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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태블릿 PC, '앵그리버드' 서방 게임도 들어있어"


북한이 개발했다고 발표한 테블릿 PC '삼지연 (자료사진)
북한이 개발했다고 발표한 테블릿 PC '삼지연 (자료사진)
북한이 개발한 태블릿PC (판형 컴퓨터)가 북한인들의 교육과 오락을 위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오스트리아의 북한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루디거 프랭크 교수는 지난 22일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에 자신이 북한에서 구입한 북한 태블릿PC ‘삼지연’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프랭크 교수는 ‘삼지연’을 지난 달 평양에서 180 유로, 미화 약 250 달러에 구입했다며, 하드웨어는 서방 제품에 다소 뒤지지만 소프트웨어는 생각보다 우수했다고 말했습니다.

하드웨어는 사양이 1 기가헤르츠의 중앙처리장치와 4 기가바이트의 내장 메모리, 2 메가픽셀 카메라를 장착해 아이패드 등 서방 제품보다 떨어진다는 겁니다.

게다가 운영체계는 태블릿용이라기 보다는 스마트폰 (컴퓨터전화기)에 가까워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프랭크 교수는 기기에 내장돼 있는 각종 사전과 다양한 게임, 체제선전 자료 등은 북한인들 뿐아니라 북한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에게 매우 유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옛 동독 출신으로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던 프랭크 교수는 23일 ‘VOA’에 태블릿이 적어도 북한에서 교육과 오락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태블릿이 손전화기 (휴대폰)나 장마당처럼 사회 변화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적어도 교육과 오락문화에는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프랭크 교수는 태블릿에 내장돼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488개에 달하며, 특히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게임인 앵그리버드 등 14가지 게임, 3D 효과 등이 인상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노스코리아테크’는 지난 8월 웹사이트에 ‘삼지연’이 중국산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삼지연’ 본체를 분해해 분석한 결과 홍콩 업체가 생산한 하드웨어에 자체 스프트웨어를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사회주의 문명국’이란 표어를 내걸고 교육과 체육을 강조하는 배경에 태블릿PC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프랭크 교수 역시 2백만 명으로 추산되는 북한의 중산층은 먹고 사는 것 이상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체육과 위락, 태블릿PC 등 시설과 기술 현대화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프랭크 교수는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경제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권력 강화 등 정치적 효과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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