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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국 내 탈북자들의 새해 소망


미국 수도 워싱턴의 새벽 하늘에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수도 워싱턴의 새벽 하늘에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미국 내 탈북자들은 2014년 새해를 맞으면서 몸은 비록 이국땅에 있어도 마음만은 한결같이 떠나온 북한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새해를 맞는 탈북자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뉴스 풍경] 미국 내 탈북자들의 새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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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는 탈북 남성 박명남 씨는 늙은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고등학생 아들과 미국에서 산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미국 땅을 처음 밟았을 때는 꿈과 기대가 있고 포부도 컸지만, 지난 삶을 돌아보면 도망자였고 방랑자였다고 말합니다.

[녹취: 박명남] “계속 방랑자 생활을 하다 보니까, 진이 빠졌어요. 지쳤어요. 고향에 가야 방랑 생활이 끝나는 거죠. 어차피 남의 집에서 항상 마음이 허전하고 죄 지은 기분이죠…”

박 씨는 미 국방부 계약직으로 일하며 가족과 함께 남들이 보기엔 단란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마음 한 구석은 늘 비어있는 채로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같은 주에 거주하는 50살 여성 최안나 씨도 고향에 대한 생각은 여느 탈북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 생활 5년째인 최 씨는 옷 만드는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 2013년 교통사고 보상금으로 받은 4천 달러로 꿈에 그리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최 씨는 2014년엔 미국 시민권도 얻고 원하는 직업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해가 될 거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녹취: 최안나] “4천 불이 아까워서 끊을 수도 없고 지금 배운 걸로 취직은 못하고 그래서 공부하고 있어요. 내 년 한 해면 얼마든지 끝낼 수 있어요. 조금만 더 하면 취직이 돼요. 제 능력으로는 취직할 수 있다고 선생님이 그러는데 저로서는 모르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당당하게 누구보다 잘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최 씨는 새해에 소망을 갖고 계획을 세우는 이유에 대해 `미국에서 받은 도움에 대한 보답이자 고향에 대한 소명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최안나] “ 북한에 대한 선교의 마음을 가지고 있고 사명을 갖고 있어요. 지금 버는 돈 가지고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어요. 하지만 보답은 할 수 없어요. 나를 위해서 공부하는 목적이 아니기 떄문에 하나님께서 도와 주시시라 믿습니다.”

2013년 한 해 미국에서 북한인권 관련 활동을 해 온 서울의 민간단체인 `NK지식인연대’ 대표 현인애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 사람이니까 북한에 소망을 두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내년 새해 소망 역시 여느 해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녹취:현인애] “ 2013년은 하늘도 보고 땅도 보고 산 좋은 해였구요. 탈북자들의 소원이 따로 없죠. 북한이 잘 됐으면 하는 거죠. 북한이 올해 생각했던 것 보다 어려웠거든요. 새해에는 잘 먹고 조금이라도 여유로워지기를 하는 바램입니다.”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 현 교수는 올해로 10년째 탈북자로 살아가고 있는데요, “행복이라는 게 어떤 건지 몰라도 늘 행복하게 살고 있다”며, 새해에는 학지로서 더 열심히 북한 연구에 몰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주탈북자선교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마영애 씨는 탈북자로서 첫 번째 임무는 북한인권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새해에는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마 씨는 개인적으로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돌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최근 미국에 모시고 온 한 탈북 노인의 진갑 잔치를 1월에 열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영애] “ 저를 딸이라고 하는데 어르신의 진갑상을 차리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탈북인들이 많이 모이게 됩니다. 어르신의 눈에 눈물이 고이지 않게끔 할 거고..”

북한을 떠나온 세월과는 상관없이 개인이 처한 상황에서 고향을 잊어 본 적이 없는 탈북자들.

또 다른 해를 맞아도 고향에 대한 마음은 전과 다름이 없는데요, 이런 마음은 새해의 소망이자 삶의 소망이기도 합니다. 박명남 씨와 최안나 씨는 북에 두고 온 가족에게 새해 인사를 전했습니다.

[녹취: 박명남, 최안나] “제가 막내니까 큰 형은 65세쯤 됐겠죠. 아프지 말고 굶지 말고, 좋은 세상을 보기 위해서라도 오래 살아달라는 거죠. 북한 땅에 무슨 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으니까./ 꼭 이산가족 없이 만나는 날이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가족들이 떨어져 있어도 헛되이 살지 않고 있다는 거..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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