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포함해 북부 지역이 올해 들어 최악의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베이징에 올해 첫 대기오염 적색 경고가 발령되기도 했는데요. 수십 개 도시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고 합니다. 오늘은 중국의 스모그 사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입니다.
“스모그의 기원”
스모그(Smog)는 영어 단어 'smoke'와 'fog'가 결합된 말로 연기와 안개가 섞인 것을 말합니다. 현대에 와서는 자동차 배기가스나 화력 발전소, 공장 등에서 나오는 대기 오염 물질이 안개와 섞여 하늘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스모그는 주로 대도시에서 많이 생기지만, 바람에 실려 가 다른 곳에 피해를 주기도 하죠.
스모그라는 용어는 1905년 헨리 앙투안 데 부에(Henry Antoine Des Voeux) 박사가 한 신문에 영국 도시들의 대기 오염 상태를 지적하면서 'fog and smoke', 즉 안개와 연기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것이 시초가 됐습니다.
런던은 원래 겨울에 짙은 안개가 끼는 것으로 유명했는데요. 특히 19세기 이후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석탄 연료를 많이 이용하면서, 석탄을 태운 후 연기와 그을음이 안개에 섞여 지상에 머무는 스모그 현상이 나타나게 됐습니다.
특히 1952년 12월, 고기압이 영국 상공을 덮으면서 그 결과 차가운 안개가 런던을 뒤덮었는데요. 예년보다 추운 날씨에 런던 시민들은 평소보다 많은 석탄을 난방에 사용했고, 같은 무렵 런던의 지상 교통을 전차에서 디젤 버스로 전환하는 사업이 완료됐죠. 이렇게 발생한 아황산가스와 이산화황 등의 대기 오염물질은 차가운 대기에 농축되어 강산성, 고농도의 황산 안개를 형성했는데요. 이로 인해 기관지염과 폐렴, 심장에 문제가 생기는 환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한 주 동안 4천 명 넘게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사건으로 영국 의회는 청정대기법(Clean Air Act 1956)을 제정하게 됐고, 전 세계의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스모그 위기”
유럽의 산업혁명 이후, 아시아에서도 산업화가 진행됐습니다. 특히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지난 20여 년 간 빠른 경제성장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경제성장과 함께 환경오염도 빠른 속도로 진행됐는데요. 결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지도부는 건강에 치명적인 스모그가 장기화 되고 시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스모그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됩니다.
시 주석은 지난 2014년 대기오염의 통제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 석탄사용량 감축과 차량운행의 엄격한 통제 등 5대 대책을 주문하면서 환경 분야에 대한 법 집행을 강화하고, 엄격하게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특히 북부 베이징을 뒤덮는 스모그는 날로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 스모그의 원인”
[녹취: 베이징 거리]
베이징 거리를 보여주는 영상을 보면, 분명 자동차 경적 소리는 들리는데 화면은 뿌연 스모그 때문에 자동차가 지나가는 모습조차 제대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매년 겨울이 되면 중국 동북과 화북지방에 특히 스모그가 심한데요. 그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중국 가정에서 겨울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무연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 스모그는 앞서 설명한 과거의 런던형 스모그에 가깝다는 건데요. 특히 추위가 찾아오는 겨울에 사람들이 난방을 위해 석탄을 떼기 시작하면서 스모그 사태가 더 심각해진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또한, 스모그 발생 원인을 자동차 매연에서 찾고 있는 전문가들도 있는데요. 약 2억 대에 달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에서 황 함량이 높은 고농도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겁니다. 중국의 황 배출 허용농도는 미국이나 한국보다 월등히 높은데요. 따라서 황을 제거하는 공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값싼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많고 결국엔 심한 매연을 만들어 내고 있죠.
그런가 하면, 일부 전문가들은 수확을 끝낸 농촌의 짚 태우기가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기도 한데요. 하지만 스모그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국 스모그의 영향”
스모그는 국민의 건강을 해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스모그의 핵심 유해물질인 PM 2.5,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발암성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석면이나 흡연과 같은 등급의 유해물질로 판정한 겁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패트릭 브레이씨 박사는 스모그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CDC 패트릭 브레이씨 박사]
스모그로 인해 대기의 질이 나빠지면 천식으로 입원하는 환자와 심장혈관계 질병으로 입원하는 환자들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는 건데요. 브레이씨 박사는 대기 오염 상태가 심할 때 사망률이 오르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모그는 단순한 기관지염이나 안과 질환뿐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만성 폐 질환과 심장질환과도 연관이 있다는 겁니다.
또한 스모그로 인해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거리가 평소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교통 안전도 문제가 되고 있죠.
무엇보다 큰 문제는 중국발 스모그가 중국에만 머물지 않고 주변국들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특히 한반도의 경우 편서풍의 영향으로 중국발 황사와 스모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고비 사막 등에서 부는 황사는 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지만, 스모그는 가을, 겨울에 많이 발생하고, 황사는 토양성분이 주된 성분인 반면 스모그에선 황산화물 등 2차 오염물질이 많이 검출되기 때문에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인데요. 전문가들은 스모그가 예상될 때 되도록이면 외출이나 실외 활동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하게 된다면 마스크나 모자 등을 착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중국의 스모그 문제를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