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을 지탱하는 독재 수단들이 모두 붕괴됐다고, 북한 엘리트 출신 탈북자가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 붕괴는 시간 문제라고 말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다른 독재국가들과는 달리 물리적 독재 뿐아니라 이른바 `감성 독재'로 주민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북한 엘리트 출신 탈북자 장진성 씨가 말했습니다.
[녹취: 장진성 탈북시인] “북한을 안정적으로 3대 세습까지 유지하도록 하는 비결의 양대 축은 하나는 물리적 독재고 또 다른 하나는 감성 독재입니다.”
북한의 대남공작기구인 통일전선부 출신인 장 씨는 18일 네덜란드 명문 라이든대학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장 씨는 북한에서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가 정권 유지의 양대 축이라며, 이들이 각각 물리적 독재와 감성 독재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면 당 조직지도부가 정치범 수용소와 3대 연좌제, 국가보위부 등을 통해 물리적 독재를 실시하고, 선전선동부는 개인 우상화를 통해 수령 유일지도체제를 수립하는 등 감성 독재를 실현한다는 겁니다.
장 씨는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 정권의 독재를 가능케 했던 양대 축이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장진성 탈북 시인] “ 북한에서 배급은 전체주의를 강요하는 통제시스템인데 이게 붕괴되니까 주민들이 이탈해서 시장으로 빠져 나가고, 그래서 정권의 통제를 초월하는 시장의 확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은 물리적 독재가 붕괴되는 것이죠.”
장 씨는 또 시장으로 나간 북한 주민들이 가격 경쟁 때문에 외부 세계의 정보를 스스로 찾고 있다며, 결국 이 과정을 거치면서 감성 독재도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 정권의 독재를 지탱해 온 수단들이 모두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의 붕괴도 시간 문제라고 장 씨는 주장했습니다.
장진성 씨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통일전선부에서 대남심리전 업무를 담당하다가 지난 2004년에 탈북했습니다.
장 씨의 이번 강연은 네덜란드의 라이든대학이 북한 정권의 통치 원리와 기능을 주제로 17일과 18일 이틀간 개최한 국제회의 기간 중에 이뤄졌습니다.
라이든대학이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국제사회에 반영하기 위해 개최한 이번 회의에는 장 씨를 비롯해 북한의 당과 내각, 군대 등 다양한 기관에서 근무했던 7 명의 엘리트 출신 탈북자들이 참석해 주제발표를 했습니다.
이들은 주로 김정은 일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38, 39호실의 실체와 평양과 지방의 통치와 행정을 비롯해 군대 구조, 인민보안부와 보위부의 법 집행 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