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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 폭로 스노든, 21개국에 망명 신청...오바마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 마무리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기밀 폭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전 세계 21개 국에 망명 신청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탄자니아를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미국의 방위산업체들이 해외 판로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 조셉 나이 하버드대 석좌 교수가 중국의 미국 추월 가능성에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기밀을 폭로한 스노든이 여러 나라들에 망명 신청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노든이 러시아 외에 중국과 프랑스 등 전 세계 19개국에 추가 망명 요청을 했다고 폭로 전문 매체 위키리크스가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망명을 추가 요청한 국가들은 중국과 인도를 제외하면 유럽과 중남미 지역이 대부분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시아에 대한 망명 신청은 곧 철회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노든이 러시아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으나 곧바로 이를 포기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습니다. 이는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스노든 관련 발언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푸틴 대통령이 스노든의 망명 수용 조건으로 그가 미국에 해를 끼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니까 더 이상 미국 정부를 난처하게 만드는 폭로 행위를 중단하라는 것이었는데요. 이 같은 요구조건이 알려진 뒤 곧바로 망명 신청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 같은데, 그 배경은 뭘까요?

기자) 다소 의외일 수 있는데요. 일견 이해도 되는 대목입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스노든 한 명을 얻는 것보다 미국과의 외교관계가 손상되는 것이 더 손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스노든의 망명을 러시아가 받아들인 뒤에도 계속 미국 정부를 겨냥한 추가 폭로가 이어진다면 양국 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나머지 망명 신청국은 어떤 나라들인지 소개해 주실까요?

기자) 네. 말씀드린 중국과 인도 외에,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스페인, 스위스가 포함됐습니다. 또 중남미권에는 볼리비아, 브라질,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를 망명 신청지로 택했습니다. 여기에 당초 망명 신청지로 알려진 에콰도르와 아이슬란드를 포함하면 20곳에 달하고요. 이미 신청을 철회한 러시아까지 합할 경우 21개국에 걸친 광범위한 망명 신청이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결국 망명 신청을 받아주는 곳이 나와야 스노든이 움직일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노든은 현재 열흘째 모스크바 공항 내 환승 구역에 은신해 있는데요. 얼마 전 에콰도르 영사 명의의 통행증도 정작 에콰도르 정부가 효력을 부인하면서 소용이 없게 됐습니다. 이미 미국 여권이 만료된 상황에서 합법적인 해외 여행이 불가능해 진 것인데요. 그렇다고 선뜻 그의 망명을 허용하는 나라가 쉽게 나타나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국제 미아 신세를 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스노든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노든이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해 자신의 망명 시도를 막는 등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며 맹비난했습니다. 스노든은 어제(1일) 위키리크스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내고 오바마 행정부는 정부의 헌법 준수를 요구하는 의식있는 대중들을 두려워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스노든은 또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강압적인 방법으로 자신을 체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놓고도, 부통령을 통해 각국 지도자들에게 자신의 망명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현재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일단 스노든의 여권 만료와 관련해서는 미국으로 돌아온다면 얼마든지 여행 허가서를 내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어제(1일) 스노든은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미국으로 돌아오는 여행 허가서를 내줄 수 있다면서 그는 여전히 미국 시민이며 자유롭고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브루나이에서 서로 만났다는데 혹시 스노든 관련 언급이 있었나요?

기자) 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브루나이를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했는데요. 하지만 스노든 문제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대화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라브로프 러시아 장관은 단지 의미있는 회담이었다고만 밝혔고요. 케리 장관은 회담 뒤 기자들에게, 스노든 문제에 대해 논의하려 했으나 러시아 측에서 소극적이었다면서, 어쨌든 스노든 문제가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고 전했습니다.

<BRIDGE #1>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을 마쳤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1일)와 오늘(2일) 아프리카 마지막 순방지 탄자니아의 일정까지 모두 마쳤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카야 키퀘테 탄자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도 새로운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회견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OBAMA ACT))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I have said this throughout Africa. We are looking at a new model…”
미국 정부는 아프리카에 지원과 원조 대신 무역과 동반자 관계로 전환하기 위한 새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아프리카의 자립성을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프리카가 스스로 아프리카인들을 위한 아프리카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가령 탄자니아인들에게 단순히 식량을 제공하기보다는 탄자니아인들이 스스로 곡식을 키우도록 돕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 일행이 유독 마지막 순방지 탄자니아 국민들로부터 열열한 환대를 받았다는데, 어느정도였습니까?

기자) 네. 탄자니아는 방문 시작부터 남달랐는데요. 주요 도로에는 전통의상 등을 차려입은 주민들이 대거 몰려나와 오바마 대통령이 이동하는 차량 행렬에 환호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탄자니아와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는데요. 탄자니아가 선친의 고향인 케냐와 인접한 국가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선친의 가족 일부가 이곳에서 산 적이 있어 탄자니아는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화답했습니다.

<BRIDGE #2>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의 방위산업체들이 해외 판로 개척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의 예산, 특히 국방 예산이 대폭 줄면서 정부를 대상으로 한 군수품 판매에 한계를 느낀 미국의 방위 산업체들이 무기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가령 록히드마틴사의 경우 해외 판매 전담 조직인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을 신설했습니다. 앞으로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은 런던과 워싱턴에 각각 본부를 두고 오타와, 리야드, 아부다비, 싱가포르, 캔버라에는 법인 사무실을 낼 예정입니다. 또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인도 뉴델리, 일본 도쿄, 한국 서울에는 아예 지사를 두고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업체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또 다른 군수 업체인 레이시온사의 경우 현재 매출의 약 26%가 이미 외국 판매에서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전투기 등을 생산하는 보잉사는 미국 이외 다른 국가에서 제품을 수주하는 비율이 약 42%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록히드마틴사는 아직 저조한 상황인데요. 현재 17% 수준인 해외 판매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그런지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도 미국 업체 등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죠?

기자) 네. 전 세계 전투기 시장에 미국 업체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최근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는 특히 유럽과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여러 파격 조건들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록히드마틴의 경우 ‘F-35’ 신형 전투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고, 보잉사는 ‘사일런트 이글’이라고 하는 ‘F-15SE’ 전투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럽 기종인 ‘유로파이터’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이에 록히드마틴사의 경우 한국 측에 군사 통신 위성의 무료 제공이라는 파격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미국 학자가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군요?

기자) 네. 하버드대 석좌교수인 조셉 나이 교수인데요. 최근 워싱턴포스트 신문 기고문에 그 같은 내용을 실었습니다. 조셉 나이 교수는 미국이 조만간 세계 최강국 지위를 중국에 내줄 것이라는 전망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닌가요?

기자) 네. 하지만 나이 교수는 중국의 미국 추월을 예상하는 이들은 미국의 군사력과 부드러운 힘, 중국의 지정학적 불리함 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아울러 개방과 혁신을 강조하는 미국의 문화는 정보화에 더 유리하다는 겁니다. 또 경제적으로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1인당 국민소득은 미국에 수십년 뒤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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