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한국의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인 민주평통 워싱턴지부가 워싱턴 지역 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을 염원하는 사생대회를 열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1950년 6월 25일 내 할아버지는 5살이셨다. 한국전쟁은 우리나라가 두 편으로 나뉘어서 싸운 날이었다. 그 때 미국 군인들이 내 할아버지와 사람들한테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그 음식들 중에서 할아버지께서 제일 좋아하시는 음식은 초콜릿 이었다. 아직도 두 나라인 우리는 서로 싸우고 있다며 슬퍼하셨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 주최로 지난달 23일 열린 ‘한반도 통일 염원 글짓기 사생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학생의 수필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장주향 양은 ‘할아버지의 초콜릿’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열살 소녀의 통일에 대한 바람을 담았는데요, “북한은 대통령만 잘 살고 사람들은 건강도 나빠 보였다”며 두 가지 이유로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썼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장주향] “ 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들한테 음식을 나눠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 헤어진 가족들이 만날 수 있잖아요.”
워싱턴 지역 한인 학생들이 한반도 통일 문제를 이해하고 통일에 대한 염원을 높이려는 취지로 열린 이 대회에 참가한 41명 학생들은 그림과 글로 통일에 대한 생각들을 담았습니다.
평소 통일 문제에 관심이 컸다는 참가자들의 작품에는 통일에 관한 진지한 생각과 함께 공부한 흔적들이 엿보였습니다.
글짓기 부문 우수상 수상자인 초등학교6학년 케빈 손 군은 “북한 군 7만 5천여 명이 남침해 한국전이 발발했고 5백만여 사망자와 수많은 부상자들, 그리고 이산가족이 생겼다”며 통일 이후의 여러 혜택을 적었습니다.
대상 수상자인 중학교 2학년 나디아 조 양은 ‘69년된 꿈 (The 69-year Old Dream)’ 이란 제목의 글에서 통일의 이유와 혜택, 통일 방안까지 차근차근 적어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조 양은 20만여 북한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의 자유, 중국, 유럽, 아프리카와 한국의 자유로운 대륙로 교역, 그리고 이산가족 문제와 국방비 감소 등을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로 꼽았습니다.
나디아 양은 `VOA’에 남북 간 심각한 경제적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결 된 뒤에 통일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나디아 조] “ 북한 사람들이 지금 너무 못 사니까, 통일이 되어도 한국 사람이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 질 거 같아요.”
그림 부문에서 최고 점수를 얻은 초등학교 4학년 케빈 김 군은 한반도 지도를 조각조각 맞춰야 완성되는 퍼즐로 표현했는데요, 통일은 모두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밖에 ‘잃어버린 의미 (A Lost Meaning)’ ‘하늘에서 미소 지으며 (They will smile above)’ 등의 수필과 그림으로 총 18명의 학생이 상을 받았고 4천 달러가 장학금으로 지급됐습니다.
지난 18일 열린 시상식에는 워싱턴주재 한국영사관의 강도호 총영사가 참석해 격려의 말을 전했습니다.
강 총영사는 `VOA’에 한인들의 참여에 적잖이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강도호 총영사] “ 엄마 손잡고,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 데리고 오시는데요, 1세대 분들이 2세 3세대들과 한 마음으로 오셔서 미국에서도 한반도 통일에 대해 관심이 높구나, 감사했습니다.”
강 총영사는 학생의 글의 제목처럼 ‘69년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해외 한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통일을 염원하는 후세들이 미래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녹취:강도호 총영사] “동심 속에 통일의 염원이 보이고요, 이러한 노력들이 통일을 앞당기는데 힘이 될 거 같고요, 통일된 한국에 제일 먼저 달려갈 것이란 생각이 들고, 국제무대에서 학생들이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대합니다.”
‘한반도 통일 염원 글짓기 사생대회’의 18개 수상작은 한인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9월30일부터 일주일 간 워싱턴 한국문화원에 전시됩니다.
VOA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