해서도, 공동 과제 대처를 위한 협력과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연설 내용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직면한 ‘위기와 기회’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의회에 왔다며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세 가지 위기를 한꺼번에 겪고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한 세기 만의 최악의 팬데믹(코로나 사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그리고 남북전쟁 이후 최악의 민주주의 공격”을 맞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위기 속의 위험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 “다시 움직이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선언했는데요. 이어서 “우리는 다시 일하고 있으며, 다시 꿈꾸고 있고, 다시 발견해내고 있고, 다시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성과와 현황을 나열했습니다.

진행자)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일을 어떻게 진행 중이라고 합니까?

기자) 코로나 백신 보급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가장 먼저 언급했습니다. 취임 100일까지 1억 회 접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2억2천만 회를 넘겨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특히 미국 노약자의 70%가 1ㆍ2차 접종을 모두 마쳤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16세가 넘은 사람은 누구나 접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가까운 곳을 찾아 백신을 맞아달라고 미국민들에게 촉구했는데요. 백신 보급이 이렇게 진전됨과 동시에, 1조 9천억 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인 ‘미국 구제 계획(American Rescue Plan)’의 성과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경기 부양책의 성과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미국 각지의 저소득층 주민들이 식탁 위에 음식을 올리고, 퇴거 위기에서 벗어난 사연들을 소개했습니다. 특히 부양책 시행 결과, 아동 빈곤율은 절반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밝혔는데요. 관련 사업들이 미국 경제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경제가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는데요. “여기서 멈출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움직임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2조 달러 규모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일자리 계획’이 뭔가요?

기자) 도로와 교량, 항만, 공항 같은 사회 기간시설(infrastructureㆍ인프라) 현대화하는 작업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공식 발표한 계획인데요. 광역 인터넷 통신망 건설, 상하수도 시설 개선, 저소득층 주거 확보, 전기자동차 충전소 신설 등을 포함하는 대규모 투자 사업입니다. 이 계획이 앞으로 8년간 수많은 일자리와 막대한 규모의 자금 유통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8일) 연설에서 말했는데요. 현재 정부가 의회에 근거 입법을 주문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 밖에 미국 내 현안에 관해,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보건과 복지 분야 주요 현안을 언급했습니다. 1조8천억 달러 규모 ‘미국 가족 계획(American Families Plan)’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는데요. 이 계획을 통해 첫째, 미국 내 모든 사람에게 추가적인 4년의 공교육 과정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둘째, 고품질 유아교육과 유치원 과정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5세까지 교육과정에 중ㆍ저소득층이 수입의 7% 이상 지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가족을 돌보기 위한 유급 휴가를 확대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자녀 1인당 3천 달러 세액 공제 제공 계획도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중산층과 저소득 가구의 복지를 강화하는 내용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런 내용을 소개할 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진보 정치인들이 크게 박수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는데요. 아울러, ‘적정부담건강보험법(Affordable Care Act)’, 일명 ‘오바마케어’에 따라 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의 비용 부담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의료 보장을 받는 것은 주민들의 권리이고, 특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복지 정책에 들어가는 재원은 어떻게 마련한다고 합니까?

기자) 세수 확대입니다. 기업에 매기는 법인세와 고소득층의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대기업과 고소득자들이 ‘공정한 몫(fair share)’을 부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산층에게는 세금 부담을 더 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세금을 올릴 필요가 있지만, 중산층은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간) 40만 달러 미만을 버는 사람은 누구라도, 어떤 종류의 세금 인상이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밝혔는데요. 다만 “(소득 상위) 1%인 사람들이 공정한 몫을 내기 시작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규제 강화 입법을 의회에 촉구했고요. 의회와 정치권이 포괄적인 이민 개혁에 협력해, 이주자 관련 사안에서 누적된 문제들을 해소해 나가자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미국 내 현안 짚어봤고요. 대외 정책에 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대외 현안에서도 코로나 사태를 가장 먼저 언급했습니다. 백신 지원 계획을 바이든 대통령이 밝혔는데요. 미국이 세계를 향해 “민주주의의 무기고(arsenal)”였던 것처럼 "백신의 무기고”가 될 것이라며, 미국 내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한 지금, 다른 나라들과 나눌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기후 변화 현안에 미국과 세계가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것이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 협정’에 재가입하도록 한 이유라며, 후속 조치에 국제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주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나요?

기자) 대중국 관계에서는 “경쟁을 환영한다”며, “갈등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와 함께 하는 것처럼, 인도-태평양 지역에 강력한 군사력 배치를 유지할 것을 시 주석에게 알렸다고 덧붙였는데요. 이는 분쟁의 시작이 아닌 예방 차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는 근래 몇 년 동안 무역 갈등도 진행돼왔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갈등의 원인은 중국에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적했는데요. “국영기업의 보조금, 기술과 지식재산권 절취 등 미국 노동자와 산업을 약화하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세계 경제에서 동일한 규칙을 준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러시아 관계 현황을 설명했습니다. 미국 선거 개입과 주요 기관 사이버 공격이 “응당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상황과는 별개로, 상호 이익이 되는 사안에는 러시아와 협력할 여지도 여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이야기는 안 나왔습니까?

