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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한인 학생들, 한국전 참전용사 인터뷰집 발간


미국내 한국전 참전 용사 인터뷰집 ‘You are not Forgotten’을 펴낸 워싱턴 인근 고등학교 한인학생들.
미국내 한국전 참전 용사 인터뷰집 ‘You are not Forgotten’을 펴낸 워싱턴 인근 고등학교 한인학생들.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인근에 사는 한인 고교생 10명이 6.25 전쟁 참전 미군 용사들의 증언을 담은 책을 펴냈습니다. 6.25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전쟁의 의미를 잊지 말자는 취지라고 합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잊혀진 전쟁’이라고 들어왔던 6.25 한국전쟁.

남과 북은 여전히 갈라져 있고 전쟁은 끝나지 않았는데 6.25는 왜 다른 전쟁들과 달리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것일까. 10명의 한인 학생들이 책을 펴내기로 한 것은 바로 이런 안타까움 때문입니다.

[녹취: 이소빈. 최정욱] “(이소빈)역사시간에 교과서를 보면 조선이라고 딱 한번 다뤄져 있고, 제가 뭘 좀 더 많이 알면 말해줄 수 있는데 모르니까..( 최정욱) 이 전쟁은 참전용사들이 왔는데요, 사람들이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전쟁이었고 그분들이 곧 돌아가시니까 마지막 기회다..”

최정욱, 레미 리,이소빈, 박정현, 오원준, 페트릭 리, 그레이스 리 등 10명의 학생들은 6.25 전쟁 자료를 찾고 워싱턴 인근에 거주하는 미군 참전용사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으면서 전쟁은 그 자체가 비극이고, 이로 인한 상처는 아직 가시지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제임스 메디슨 고 3학년 박정현, 글레넬컨트리고 2학년 오원준 군입니다.

[녹취: 박정현] “조금이라도 위로를 해드리고 싶은데 섣불리 얘길 했다가 상처가 될 수 있으니까.”

[녹취: 오원준 ] “박정휘씨라고 인민군이었는데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웠냐 물었더니 이 분이 제 질문이 말도 안된다는 듯 쳐다보시 더라구요. 친구의 죽음 조차도 잊어버릴 수 있는 게 전쟁이다. 살아남기 위해 싸운다.”

학생들은 6.25 전쟁에 대해 배우면서 지금의 한국이 불과 60년 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래서 병사들의 희생이 더욱 값져 보였습니다.

[녹취: 레미 리]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는데 이렇게 빨리 경제가 자라는 것에 놀라면서 이런 말을 하셨어요. 나쁜 경험들이 있었지만 이런 일이 다시 생기면 기꺼이 다시 하겠다는 말을 하셨어요.”

학생들은 지난 1년 동안 역할을 분담해 헤이거스타운 한국전쟁 기념비 캠페인, DC한국전 참전비 캠페인 자원봉사, 메릴랜드 참전용사촌 방문, 하와이의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 합동사령부- JPAC’을 찾았고, 수십 명의 참전용사를 만났습니다.

책에는 이들 중 15명과의 인터뷰를 실었고, 역시 참전용사인 찰스 랭글 연방 하원의원과의 대화 내용도 담았습니다. 맥클린 고등학교 3학년 최정욱 군입니다.

[녹취: 최정욱] “랭글 의원이 그러더라구요. 총을 맞았는데 모범적인 학생이 아니었지만 살려주시면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 다짐했대요. 전쟁이 한 사람의 인생을 더 좋은 쪽으로 바꿀 수있다는 점에 놀랐고요.”

`당신들은 잊혀지지 않았습니다’란 제목이 붙여진 이 책에는 중공군의 시체에서 군화를 벗겨 신었던 북한 인민군 병사, 열아홉 번째 생일을 전장터에서 맞았던 미군 병사, 한국 행인지도 모르고 군함에 몸을 실었던 병사, 전쟁으로 두 다리를 잃은 병사의 생생한 이야기가 실렸는데요. 모국의 아픈 역사를 탐구하는 한인2세들을 위한 노병들의 애정어린 충고도 담겨 있습니다. 토머스 제퍼슨 고 3학년 레미 리 군입니다.

[녹취: 레미 리] “제가 남한에서 왔다고 하니까 한국인으로 고쳐주셨어요.한국이 단일민족 국가니까 그것 때문에 우리가 통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8월 말 출간을 마치고 지금은 홍보 활동에 나선 학생들은 백발의 노병이 해준 이야기들이 귓가에 맴도는 듯 합니다. 맥클린고 3학년 이소빈, 베데스다 체비체이스고1학년 페트릭 차 군입니다.

[녹취: 이소빈] “전쟁은 가장 마지막으로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난데, 오히려 그게 최악의 선택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녹취: 페트릭 차] “I visited the punchbowl cemetery in Hawaii, and they have a monument..”하와이 국립묘지에 갔을 때 벽면에 새겨진 수 천 명 미군 전사자들의 이름을 보며 그들 가족의 아픔을 떠올렸고,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됐다는 겁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맥아더 장군이 남긴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라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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