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방문해 기후 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관련 소식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계획대로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암 투병 중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일요 성경공부 강의를 듣기 위해 미 전역에서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흘 일정으로 알래스카를 방문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월요일 (31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향해 출발했는데요. 수요일까지 사흘간 알래스카에 머물면서 기후 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극권 지역인 코체부도 방문하는데요. 현직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북극권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알래스카는 지구 온난화의 최대 피해 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지역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기후 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하고 임기 중 최대 과제 중 하나인 기후변화 대책을 관철하기 위해 직접 알래스카를 찾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알래스카는 기후 변화로 인해 엄청난 양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오르면서 현지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바로 이런 기후 변화의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청정에너지의 사용을 촉구하는 에너지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주말 주례연설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례연설에서 알래스카의 빙하가 점점 사라지면서 주민들이 잦은 산불과 해안선 침식, 폭풍 증가 등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제는 해외에서 수입되는 화석연료보다는 자국에서 생산하는 청정에너지에 좀 더 의존하고 에너지 업계에 최고 수준의 안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에 국무부 주최로 열리는 북극 고위급 다자회담에도 참석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월요일(31일) 알래스카 주의 주요 항만도시인 앵커리지에서 미 국무부 주최로 기후회담이 열리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 관리들과 과학자들이 참석하게 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의에서 오는 12월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회의에 앞서 각국이 기후 변화에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한 지방 과학계의 협조와 재생에너지 사용의 중요성, 불법 조업 방지 방안 등도 다룰 예정입니다.
진행자) 최근 알래스카 북극해서 시추 작업도 시작됐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시추 시설도 방문하나요?
기자) 시추 시설은 방문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적인 석유기업인 로열더치셸이 북극해서 시추작업을 하도록 허락하면서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례연설에서도 북극해 시추작업에 대한 우려에 공감한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번 방문은 기후 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시추 시설을 방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알래스카 방문에 맞춰서 북미 대륙 최고봉의 이름이 바뀌게 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킨리 산은 해발 6천1백94m에 달하는 높은 봉우리인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일요일 (30일) 대통령 권한으로 매킨리 산의 이름을 드날리 산으로 바꾼다고 발표했습니다. 드날리는 알래스카 원주민 언어로 ‘높은 자’, ‘위대한 자’란 뜻으로 이곳 주민들은 매킨리 산을 오랫동안 ‘드날리’라고 불러왔습니다.
진행자) 약 1백 년 동안 매킨리 산으로 불려왔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이 산의 이름을 다시 드날리로 바꾼 이유는 뭡니까?
기자) 알래스카 주민들의 오랜 청원에 따른 겁니다. 매킨리 산은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인데요. 매킨리 대통령은 알래스카와 아무 상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알래스카에 발을 디딘 일조차 없다고 합니다. 1975년부터 알래스카에서 매킨리 산의 이름을 드날리 산으로 바꾸기 위한 운동이 벌어졌는데요.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타협으로 1980년에 주변 국립공원의 이름을 드날리 국립공원으로 정하고 산 이름은 그냥 매킨리 산으로 놔뒀습니다. 매킨리 대통령의 출신주인 오하이오 주가 정치적으로 힘이 막강한 주여서, 이름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러다가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정식으로 드날리 산으로 이름을 바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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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계획대로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서부 와이오밍 주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의 연례 경제정책회의가 지난 토요일(29일) 막을 내렸는데요. 회의에 참석한 많은 정책 입안자들은 최근 주식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중국발 악재가 있긴 했지만, 그다지 심각한 문제는 아니란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국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고 국내 생산이 완만하지만 꾸준한 속도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2%대로 회복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시점에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히지 않았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이번 경제정책회의에서 기름값과 수입 물가 등 물가상승을 낮추는 요인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금리를 인상할 시점이 가까워졌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진행자) 그럼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피셔 부의장은 9월 17일까지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말하지 않을 것이고 말할 수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9월 17일은 이틀 일정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나는 날인데요. 일부에서는 연준이 이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죠. 하지만 피셔 부의장은 이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지는 밝히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하자는 의견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번 경제정책회의에서도 금리를 지금처럼 제로에 가깝게 그러니까 초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은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한 사람뿐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증시가 이틀 연속 폭락했던 지난주 초반만 해도 경제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을 연기하라고 연준에 촉구하지 않았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이후 증시는 곧 다시 올랐고 국제 시장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 증시가 순항했다는 점이 연준 관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 관계자들은 앞으로 한 두 주 동안 시장 상황과 새롭게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기에 이렇게 금리 인상 여부와 시기를 쉽게 정하지 못하는 걸까요?
