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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총기 규제 목소리 고조…존 케리 위원장, 국무장관 지명 유력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진행자) 천일교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코네티컷 주 초등학교 참사를 계기로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16일) 추모행사장에서 다시 의미있는 행동을 강조했고요, 민주당은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곧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을 국무장관에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클린턴 국무장관이 과로로 요양 중이어서 의회의 리비아 벵가지 청문회 출석이 불투명해졌습니다. 재정 협상과 관련해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연소득100만 달러 이상 부자들에 대한 증세안을 절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입니다. 지난 주 코네티컷 주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27명이 숨지는 끔찍한 참사가 벌어졌는데요,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총기 소유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돼 있을 만큼 대표적인 권리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총격 사건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고 있는데요. 급기야 어린이 20명이 총탄에 맞아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있어 왔지만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무엇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미있는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번 다시 총격 사건으로 인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의미있는 행동을 하겠다고 몇 차례 언급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피해 현장인 코네티컷 주 뉴타운을 직접 방문한 자리에서도 거듭 이 같은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We cannot tolerate this anymore. These tragedies must end, and to…”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이 같은 비극은 반드시 끝나야만 한다. 그리고 이를 끝내기 위해서 우리는 변해야만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또 더 이상 총격 사건이 일상이 되도록 할 수는 없으며, 반드시 의미있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도 내년에 새 의회 출범과 함께 총기 규제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그동안 몇 차례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하는 총기 규제 법안이 나오기는 했지만 번번히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만큼은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요, 상원 정보위원장인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이 법안 상정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법안은 공격용 무기의 판매와 이전, 수입, 소유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하원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추진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도 이 법안에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규제와 관련해 특히 자동 발사가 가능한 소총에 대한 우려가 더 높은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샌디 훅 초등학교 총격범 애덤 랜자가 사용한 총기는 권총 2정과 반자동 소총 M-4라는 것인데요. M-4는 군인들이 사용하는 M-16 자동소총을 민간용으로 개조한 것입니다. M-4는 AR-15 소총과 함께 미국인 총기 애호가들이 가장 선호하고, 또 많이 팔리는 기종입니다. 이 같은 반자동 소총은 짧은 시간에 수 백 발의 총탄을 발사할 수 있어 이번 총기 난사와 같은 대형 참사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에 대해 밝혀진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아직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여러 가지 의혹들이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범인의 어머니 낸시 랜자 씨가 가장 먼저 살해된 이유가 궁금한 대목입니다. 당초 낸시는 사건이 발생한 샌디 훅 초등학교의 교사로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요, 범인이 학교에 난입해 범행을 저지른 이유도 의혹 대상입니다. 다만 총격범 랜자는 평소 말수가 없고 사람들을 기피하는 가벼운 자폐증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어머니 낸시는 종말론에 심취했는가 하면 총기 애호가로 아들과 함께 사격 연습을 자주 다녔다고 합니다. 낸시는 모두 5정의 총기를 갖고 있었고, 랜자는 이 가운데 3정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진행자) 코네티컷 뉴타운 현지에서는 며칠째 희생자 추도행사가 열리고 있는데요,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흔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하는 5살과 6살 어린이들의 생명이 채 펴보지도 못한 채 사라지게 된 것인데요. 이 가운데 샬럿 베이컨 양은 사건 당일 어머니를 졸라 분홍색 새 원피스 치마를 입도록 허락받고 등교했다고 하는데요, 결국 마지막 옷이 되고 말았습니다. 또 애나 마르케즈 그린 양 가족은 불과 두 달 전에 캐나다에서 코네티컷으로 이사했는데요. 샌디 훅 학교의 좋은 평판도 거주지를 결정한 이유였다고 하는데 결국 딸을 사지로 데려 온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에밀리 파커 양을 잃은 아버지 로비 파커 씨는 추모행사에서 그림 그리기와 카드 만들기를 좋아했던 딸의 아버지였던 것은 정말 축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어린이들 뿐아니라 이 학교 교장과 교사, 교직원들의 숭고한 희생에도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신임 국무장관으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다시 나왔군요?

기자) 네. 언론들은 백악관 고위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민주당 소속인 존 케리 위원장의 국무장관 내정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케리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의중을 이미 전달받았고요, 이르면 이번 주 중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고요?

기자) 네. 존 케리 의원의 국무장관 이동이 민주당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케리 의원이 국무장관에 임명되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데요, 그럴 경우 실시될 매사츄세츠 주 보궐선거에서 스콧 브라운 전 공화당 상원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이 53석, 공화당 45석인데요, 민주당이 공화당에 1석을 내주게 되면 상원 운영 전반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국무장관에서 곧 물러날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과로로 쓰러졌다죠?

기자) 네. 지난 주 금요일, 14일이었는데요. 클린턴 국무장관이 잠시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뇌진탕을 일으켰습니다. 현재 건강을 회복 중에 있지만 당분간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클린턴 장관은 최근 바이러스성 위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심각한 탈수증세를 보이다가 욕실에서 기절하며 쓰러졌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미국의 국무장관은 전세계에서 가장 바쁜 자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클린턴 장관은 65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 올 한 해만 112개국을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에서는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데, 청문회 출석도 어렵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오는 20일 상원과 하원 외교위원회가 각각 주관하는 벵가지 사건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었는데요, 건강 문제로 일정이 취소됐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올해 말이면 사실상 현직에서 물러나는 만큼 리비아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 출석은 무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재정 협상 소식 살펴보죠. 여전히 타협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겁니까?

기자) 네. 연방정부의 재정 협상 시한, 이제 사실상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아직까지 극적인 타협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어떠한 형태의 부자 증세에도 반대해 온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최근 한발 물러서서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 부유층에 대한 소득세율 인상안을 들고 나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해 온 부자 증세는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이와는 아직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베이너 의장의 이번 제안에는 연방정부 지출의 대대적인 삭감 계획이 전제조건으로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베이너 의장의 제안에 대해 백악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백악관은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따라서 협상은 여전히 교착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매우 제한적이긴 해도 베이너 의장이 부자 증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다소 완화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이 조금씩만 더 양보하면 연내에 완전한 타결까지는 아니어도, 부분 타결은 가능할 것으로 보는 낙관론이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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