기자) 한 차례 나왔습니다.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미국과 세계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엄중한 억지(deterrence)를 통해 두 나라(이란과 북한)가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연설에 어떤 반응이 나옵니까?

기자) 야당인 공화당에서 팀 스콧 상원의원이 대응 연설에 나섰는데요. 코로나 사태로 인한 당국의 봉쇄 조치가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대면 수업 중단 이후 “수많은 아이가 (평상적인) 교육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이런 현상은 성인이 된 뒤의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고 스콧 의원은 말했는데요.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인프라 투자계획은 현실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재원 마련을 위한 법인세 인상이 실현되면,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기업 비용 부담 증가로 “일자리를 죽이는” 계획이 될 것이라고 스콧 의원은 지적했는데요.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과 달리, 미국을 통합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연설에서 특히 눈여겨볼 점이라면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연설 시점과 형식이 기존과 달라졌습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다음 달인 2월에 첫 의회 연설을 했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연설이 4월 말로 미뤄진 것은 코로나 대응에 새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목적으로 백악관 측이 앞서 설명했는데요. 방역을 위해 이날(28일) 연설 현장 참석 인원도 제한했습니다. 상ㆍ하원의원과 각료, 사법부 주요 인사 가운데 일부만 마스크를 쓴 채 의사당에 나왔고요, 나머지는 중계방송을 시청했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내부가 예년 대통령 연설 때와는 크게 다른 모습이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초청 인원이 크게 줄었고, 현장 참석자들은 서너 자리씩 띄어 앉아 대통령 연설을 들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통령 연단 뒤쪽으로 여성 두 명이 앉는 사상 최초의 일도 있었는데요. 상원의장을 겸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나란히 연단 뒤에서 이날(28일) 연설을 들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서두에 “하원의장 여사(Madame Speaker)”와 “부통령 여사(Madame Vice President)”를 부르면서, 역대 어느 대통령도 이 단어들을 함께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29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바이든 대통령, 어떤 일정을 진행합니까?

기자)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조지아주를 방문합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주최하는 대통령 취임 100일 집회를 애틀랜타에서 여는데요. 미국이 ‘궤도에 복귀한다(Getting Back on Track)’는 주제로 펼쳐집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조지아 출신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만날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앞서 보도했습니다.

브렌던 헌트가 "당신의 상원의원을 죽여라"라고 말하는 장면을 담아서 인터넷에 올린 영상의 캡쳐 사진을 28일 미 연방검찰이 공개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의원 살해 위협 영상을 온라인에 올린 사람이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요?

기자) 네. 지난 1월 6일 발생한 연방 의사당 습격 사건 직후 의원 살해 위협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브렌던 헌트 씨에게 유죄 평결이 나왔습니다.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이 진행한 관련 공판에서 28일 ‘선출직 공직자 살해 위협’에 유죄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배심원단이 내렸는데요. 앞으로 재판부의 최종 선고에서 최고 징역 10년형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헌트 씨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37세 남성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로 알려졌습니다. 다양한 온라인 활동을 펼쳐온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이 영상과는 별도로, 민주당 주요 정치인들을 협박하는 게시물을 작년에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잇따라 올린 행위도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당국이 파악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주요 정치인 가운데 어떤 사람이 협박 대상이었습니까?

기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입니다. 아울러 여성 진보 정치인인 알렉산드라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도 포함됐는데요. 이 사안은 헌트 씨의 평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고 배심원단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유죄 평결의 근거가 된 영상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제목이 ‘상원의원들을 죽여라: 그들을 모두 학살하라(KILL YOUR SENATORS: Slaughter them all)’입니다. 제목만큼 험악하고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장발에 수염을 기른 헌트 씨가 출연했습니다. 의사당 습격 사건 이틀 뒤인 지난 1월 8일, 극우 세력이 주로 활동하는 사이트 ‘빗슛(BitChute)’에 이 영상을 올렸는데요. 무장한 채 워싱턴에 다시 돌아가자고 촉구하면서, “의원들의 머리에 총알을 집어넣자”고 말했습니다. 또한 해당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총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내가 스스로 가서 그들을 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헌트 씨가 이런 영상을 제작한 이유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의회가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를 공식 인증한 데 앙심을 품은 것이라고 수사 당국은 밝혔습니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선거를 “훔친” 의원들의 생명을 끝내야 한다고 헌트 씨는 주장했는데요. “상원의원들을 제거하고, 진정한 애국자들로 대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영상이 의사당 습격 사건과 연관된 건가요?

