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정우 기자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재정적자 감축을 주요 목표로 한 하원 공화당 예산안이 연방 공무원들의 연금을 개혁하라고 촉구한 가운데 연방 상원 공화당도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으로 발송된 편지에서 독성물질이 나왔습니다. 살인을 고백하는 내용이 담긴 다큐멘터리 방송이 미국 사회에서 큰 화제라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오늘 첫 소식인데요. 어제 오전 미국 연방 하원에서 공화당이 2016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는데, 이번 예산안이 연방 공무원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17일 정부가 진 빚, 즉 재정적자의 감축을 목표로 삼은 예산을 어제 공개했는데요. 많은 연방 공무원이 이번 예산안이 자신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서 미국의 유력 신문인 워싱턴포스트가 눈길을 끄는 기사를 실었죠?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공화당 예산안이 정부가 쓰는 돈을 줄이겠다고 강조했지만, 그런데도 연방 공무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래도 이번 공화당 예산안이 연방 공무원 개개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라면 뭘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연방 하원 예산위원회를 처음 맡아서 이번에 나온 하원 공화당 예산안을 완성한 톰 라이스 의원은 공무원 연금을 지적했습니다. 연방 공무원들은 나중에 은퇴해서 연금을 받으려면 재직 중에 정기적으로 얼마씩 돈을 내는데요. 공무원들이 지금 내는 돈보다 더 많이 내게 하겠다는 겁니다. 이번 예산안은 국회 보좌관이나 직원들을 포함해서 연방 공무원들이 은퇴 연금을 쌓는데 더 많은 부담을 질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구체적으로 얼마나 더 내라는 겁니까?
기자) 정확하게 얼마를 올리겠다는 항목은 없습니다. 다만 지난 2010에 의회 예산 개혁위원회가 공무원과 연방 정부가 은퇴 연금을 적립하는 데 드는 비용을 똑같이 부담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만일 이런 권고를 실현하면 연방 공무원들이 연금 적립금으로 얼마를 더 내야 하는 건가요?
기자) 계산을 해보면 연방 공무원들이 급여의 6% 이상 해당하는 돈을 연금 분담금으로 더 내야 하는 꼴입니다. 민주당 측은 평상시에 돈을 더 내고도 나중에 퇴직해서 받는 돈이 그대로라면 이는 실질적으로 임금을 크게 깎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합니다.
진행자) 자, 이런 가운데 미국 상원 공화당도 따로 마련한 예산안을 18일 발표했군요?
기자) 네. 상원 예산위원회를 이끄는 마이크 엔지 공화당 상원 의원이 오늘 상원 공화당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상원 공화당안은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기자) 하원 공화당안과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습니다. 일단 상원안은 앞으로 10년 동안 재정적자 5조 1천억 달러를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재정적자 감축분이 하원안 5조 5천억 달러보다는 조금 적은 액수인데요. 하지만 하원안과 마찬가지로 오바마케어를 없애고 메티케이드를 연방 정부가 아닌 주 정부가 맡게 할 뿐만 아니라 메디케어를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방금 나온 메디케이드나 메디케어가 뭔지 잠깐 설명을 듣고 갈까요?
기자) 네. 메디케어는 노인을 위한 의료보장제이고, 메디케이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의료보장제입니다. 또 ‘오바마케어’는 잘 아시다시피 일반 건강보험 제도를 말합니다.
진행자) 미국 예산을 말할 때는 항상 국방비가 중요한데요. 상원 공화당이 이번에 국방비로 얼마를 잡았나요?
기자) 하원과 같이 기본 국방비로 5천230억 달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OCO’펀드, 즉 해외작전예산 항목에서 차이가 나는데요. 하원은 OCO를 900억 달러로 잡아서 전체 국방비를 6천130억 달러로 책정했지만, 상원은 510억 달러로 전체 국방비가 약 5천8백억 달러입니다. 참고로 오바마 행정부는 2016 회계연도 국방비로 하원 공화당안보다 조금 적은 6천120억 달러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하원과 상원에서 나온 공화당안을 보니까 예산을 짠 공화당 의원들이 고민한 흔적이 잘 드러나 있네요? 그렇죠?
