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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유엔총회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건물. (자료사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건물.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9차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번 주는 유엔 회원국을 포함해 전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고위급 주간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유엔총회 이모저모와 올해 유엔총회에서 주목되는 점 살펴보겠습니다.

“유엔총회”

유엔총회는 전체 회원국이 다 참여하기 때문에 명실상부 유엔을 대표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4년 현재 유엔에는 193개 회원국이 있습니다.

총회는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통상 매년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열리는데요. 총회 기간, 회원국 대표들은 분쟁과 경제, 기후 변화, 보건, 인도적 지원 등 다양한 국제 안건을 토론하고 심의합니다.

유엔총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유엔의 설립 목적인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 역할입니다. 또 유엔 사무총장을 임명하고, 전체 예산을 승인하는 것도 총회가 하는 일이고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비상임이사국을 선출하는 것도 총회에서 합니다.

모든 회원국은 총회에서 동등한 투표권을 갖는데요. 하지만 유엔 헌장에 따르면, 회원국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회비를 내지 못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미납분이 2년 치 또는 그보다 많으면 총회 투표권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나 이란도 회비를 연체해 투표권을 상실한 적이 있는데요. 2024년 9월 4일 기준, 이러한 규정이 적용된 나라는 아프가니스탄과 상투메프린시페, 소말리아, 베네수엘라 등 4개국입니다.

“유엔총회 일반토의”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유엔총회의 핵심 행사로 ‘유엔총회의 꽃’으로 일컫기도 합니다. 통상 1주일 일정으로 진행되는데요. 이 기간, 회원국 정상들과 고위 정부 관리 등 각국 대표들이 정해진 순서에 따라 총회장 연단에 오릅니다.

연설 순서는 대표의 격과 국제적 위상, 지리적 균형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정해지는데요. 관례상 브라질 대표가 제일 먼저 연설하고요. 두 번째로 유엔 본부가 있는 미국의 대통령이 연설자로 나서게 됩니다.

브라질이 첫 주자가 된 까닭은 유엔 설립 초기, 아무도 먼저 연설자로 나서지 않았을 때 브라질 대표가 나선 이래 관행으로 굳어졌다고 합니다.

각국 지도자들은 연설을 통해, 국제적 관심 사안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는데요. 대개 자국이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총회 측은 대표들에게 연설 시간이 15분을 넘지 않기를 요청하지만, 이를 어긴다고 해서 마이크가 꺼진다는 식의 벌칙은 없습니다.

유엔총회에서 가장 길게 연설한 사람은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입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1960년 총 269분, 4시간 반가량 연설하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79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제79차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9월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됩니다. “누구도 뒤처지지 않게: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 지속 가능한 개발, 인간 존엄성 증진을 위한 공동 행동”이 올해 주제입니다.

인류 역사 이래 전 세계가 조용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올해는 특히 2년 반 넘게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1년이 다 되어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여기에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전면전 위기까지 고조되는,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로운 국제 안보 상황 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두 나라, 러시아와 중국 정상이 불참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에 이어 올해 유엔총회 일반토의에도 불참했는데요. 특히 지난해의 경우, 미국을 제외한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정상이 모두 불참해 무게감을 떨어뜨렸다는 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두 사람 다 참석합니다.

일반 토의 기간 총회장 연단에서 연설하는 주요국 지도자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있고요. 또 올해 취임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또럼 베트남 국가주석 겸 공산당 서기장도 처음으로 유엔 무대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2년 연속 유엔 총회를 찾았던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올해는 불참하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대신 연설하는데요. 한국이 대통령이 아닌 장관급 인사를 유엔 총회 연설자로 내세우는 것은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열린 71차 총회 이후 8년 만입니다.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한국 정부를 대표해 연설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대사급 인사를 명단에 올렸는데,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연단에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

올해 유엔총회는 내년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참석한 자리였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연설에서 전 세계가 직면한 수많은 도전을 각국이 단합해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며 어려움을 보고 절망에 빠지고 있지만 지도자들은 그런 사치를 부릴 여유가 없다고 말했는데요. 우크라이나부터 가자, 수단, 인공지능의 잠재력과 이를 통한 위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가 직면한 수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함께해온 모든 것으로 인해 나는 희망을 가진다”고 덧붙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4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도 강조했습니다. 또 이스라엘과 하마스, 레바논 등 중동 분쟁과 남중국해와 타이완 등 중국과의 문제, 이란 핵무기 개발, 베네수엘라 등의 국제 현안에 관해 말했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임 기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자리에서 물러나는 소회를 밝히며 권력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국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엔을 향한 비판적 시각”

유엔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창설됐습니다. 하지만 유엔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지도자들이 총출동해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일반토의만 하더라도, 대표들이 자국의 관심사와 입장만 길게 이야기하고, 다른 나라 대표가 이야기할 때는 듣지도 않고 자리를 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정상들의 연설이 국제 현안을 풀기 위한 노력이나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민을 향한, 자국민을 의식한 발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점점 더 실제적 결실 없이 말들의 잔치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유엔의 핵심 기관으로 유일하게 구속력을 가지고 있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바로 안보리도 비판 대상입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의 5개 상임이사국은 현재 서방 대 중국과 러시아의 구도로 완전히 양분돼서 안건마다 삐걱대며 번번히 교착 국면을 만드는 상황입니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는 더 많은 목소리와 의견이 필요하다며 이사국 확대와 안보리 개혁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저런 논란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로서 이런 세계적인 기구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신임 대통령입니다.

남아시아에 있는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23일,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좌파 정당인 ‘인민해방전선(JVP)’을 이끌고 있는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1차 개표에서 현직에 있었던 라닐 위크레마싱게 대통령 등을 누르고, 2차 개표까지 간 끝에 승리했는데요. 스리랑카 역사에서 좌파 정치인이 대통령이 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디사냐아케 대통령은 1968년 11월 스리랑카 중부 농촌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졌고요. 일찍이 학생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에 진학해 ‘인민해방전선(JVP)’ 학생 조직에 가입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게 됩니다.

JVP는 1971년과 1987년 두 차례 반정부 무장봉기를 일으켰는데요. 스리랑카 정부의 진압으로 주요 지도자들이 대부분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후 다사나야케 대통령은 당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는데요. 1997년 당 중앙위원회에 들어가고 이듬해에는 당정치국원이 됩니다.

그리고 2000년 의회에 진출하는데요. JVP가 당시 대통령과 연합했을 때 잠깐 농업관개 장관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2014년 당내 급진 좌파가 떨어져 나가 새로 당을 조직하면서 다사나야케 대통령은 당 대표로 선출됩니다.

스리랑카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지난 2022년 국가부도를 선언했는데요. JVP는 스리랑카의 부패한 정치 문화 척결을 내세우며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다사나야케 대통령은 취임 바로 다음 날(24일) 의회를 해산하고 11월에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스리랑카 전체 225석 중 JVP가 포함된 좌파 연합이 보유한 의석은 3석에 불과한데요. 과연 총선을 통해 의석을 더 확보해 국정 운영에 힘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유엔총회에 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아누라 쿠마라 다사나야케 스리랑카 신임 대통령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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