기자)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헌트 씨는 1월 6일 의사당 습격에 가담한 인물은 아닌데요. 따라서, 온라인 활동만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특별한 사건이라고 주요 매체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상에서 폭력적인 의사 표현이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디부터 범죄에 해당하는지 ‘선을 넘는 기준’이 나타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헌트 씨 측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실제로 살해를 감행할 의도는 없었기 때문에 무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영상 속에서 한 말은 진지하게 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27일 공판에서 피고인 측 증인도 이런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헌트 씨 본인도 “당시 (인터넷에는) 이런 종류의 언사들이 많이 떠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피고인 진술에서 말했는데요. 하지만 연방 검찰 측은 “영상에서 (헌트 씨의) 차분하고 확신에 찬 태도를 보면 진지함이 확인된다”고 반박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제로 금리’를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 났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28일 공개했습니다. 회의는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됐는데요. 두 가지 핵심 정책을 만장일치로 결정했습니다. 하나는 기준금리를 현행 0.00~0.25%, 즉 ‘제로(zero)’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월 1천200억 달러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 완화(QE)’를 그대로 두는 겁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같은 날(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파월 의장이 설명한 내용,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미국 경제가 완전한 회복으로 가는 길이 아직 “불규칙하고 멀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실시한 갖가지 부양 노력을 유지할 때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래서 초저금리 기조와 양적 완화를 당분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수단 등이 효과를 내서 “현저한 진전을 보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의 충격에서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런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소매 판매가 크게 늘고,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줄어드는 등 주요 경기 지표가 호조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낙관할 단계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제로’ 수준, 현행 0.00%~0.25%로 인하한 게 작년 3월이었는데요. 코로나 사태 초기 대응을 위해 긴급 처방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1년여 동안 열린 회의에서 줄곧 ‘제로 금리’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정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은 시장에 돈이 더 돌아야 할 단계라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자율이 낮으면, 돈이 금융 기관에 묶여있지 않고 투자나 소비처로 향하게 마련인데요.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렇게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을 다각도로 진행했습니다. 총액 1조 9천억 달러 부양책을 통해, 고소득층을 제외한 주민들에게 1인당 최고 1천400달러씩 현금을 지급했고요. 이어서 2조 달러 규모 사회 기간시설(infrastructureㆍ인프라) 투자 계획을 제안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렇게 시중에 돈이 많이 돌면, 부작용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돈 가치가 떨어지고 소비가 늘면 ‘인플레이션(inflationㆍ물가 상승)’이 뒤따르게 되는데요. 실제로, 얼마 전부터 물가가 오른다는 우려가 산업 각 분야와 소비자 경제를 통틀어 나오는 중입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이날(28일) 설명했는데요. “향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압박이 고조될 수 있다는 걸 안다”면서도, “한 차례 (상품들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두 번째 중요 결정 사항, ‘양적 완화를 그대로 두겠다’ 이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양적 완화’란 말은 영어의 ‘Quantitative Easing(QE)’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어서, 언뜻 이해가 쉽지 않은데요. 시장 통화의 ‘양’을 여러 가지 정책으로 조절하던 걸 ‘완화한다’, 풀어준다는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한마디로 금융 당국이 직접 나서서, 시중에 돈을 푸는 건데요. 연준은 국채와 MBS(주택저당증권) 등 자산을 사고파는 방법으로 통화의 양을 결정합니다. 양적 완화 역시, 작년 3월 ‘무제한’으로 단행했는데요. 이런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는 게 이번 결정입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 초기에 단행한 수단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그동안 나아진 게 없다고 진단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백신 접종 확대와 완화적인 정책으로 경제활동과 고용 지표들이 강화됐다”고 연준 측은 진단했는데요. 이렇게 긍정적인 신호가 분명히 있지만, 위험 요인도 여전하다고 파월 의장은 설명했습니다. “공중 보건 위기(코로나 사태)가 계속되고 있어서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양적 완화를 위한 “자산 매입 등 주요 수단의 속도를 줄일 징후는 제시하지 않겠다”고 연준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이날(28일) 연준 측이 밝힌 사항에서 주목할 것은 뭡니까?

기자) 중국의 통화 정책을 파월 의장이 언급했습니다. 중국 중앙은행이 시범 운영 중인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에 관해, “미국에서는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말했는데요. 디지털 화폐는 최근 세계적인 투자 열풍을 일으키는 ‘암호 화폐(cryptocurrency)’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지만, 당국이 직접 통제하는 차세대 거래 수단입니다. 각국 금융 당국이 구체적으로 연구 중인데요. 파월 의장은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상용화하기 위해 서두르기보다는, 옳은 접근법을 택하겠다는 견해를 거듭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준의 이번 발표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옵니까?

기자) 일단, 명확하고 단호하게 ‘부양' 기조를 제시한 데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는 전문가 견해를 경제전문매체 CNBC가 이날(28일) 전했는데요. 현재 법인세와 공급망,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요인들이 불확실한 상태로 남은 가운데, 금리와 양적 완화 부분이 명확히 정리됐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법인세율 인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데요.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관련 입법이 불투명한 실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