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은 이번이 여섯 번째입니다. 두 정상의 잦은 회동으로 현재 한-중 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박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과거 정상회담을 되돌아 봤습니다.
지난 2013년 6월 27일,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을 국빈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시 주석] “한국 사람과 중국 사람의 정서가 통하는 것 같습니다….”
두 정상은 국빈만찬과 특별오찬 등 7시간 넘게 마주했고 시 주석은 만남이 매우 의의가 있고 성과가 있었다며 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나흘 동안 시진핑 정부의 극진한 환대를 받았고 한-중 관계에 새 지평이 열렸다는 평가가 쏟아졌습니다. 이를 토대로 두 정상은 한-중 미래 공동비전를 담은 성명을 발표하고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화 하기로 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에서 환담을 나눈 뒤 한 달 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에서 두 번째 양자회담을 가졌습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 정부가 핵을 포기하고 민생 개선에 전념하도록 중국이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고, 시 주석은 북한의 핵 보유와 추가 핵실험에 대해 결연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 별도로 만나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북한을 중국 방식으로 설득하고 있다며, 북한을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가야 한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넉 달 뒤인 지난해 7월에는 시진핑 주석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시 주석의 방문은 특히 취임 이후 오랜 동맹인 북한 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이어서 한-중 관계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 후 북한의 핵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 무엇보다 북한이 핵과 경제개발 병진 노선을 고집하면서 최근 또 다시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핵실험 위협을 거두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님의 방한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분명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6자회담을 꾸준히 추진하자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시진핑 주석] “중국어”
두 정상은 또 한-중 간 ‘성숙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로 하고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11월에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나 다섯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30개월을 끌어온 한-중 자유무역협정 (FTA)의 타결을 선언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한-중 FTA가 2년여 간의 협상 끝에 드디어 핵심 사안에 합의해서 오늘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이 실질적인 타결이 됐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여섯 번의 정상회담을 치른 지난 2년 동안 한-중 관계는 과거 어느 때 보다 가까워진 반면 북-중 관계는 사상 최악의 상황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입니다.
이런 현실은 비단 외교관계 뿐아니라 경제교류의 변화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한-중 교역 규모는 지난해 2천354억 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북-중 교역 규모는 63억 달러로 전년 보다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한-중 관계 개선과 두 정상의 잦은 회동은 과거의 특별한 인연과도 관계가 있다고 두 나라 정부 관계자들은 설명합니다.
두 정상은 지난 2005년 시 주석이 저장성 당 서기였을 때 서울을 방문해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시 주석은 당시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새마을운동을 배우고 싶다며 서울을 찾았고,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일정을 취소한 채 시 주석을 환대하며 두 시간 동안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한 답례로 박 대통령의 베이징 국빈방문 때 이례적으로 저녁 국빈만찬에 이어 다음날 특별오찬까지 베풀며 2시간 동안 대화를 가졌습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을 10년 지기라며 ‘라오펑여우-오랜 친구’로 부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두 정상 모두 2세 정치인으로 젊은시절 역경을 딛고 최고 지도자에 올랐다는 공통점도 서로 교감을 높이는 활력소가 됐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한국과 중국은 지난 1992년 수교 이후 23년 동안 이번 회담을 포함해 총 36 번의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특히 노무현 정부 때 8번, 이명박 정부 때 11 차례 정상회담을 갖는 등 한국의 정권이 바뀔수록 정상회담 횟수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 만큼 두 나라의 우호관계가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수교 당시 13만 명에 불과하던 양국 방문자 수는 지난해 1천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중국주재 한국대사관은 지난 1월, 2014년 한 해 동안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이 전년 보다 46% 급증한 633만 5천 명,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410만 명으로 양국 방문자 1천만 명 시대가 열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두 나라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6월 자유무역협정 서명으로 상호 교류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