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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군사전문지 '북한 영변 원자로, 폭발로 재앙 불러올 수 있어'


지난 2008년 6월 냉각탑(오른쪽) 폭파를 앞두고 북한이 공개한 영변 핵 시설. (자료사진)
지난 2008년 6월 냉각탑(오른쪽) 폭파를 앞두고 북한이 공개한 영변 핵 시설. (자료사진)
북한의 영변 원자로가 매우 낙후돼 사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영국의 유력 군사전문지가 경고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보다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의 군사전문지인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지난 26일자에서 영변의 5MW 원자로의 안전성이 동북아시아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잡지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영변 원자로가 매우 낙후돼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폭발보다 잠재적으로 더 큰 재앙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서울대학교의 핵 전문가인 서균렬 교수는 이 잡지에 영변에는 매우 많은 핵 시설이 밀집돼 있다며,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체르노빌보다 더 큰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지난 1986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세계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 가운데 하나로, 방사능이 옛 소련의 많은 지역으로 확산돼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었습니다.

서 교수는 영변의 5메가와트급 원자로가 오래된 흑연감속로를 재사용하는 구식 마그네슘 기법을 사용하고 있어 화재 위험이 높아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마그녹스로 불리는 마그네슘 기법은 물 대신 가연성이 높은 흑연을 사용해 화재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흑연이 30년 가까이 되면 열을 만들기 시작한다며, 1986년에 첫 가동한 영변 원자로의 수명이 30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1957년 영국의 윈즈케일(Windscale) 원전 사고와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역시 흑연에 열이 축적되면서 화재 폭발로 이어져 대규모 방사능 누출을 초래했다고 밝혔습니다.

호주 맬버른왕립기술연구소의 피터 헤이스 씨는 이 잡지에 영변의 안전성은 실제적인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영변 원자로의 흑연감속로에 불이 붙으면 강력한 폭발력이 생기면서 강한 열의 상승효과를 일으켜 방사능 물질 등을 하늘로 치솟게 한다는 겁니다.

서균렬 교수는 고열과 고압이 폭발을 야기해 방사능 물질을 체르노빌 원전 사고처럼 대기 중에 확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원전 폐쇄와 재가동을 반복할 경우 원자로에 대한 충격이 상당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영변 원자로 역시 1994년 중단, 2003년 재가동, 2007년 불능화 조치 등을 반복했기 때문에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DNI)은 지난 달 30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의 원자로를 재가동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남재준 국가정보원장도 지난 해 10월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했다고 보고했었습니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통신’은 지난 9월 러시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영변 원자로가 재가동되면 한반도에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도해 관심을 끌었었습니다.

러시아 정부 소식통은 영변 원자로가 1950년대의 초보적 기술로 세워졌기 때문에 기술적 결함이 높아 인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북한이 체르노빌 같은 원전 사고의 교훈을 영변 원자로 가동에 얼마나 적용했을지 불확실하다며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화재나 이에 따른 방사능 누출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영변 원자로가 폭발할 경우 방사능이 평양 시민들 뿐아니라 북쪽의 시베리아와 일본 북부, 영변에서 불과 300 킬로미터 남쪽에 있는 서울까지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잡지의 자매회사인 제인스 인포메이션 그룹 (JIG)은 지난 2005년 보고서에서 영변에 사고가 발생하면 인근 주민 12만 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북한 서북쪽 주민 1천200만 명과 한국, 중국, 일본에도 피해가 예상된다고 분석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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