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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체제 들어 북한 쌀값·환율 상승…북·일 10년만에 적십자 회담


오늘의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입니다. 오늘도 김근삼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오늘은 먼저 경제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에서 올해들어 쌀값과 환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쌀값부터 보면, 지난 해 9월 1kg에 2천원대였던 북한 시장 내 쌀값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12월에 4천5백원까지 급등했었습니다. 그 뒤 3천원대까지 내려가는 듯 하더니, 지난 5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서 최근엔 5천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쌀값은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인데. 왜 이렇게 오르는 건가요?

기자)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식량난이 여전한 상황에서 가뭄에 이은 홍수 피해로 불안심리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이 가속화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북한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경제 조치에 대한 주민들의 경계심리까지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쌀값과 함께 환율도 계속 오르고 있다고 하셨죠?

기자) 네. 쌀값과 환율 모두 북한의 물가동향을 알 수 있는 지표로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요. 지난 2월 이후 1 달러당 3천7백원이었던 북한 원화 환율이 6월에 4천8백원까지 뛰었습니다.

진행자) 환율은 또 왜 오르는 겁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 대규모 행사를 치르기 위해 상당한 국고를 쏟아부으면서 북한 내에서 달러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 삼성경제연구소 임수호 수석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삼성경제연구소 임수호 수석연구원]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우선 올해 행사 준비를 위해 4월까지 외화를 많이 써서 외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게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있어요. 또 북한 당국이 김일성 100회 생일을 준비하면서 쌀과 외화 등을 많이 풀어 그에 따라 쌀값이 다소 떨어지는 효과가 있었지만 5월 이후 이 같은 효과가 다 소진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또, 북한시장에서 외화 결제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당국이 지난 해 외화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지 않았었습니까?

기자)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올 들어 시장에서 물품을 외화로 거래하는 빈도가 지난 해에 비해 크게 늘어났고, 외화 사용 금지령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무튼 쌀값이 계속 올라가면, 그만큼 살기 어려워진다는 얘긴데요. 앞으로 동향은 어떨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최근 수해까지 겹쳐서 북한 내 쌀값과 환율이 가을 수확기 때까지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다음 소식 살펴보죠?

기자) 북한 일부 지역이 최근 수해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 유엔과 적십자 등이 최근 긴급 지원에 나섰고요. 이런 가운데, 독일의 한 민간단체도 최근 북한에 수해 지원 차원에서 31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식량을 보냈습니다.

진행자) 어떤 단체입니까?

기자) ‘캅아무르’라는 단체인데요. 이미 북한에서 구호활동을 해온 단체이기도 합니다. 캅아무르는 최근 황해남도 해주에 미화 31만 달러 상당의 구호물품을 보냈다고 밝혔는데요. 필수 의약품과 의료 기기, 분유, 영양강화식품 등이 포함돼있고, 해주의 병원 2곳에서 분배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긴급한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북한에서 거의 매년 크고 작은 수해가 반복되면서, 북한 당국이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수해가 보통 태풍이나 폭우 같은 기후 현상 때문에 발생하는 건데, 당국이 어떤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물론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한에 모두 비슷한 정도의 비가 와도, 유독 북한에서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정부의 홍수 예방 대책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인데요. 북한 당국이 경제난 속에서 제방과 하천 정비 같은 수해 관련 투자를 거의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또 식량난을 해결한다면서, 경사지와 산을 개간하고, 또 산림도 황폐화되면서 홍수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근본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국방보다는 주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춰서 실질적인 경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다음 소식 살펴보죠?

기자) 오늘 베이징에서 10년만에 북한과 일본이 적십자 회담을 개최했습니다. 북한은 리호림 사무총장을 비롯한 조선적십자사 관계자들이 참석했고요, 일본도 적십자사 국제부장 등이 회담에 나왔습니다. 양측의 정부 당국자들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어떤 논의가 있었습니까?

기자) 이번 회담은 내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데요. 주요 의제는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서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의 유골 반환과 유족들의 묘소 참배에 관한 문제입니다.

진행자) 당시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서 북한에서 숨진 일본인은 약 3만4천6백 명이고, 북한에 현재 2만1천6백 구의 유골이 남아있다고 하는데요. 이번 회담에서는 특히 북한이 평양 북부와 청진에 남아있는 일본인 유골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고요, 유골 반환을 위한 공동작업도 일본 정부에 제안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일본은 북한이 납치한 일본인 문제도 신속하게 해결돼야 하는 입장인데,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도 논의될까요?

기자)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외교소식통은 그 문제가 이번 적십자회담의 의제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납치 문제 논의로 연결되기를 바란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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