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월요일(20일) 미국 연방 의회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도청 의혹과 관련해 공개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증거가 없다며 도청 의혹을 부인했는데요. 이 소식에 이어서 상원에서 열리고 있는 연방 대법관 인준 청문회 소식 전해 드립니다. 또 미국의 유명 TV 인형극 ‘세서미스트리트’에 자폐 아동 역할을 맡은 인형이 새롭게 등장한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선거대책본부를 도청했다는 의혹이 나와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월요일(20일) 이와 관련해서 청문회가 열렸죠?
기자) 네,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공개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두 사람이 도청 의혹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발언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코미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트럼프 선거본부에 대한 도청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코미 국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코미 국장] “I have no information that supports the tweets…”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겁니다. 코미 국장은 FBI가 이 사안에 대해 면밀히 수사했지만, 법무부의 공식 답변 역시 본인의 대답과 다르지 않다며, 법무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할 정보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로저스 국장도 코미 국장과 마찬가지로 도청 의혹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도청 의혹이 처음 나온 게 지난 4일이었는데요. 이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어서 더욱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도청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인데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도청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도청했다는 뜻은 아니다, 또 여러 감시 방법을 총칭해서 도청이란 표현을 썼다, 이런 식으로 표현을 누그러뜨리긴 했지만, 여전히 트럼프 선거본부에 대한 감시가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지난 금요일(17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메르켈 총리와 자신은 공통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앞서 전 NSA 계약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가 메르켈 총리의 전화 통화를 엿들었다고 폭로했는데, 그 얘기를 한 거죠.
진행자) 코미 국장의 증언에 앞서 민주당뿐만이 아니라, 같은 공화당 소속 의원들 역시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에 대한 도청은 없었다고 말헸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에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도청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고요. 하원 정보위원회 지도자들도 같은 얘기를 했는데요. 공화당 소속으로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데빈 누네스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도청은 없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누네스 위원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누네스 위원장] “Let me be clear,…”
기자) 누네스 의원은 분명히 말한다며, 이때까지 누누이 그렇게 밝혀왔듯이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에 대한 도청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사찰활동이 있었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원래 정보위원회에서 조사하기로 한 건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문제였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관계자들의 이메일 등을 해킹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일부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돕기 위해서 대선에 개입했다고 보고 있죠. 또 지난해 대선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관리들이 지속적으로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측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코미 국장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라는 점을 확인했는데요.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습니다. 코미 국장의 말을 다시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코미 국장 ] “Because it isn’t an open on-going investigation…”
진행자) 관련 수사가 공개수사가 아니라 기밀로 분류돼있기 때문에 FBI가 무엇을 수사하고 있고 누구를 조사하고 있는지 더는 밝힐 수 없다는 겁니다. 코미 국장은 매우 복잡한 수사이기 때문에 끝나는 시점에 대해서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FBI가 현재 트럼프 선거 본부 관계자와 러시아 정부 간의 어떤 개인적인 접촉이 있었는지 또 대선 캠프와 러시아 정부 사이에 어떤 조율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에 대해 백악관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월요일(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관련 의혹을 여전히 부인했습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코미 국장이 러시아와 트럼프 대통령 측과의 결탁 의혹에 관해 수사 중이라고 확인한 데 대해서, 수사를 하는 것과 이에 대한 증거를 확보한 것은 별개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를 앞둔 월요일(20일) 아침 러시아 결탁 의혹은 가짜 뉴스라며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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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도청 의혹, 또 러시아 대선 개입에 대한 하원 청문회 소식 알아봤는데요.상원에서도 중요한 청문회가 열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월요일(20일) 시작됐습니다. 나흘 동안 진행되는 이번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고서치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중립적인 판결을 내릴 수 있을지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31일, 13개월 전에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연방 대법관의 후임으로 고서치 판사를 지명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고서치 지명자가 어떤 인물인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하버드 법률전문대학원 출신으로 올해 49살인데요. 현재 항소법원 판사입니다. 보수적이며 문장력이 뛰어나다는 점, 또 헌법을 원문대로 해석하는 원문주의자라는 점 등 지난해 숨진 스캘리아 대법관과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는 평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날 모두 발언에서 공화당 소속인 척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은 고서치 지명자가 명석할 뿐만 아니라, 사법권 독립 등 삼권분리에 대한 의지가 확실한 사람이라며 칭찬했는데요.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은 이번 청문회가 열리게 된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오바마 전 대통령이 메릭 갈랜드 판사를 새 대법관으로 지명했지만, 공화당이 인준 절차를 밟길 거부했는데요. 그 얘기를 한 겁니다.