기자) 우선 연준이 금리 인상 시점을 너무 늦추면 경제에 거품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일부 비판자들은 이미 주가와 채권 가격이 왜곡되고 있다며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앞으로 시장은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금리를 인상하면 어떤 위험이 있는 건가요?
기자) 예정대로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하면 환율 대란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미 연준은 금리를 올리는데 만약 다른 나라들이 금리를 낮추거나 경기부양책을 추진한다면 미국 달러화 가치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는 거죠. 그렇게 되면 미국은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되고 물가 상승률도 떨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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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암 투병 중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일요 성경공부 강의를 듣기 위해 미 전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토요일(29일) 이른 저녁부터 미 남부 조지아 주 플레인스에 위치한 마라나타 침례 교회 앞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차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밤 9시쯤 됐을 땐 두 줄로 늘어선 차량의 꼬리가 8백 미터에 이를 정도였는데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이유는 바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인도하는 일요 성경공부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은 최근 암 투병을 하고 있다고 밝혀졌는데요. 여전히 성경공부를 가르치고 있나 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최근 성명을 발표하고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뇌로 전이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카터 대통령은 90살이라는 고령에 암 투병까지 하고 있지만 10년 넘게 이어오던 일요 성경공부를 중단하지 않고 있습니다. 암 투병 중인 사실이 알려진 이후 처음 열린 지난 23일 성경공부 시간에는 무려 1천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요. 교회가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없다 보니 선착순으로 입장해서 성경공부를 듣는 상황이 됐었죠.
진행자) 그렇다 보니 지난 주말엔 사람들이 미리 이렇게 일찍부터 와서 줄을 서고 있었던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교회 측은 일요일 새벽 0시 1분 까지 교회에 도착한 사람들은 교회 주차장에서 밤을 지새울 수 있도록 했는데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차 안에서 쪽잠을 자고 일요일 아침 성경공부에 참석한 거죠. 교회 측은 이들을 위해 아침 일찍 커피와 도넛 빵을 제공했다고 하는데요. 이날은 약 4백여 명의 외부 방문객은 거의 다 성경공부가 진행되는 본당에 들어갈 수 있었고 약 60명 정도만 별관에서 성경공부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의 성경공부를 듣기 위해 차 안에서 밤을 새울 정도였다니, 열성이 대단한 사람들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멀리 캘리포니아 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또 6시간을 더 운전해서 왔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멀리 메인 주에서 교회를 찾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난민도 있었습니다. 일리노이 주에서 무려 14시간을 운전해온 사람도 있었고요. 다른 사람의 부축이 없이는 걷지도 못하는 93살의 노인도 있었는데요. 이들은 카터 전 대통령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며 카터 전 대통령의 성경공부를 듣는 데 대한 기대와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을 방문하기도 해서 청취자분들께는 좀 친숙한 미국 대통령이기도 할 텐데요. 하지만 카터 전 대통령은 임기 중에는 그렇게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한 대통령이죠?
기자) 맞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으로 공화당의 제럴드 포드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1977년에 미국의 39대 대통령 자리에 오른 인물입니다. 하지만 4년 재임 기간 석유 파동과 이란 주재 미국인 인질 사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요. 재선에서 역대 최악의 패배를 당하고 1981년 퇴임했습니다. 하지만 퇴임 후 펼쳐온 자선과 인권 활동을 통해 미국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고요. 특히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면서 당파를 넘나드는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날 성경공부의 주제는 뭐였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카터 전 대통령은 신약 성서 마태복음에 나오는 구절을 통해 용서에 대한 주제로 성경공부를 이어갔습니다. 용서에는 끝이 없다고 한 예수의 말을 설명하며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의 경험을 참석자들과 나눴는데요. 자신이 어떻게 중국의 문을 열었는지, 지난 1994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떻게 북한을 방문할 수 있었는지,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의 협정을 어떻게 중재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가 간에 일어나는 전쟁이나 한 국가 안에서 벌어지는 내전, 또 이혼으로 치닫는 부부 간의 분쟁은 모두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다면서 바로 견해 차이와 소통을 꺼리는 자세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