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상식 ABC] '전랑 외교'

지난 2017년 8월 중국 베이징의 한 극장에 영화 '전랑 2' 포스터가 걸려있다.

최근 중국이 미국과 호주 등 몇몇 나라와 주요 현안에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공세적인 외교적 자세를 보였고, 외부에서는 이를 두고 ‘전랑 외교’라고 부르는데요. ‘시사상식 ABC’ 오늘은 중국의 ‘전랑 외교’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늑대전사 외교(wolf-warrior diplomacy)’라고 번역하기도 하는 중국의 ‘전랑 외교’는 중국 안에서 많은 관객을 동원한 애국주의 영화인 ‘전랑’ 연작에서 그 명칭을 따왔습니다.

영화 전랑 1편과 2편은 중국 특수부대의 용맹한 활약상을 그렸으며 중국인 관객들 사이에 국가적 자긍심과 애국심을 높였습니다.

이 영화가 나온 이후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때론 상대국과의 대립도 불사하며 공세적이고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는 중국 외교관들의 강경한 외교적 언사와 행태를 ‘전랑 외교’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The Diplomat)’은 “과거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저자세 외교를 추구하던 중국이 코로나 대유행 이후 국제 사회를 대상으로 단호하고 주도적이며 주목을 끄는 ‘전랑 외교’를 펼치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과거 덩샤오핑 시대에는 능력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도광양회’가, 그리고 후진타오 시대에는 평화롭게 우뚝 선다는 ‘화평굴기’가 중국의 상징적 외교정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진핑 시대 중국 외교관들은 더 자신을 숨기지 않고 다른 자세를 보입니다.

이들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등 인터넷 매체, 그리고 내외신 기자회견 등을 활용해 미국과의 무역전쟁, 홍콩 민주화 시위,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인권 문제, 타이완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중국 정부 입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중국에 대한 비판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루사예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 6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신문과의 회견에서 이런 전랑 외교가 “서구의 비판에 대항한 정당한 방위”라면서 “국제 사회가 이에 적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전랑 외교의 여파로 국제적으로 반중국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애국주의에 기반을 둔 공세적 외교가 중국 외교의 유연성을 제약하고 중국의 부상에 대한 국제 사회의 위협 인식을 강화하여 중국의 대외 관계를 악화시키는 역효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시진핑 주석도 국제 사회에서 커지는 중국에 대한 반감을 염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최근 “중국의 국력과 국제적 위상에 걸맞고 발전에 유리한 외부 언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며 국제적 이미지 제고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네. ‘시사상식 ABC’, 오늘은 중국의 ‘전랑 외교’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