진행자) 고서치 지명자의 인준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이 고서치 지명자가 친기업 성향이라면서 인준을 가로막으려고 하지만, 선택권이 별로 없다고 언론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법관 인준안을 상원 전체회의 표결에 부치려면 6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요. 현재 공화당 대 민주당 비율이 52대 48이어서 민주당 의원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공화당은 지난해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거둔 주들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설득에 나설 계획인데요. 만약 여의치 않으면, 인준안 표결에 필요한 의원 수를 50명으로 낮추는 등 규정을 바꿔서라도 반드시 인준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고서치 지명자가 인준을 받으면 대법원 성향이 어떻게 바뀌나요?
기자) 현재 연방 대법원은 보수 대 진보 판사가 각각 4명으로 맞서는 상황입니다. 고서치 지명자가 대법관으로 취임하면, 5대4로 보수 쪽으로 약간 기울게 되는데요. 결국, 스캘리아 대법관이 숨지기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어서 대법원에 변화는 없다고 보겠습니다. 연방 대법원은 낙태와 동성혼, 선거구 등 미국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서 최종 판결을 내리는 곳이기 때문에 어떤 인물이 대법관으로 지명되느냐가 무척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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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텔레비전 어린이 방송 중에 ‘세서미스트리트’라는 인형극이 있습니다. 인형극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오랫동안 미국인의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이 세서미스트리트에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온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빨간색 단발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4살 난 소녀, 줄리아인데요. 기존의 인기 등장인물과 동물들처럼 귀여운 외모를 가진 인형인 건 같은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자폐증을 가진 어린이 역이라는 겁니다. ‘세서미스트리트’ 제작사인 ‘세서미워크숍’ 측은 자폐 아동 줄리아가 처음 등장하는 방송분이 다음 달에 전파를 탄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줄리아라는 새로운 인형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그만큼 세서미스트리트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세서미스트리트가 미국에서 처음 방송된 건 1969년으로 역사가 50년이 다 되어갑니다. 처음 방송을 시청했던 아이 중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손주들과 함께 방송을 보는 경우도 있을 정도인데요. 세서미스트리트는 재미도 있지만, 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140여 개국에서도 방송되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등장 인형들은 미국의 인기 캐릭터가 돼서 각종 문구 용품이나 옷에도 등장하고요. 세서미스트리트 이야기를 담은 책과 비디오 등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줄리아라는 새 등장인물도 이미 꽤 오래전부터 책으로 어린이들을 찾아가고 있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1여 년 전부터 책과 비디오 등을 통해서 줄리아 라는 새로운 친구가 이야기 속에 등장했습니다. 세서미워크숍이 진행하는 ‘세서미스트리트와 자폐증: 모든 어린이에게서 훌륭한 점 찾기’라는 운동의 일환으로 세서미스트리트에서 자폐증을 가진 아동 캐릭터를 탄생시켰다고 합니다. 세서미워크숍은 미국에서 어린이 68명 중 1명이 자폐증을 진단받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폐 아동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돕고, 또 이 아이들의 특별함과 다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자폐증 아동을 새로운 등장인물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세계적으로 자폐증 인구가 증가하면서 자폐증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어떤 증상을 말하는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자폐증이란 말은 1943년 미국의 소아정신과 의사인 리오 카너 박사가 논문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는데요. 특이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연구한 끝에 이 아이들에게 자폐증이란 진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자폐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다소 움츠러들고 또 폐쇄적인 성향을 보이는 증상을 말하는데요. 보통 언어나 비언어적 의사소통, 또 사회성에 현저한 이상을 보이는 발달 장애입니다.
진행자) 과거에는 자폐증이 생소하게 여겨졌는데, 최근 들어 왜 이렇게 증가하는 걸까요?
지가) 우선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자폐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가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폐증의 정확한 정의조차 없다 보니까 단순한 지적 장애로 분류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지면서 자폐증 진단 사례가 늘고 있고요. 병명도 자폐의 정도와 증상이 다양함을 강조해서 단순한 자폐증(Autism)에서 ‘자폐 범주성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폐의 확실한 원인은 아직 증명되지 않고 있고요. 최근엔 미국 연구진이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초기에 자폐를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에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좀 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