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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관료 "벵가지 사건 허술한 대처"...케리 국무장관, 러시아 인권단체 면담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습격 사건과 관련해 국무부 관료들이 정부의 허술한 대처를 폭로했습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 인권단체 대표들을 만났습니다. 미국민들은 총기규제나 이민개혁 보다 경제성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 경찰이 여성 연쇄 납치 사건 용의자를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벵가지 미 영사관 습격 사건에 관한 의회 차원의 조사가 계속되고 있죠?

기자) 네. 지난해 9월 11일이었는데요. 이슬람 과격 세력에 의한 테러 공격으로 리비아 주재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두고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놓고 의회 차원의 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어제(8일) 하원 청문회에서는 국무부 관료가 증인으로 출석해서 당시 미 행정부의 허술한 대응과 사후 조치를 언급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의 대응이 어떻게 잘못 됐었다는 겁니까?

기자) 네. 이날 청문회에는 국무부 고위 관료 가운데 그레고리 힉스 전 리비아 주재 부대사가 출석했는데요. 당시 벵가지 주재 영사관이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병력을 출동시킬 것을 요청했는데 거절됐다고 증언했습니다. 힉스 전 부대사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그레고리 힉스 전 리비아 부대사] “They were not authorized to travel. They remained in Tripoli with”

당시 트리폴리에 있던 미군 병력은 벵가지가 공격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출동 명령을 받지 못하고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당시 정부가 이 사건을 시위대의 우발적인 행동으로 판단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것 아닐까요?

기자) 네. 힉스 전 부대사도 바로 그 점을 꼬집었는데요. 사건 직후 미국의 수전 라이스 유엔 대사가 이번 사건을 시위대의 우발적인 공격이라고 규정하는 바람에 어리둥절했고 결과적으로 정부에 큰 실망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힉스 전 부대사입니다.

[녹취: 그레고리 힉스 전 리비아 부대사] “I was stunned. My jaw dropped. And I was embarrassed."

그 발언에 망연자실했었고 입이 딱 벌어졌었다면서 매우 당혹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판단 착오를 한데 이어 진실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힉스 전 부대사를 비롯한 국무부 소속 일부 직원들은 의회의 청문회가 진행되는 과정에 자신들이 증언하지 못하도록 상부에서 압력을 행사했다고까지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국무부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 같은 증언이 이어지자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정부를 강하게 질타하고 있는데요. 지난 사건은 테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무능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 같은 사실이 국민들에게 알려질 것을 우려해 진실을 호도했다는 것인데요. 엘리자 커밍스 공화당 하원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엘리자 커밍스 공화당 하원의원] “If I were in your shoes, I would have wanted them to get…”

힉스 전 부대사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면서 동료들이 테러 공격을 받는 위급한 상황인데 어찌 몸이 닳지 않았겠냐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미 합참의장은 신속히 기동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변명만 해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백악관이 공식 입장을 내놨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다뤄진 내용들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들이며 정부는 의회 차원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계속되는 의혹 제기는 공화당 의원들의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의 말을 직접 들어 보시죠.

((CARNEY ACT)) [녹취: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I mean, this is a subject that has, from its beginning, been subject to…”
벵가지 사건을 두고 음모론이 계속 제기되는 근본 배경은 결국 공화당 의원들의 정치적 공세 때문이라면서 벵가지 사건은 비극적인 참사가 갑자기 벌어진 것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RIDGE #1>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 인권단체 대표들을 만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권 문제는 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첨예하게 대립해 온 사안인데요. 케리 미 국무장관의 러시아 방문 목적은 본래 이 같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었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나 라브로프 외무 장관과의 회담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화해의 분위기가 마련됐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사실 케리 장관이 러시아 인권단체들과의 만남에서 과연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할 수 있겠느냐가 관심사였습니다.

진행자) 결론적으로 케리 장관이 러시아 정부의 인권 문제를 다시 지적했습니까?

기자) 네. 우선 ‘모스크바 헬싱키 그룹’의 대표 류드밀라 알렉세예바와의 면담에서는 비정부기구 문제가 거론되기는 했지만 이들에 대한 미국의 경제적 지원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미국 정부가 러시아 내 민간단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간첩 활동을 벌이고, 또 반정부 활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역시 민감한 사안중에 하나인 반정부 활동 야권 인사의 석방 문제는 아예 다뤄되지도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러시아 정부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얘기는 꺼내지 않은 거군요?

기자) 그런 것 같습니다. 모처럼 양국간 화해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데요. 케리 장관은 또 다른 인권단체 ‘메모리알’의 대표 알렉산드르 체르카소프와의 면담에서도 주로 설명을 듣고 상황을 이해하는데 주력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일부 인권단체 대표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는데요. 그나마 미국의 고위 관료가 러시아 방문시 야권 인사들을 만나는 전통을 지켜준 것이 다행이라는 싸늘한 반응도 나왔습니다.

<BRIDGE #2>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2기 최우선 정책 과제로 총기 규제와 이민 개혁을 표방하고 있는데, 정작 미국민들은 이보다는 경제 성장을 더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네. 미국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갤럽이 지난 4일과 5일 전국의 성인 1천명으로 대상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의 정책 우선 과제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그 결과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이 최우선이라는 응답 비율이 86%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총기규제와 이민개혁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가요?

기자) 그런 셈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총기 폭력 대책과 이민 개혁이 중요하다는 응답률은 50% 수준이었는데요. 이는 조사에서 제시된 12개 항목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이었습니다. 심지어 ‘정부의 효율성 강화’나 ‘불평등 해소’ 등 최근 크게 다뤄지지 않고 있는 항목들에 비해서도 관심이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도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나마 민주당원은 73%가 총기대책을 우선 과제라고 답했지만, 이민개혁에는 당파를 떠나 어떤 정치 성향을 가진 경우라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이들 현안들은 오랫동안 해답을 얻지 못한 채 논란을 거듭해 온 사안들이어서 미국민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갤럽 측은 국민들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정부가 잘 알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인데요. 경찰이 여성 연쇄 납치 사건 용의자를 기소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0여년간 여성 3명을 자택에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리엘 카스트로가 기소됐는데요.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납치와 성폭행입니다. 경찰은 그러나 함께 체포한 카스트로의 형제 2명은 납치 행각에 직접 가담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이번 기소 대상에서는 제외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 카스트로의 범죄 사실은 좀 드러났습니까?

기자) 네.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기소장을 통해 용의자 카스트로의 끔찍하고 잔악한 범죄상이 일부 드러났는데요. 우선 납치 피해 여성들은 지난 10년동안 밧줄과 쇠사슬에 묶여 지하실을 거의 벗어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주 가끔씩 주택 뒷 마당으로 나가는 것이 허용됐을 뿐 집밖으로는 단 한차례도 나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성폭행 혐의도 밝혀진 겁니까?

기자) 납치 피해 여성 가운데 어맨다 베리와 함께 구조된 그의 6살난 딸은 카스트로나 그의 형제의 성적 학대 과정에서 출산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요. 현재 그의 친 아버지를 가리기 위한 유전자 검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나머지 여성들도 지독한 성적 학대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 여성들은 감금상태에서 수차례 임신을 하기도 했지만 상습 구타와 영양 실조 등으로 인해 유산을 반복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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