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한 해 1억 명이 오가는 세계 최고 번화가 뉴욕 타임스퀘어와 맨해튼 중심부에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광고 포스터가 걸렸습니다. 한국 내 대북 인권단체와 미국 뉴욕의 한인이 기획한 건데요.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전세계 상업, 금융, 문화의 중심지인 미국 동북부 뉴욕 주 맨해튼의 최고 번화거리인 타임스퀘어 광장.
하루 통행인구 31만 명, 연간 통행인구 1억여 명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이 광장에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광고 포스터가 붙었습니다.
지난 21일부터 일주일 간 내걸린 ‘북한인권 결의안 통과 환영’ 광고 포스터는 가로 195센티미터, 세로 100센티미터 크기에 이런 영문 문구들이 적혀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할 때 입니다.” 그리고 “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는 북한 최고지도층에 의해 만들어진 정책에 의해 수 십 년간 자행됐습니다."
바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최종 보고서 내용의 일부입니다.
포스터에는 지난 12월18일 유엔총회에서의 북한인권 결의안 통과를 환영한다는 내용도 한글로 적혔습니다.
파란색 바탕의 포스터에는 바짝 마른 북한의 `꽃제비’ 소년 사진이 크게 담겨 있는데요 지구상에서 가장 보호 받아야 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통해 북한 주민의 실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광고를 기획한 한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 (ICNK) 권은경 국제팀장은 당초 북한의 고문 장면을 담은 그림을 싣고 싶었지만 광고판의 소유주인 미국 광고회사 법률자문의 권유로 자극적이지 않은 꽃제비 사진으로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은경] "고문 장면을 넣으려고 했는데 뉴욕 시에서 허가해주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1998년에 북한 내부기자가 찍은 사진인데 이 어린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지만 실제로 굶주림에 고통 받는 어린이 사진을 실음으로써 인권 문제를 부각시키고 싶었습니다.”
이 광고 포스터는 타임스퀘어 광장 뿐아니라 맨해튼의 한인상가 밀집구역과 그랜드 센트랄 지하철 역 등 3곳에 걸렸는데요, 모두 맨해튼의 최고 번화가로 꼽히는 곳입니다.
특히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 그것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있는 건물과 광고게시판의 위치가 매우 가깝다는 점, 그리고 유엔 안보리가 북한인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하기 하루 전부터 걸렸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이 광고포스터는 8천 달러의 비용으로 일주일 간 걸렸는데요 뉴욕에서 광고 포스터가 붙기까지 실질적인 일을 도맡은 한인 사업가 한태격 씨는 사비를 들여 광고 포스터를 일주일 더 걸겠다고 말했습니다.
30년 동안 뉴욕에서 살면서 북한의 인권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던 자신에 대한 다짐이자 세계인들에게 북한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달라는 호소라고 한 씨는 말했습니다.
[녹취: 한태격] “ 인권이라는 것은 국가나 인종을 초월해서 인류보편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북녘 땅에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북한의 인권은 무시되거나 탄압 받아 왔습니다. 이제는 국제사회가 호응을 해서 북한인권을 개선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한 씨는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통일은 대박 이라는 문구의 포스터를 타임스퀘어에 내거는 등 남북관계 현안들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권은경 팀장은 현지 한인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제작됐다며, 해외 한인과 한국 내 여론 뿐아니라 국제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광고제작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녹취: 권은경] “수 년 간 목표로 하고 있었던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는 건이 남아 있고 유엔이 인권 문제를 다룰 것인가 주목해야 할 시점이었기 때문에 적극성을 보여야 했습니다. 현지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하나의 사건이 되기를 희망했고 한국 여론에도 영향을 미치길 희망했습니다. “
포스터 내용은 유엔총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통과를 환영하는 내용이지만 유엔 안보리의 의제 채택을 확신하며 내걸었고 전세계인이 주목해주길 바랬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권은경] “북한인권 운동의 그야말로 실질적 개선을 가지고 있는 열쇠를 안보리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권 팀장은 현재로선 유엔 안보리에서 의장성명만이라도 나오길 기대하고 있지만 1, 2년 안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만장일치로 북한의 인권 유린 범죄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형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권은경] “ 중국과 러시아가 결의안 통과를 반대할 것이 분명합니다만 이후 전세계 여론이 북한인권 상황을 고민하고 근심하는 큰 물결로 일어난다면 그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이나 러시아도 반대할 경우 국익에 피해가 된다는 정도의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그런 상황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북한 반인도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다루게 되는 날을 1-2년 안에 되도록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다짐을 해봅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