기자)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공화당 안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먼저 티파티 같은 강경 보수단체의 영향을 받는 보수파 공화당 의원들은 나라가 진 빚을 시급하게 없애야 한다고 촉구해 왔습니다. 이들 보수파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나라 살림살이를 가볍게 해서 미국 정부를 작은 정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목소리는 국방비를 증액해야 한다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은 공화당 안에서 또 다른 보수파로 볼 수 있는데요. 이들은 커지는 테러 위협과 안보 위협에 맞서서 미국이 국방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국방예산을 늘리자는 주장과 나라 살림을 줄이자는 주장이 충돌하는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언론들이 예산을 줄이자는 측을 ‘재정 매파’라고 하고요. 국방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측을 ‘국방 매파’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상하원 공화당 예산안에 양측의 주장을 모두 반영한 내용이 들어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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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 백악관으로 보내진 우편물에서 독극물이 나왔다는 소식도 들어왔네요.
기자) 네. 대통령 관저인 백악관으로 발송된 편지에서 청산가리로 추정되는 물질이 나왔다고 대통령 경호를 맡은 비밀 경호국이 17일 발표했습니다.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우편물은 모두 백악관 밖에 있는 시설에서 검사를 받습니다. 문제가 된 편지는 16일 백악관 우편물 검사실에 도착했는데요. 1차 검사에서는 독극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17일 2차 검사에서 독극물인 청산가리가 나왔다고 하는데요. 현재 관련 당국이 이 편지봉투를 추가로 검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청산가리라면 아주 위험한 물질이죠?
기자) 물론입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0.15 g 정도면 목숨이 위험하다고 하는데요. 접촉하면 바로 사망하는 사람도 있을 만큼 맹독성 물질입니다.
진행자) 지금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데, 이 편지가 누구를 노렸던 것인지 밝혀졌나요?
기자) 아닙니다. 비밀경호국 측은 성명을 내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어서 추가로 전할 사항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백악관도 이 편지가 누구에게 가던 것인지 밝히기를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이번뿐만 아니라 전에도 미국 안에서 생화학 물질이 든 우편물을 써서 테러를 시도한 경우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1년에 9·11 테러가 나고 몇 주일 있다가 몇몇 언론인과 관리, 백악관, 그리고 몇몇 연방 하원 앞으로 편지가 왔는데요. 이 편지 안에 탄저균이 묻어 있어서 난리가 났었습니다. 이 탄저균은 생물 무기에 쓰일 만큼 인체에 흡수되면 치명적인데요. 탄저균이 뭍은 편지를 이용한 테러로 당시에 5명이 죽었습니다. 이 탄저균 테러로 크게 혼이 난 백악관 측은 그때부터 외부에서 들어오는 우편물은 별도 장소에서 검사한 뒤에 들여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주 최근에도 이런 종류의 범죄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3년 오바마 대통령과 미시시피 주의 로저 위커 공화당 연방 상원 의원, 그리고 미시시피 주 판사 앞으로 발송된 편지에서 독성물질인 라이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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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미국의 한 유선방송이 최근에 내보낸 방송이 미국 안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무슨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유선방송인 HBO가 제작해서 내보낸 ‘불길한 일: 로버트 더스트의 삶과 죽음’이란 6편짜리 다큐멘터리인데요. 이 방송의 주인공인 로버트 더스트 씨가 방송을 찍으면서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고백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방송에 나온 말을 근거로 사법당국이 더스트 씨를 체포하면서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진행자) 더스트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네. 사로잡힌 로버트 더스트는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와 나스닥 본부가 있는 타임스퀘어를 가진 부동산 재벌 고 세이모어 더스트의 장남입니다. 이 더스트 집안은 총자산이 약 40억 달러로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꼽은 세계 부호 순위에서 매년 상위권에 오르는 최상위 부자 집안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로버트 더스트 씨는 오랫동안 살인 사건 용의자로 의심받았다고 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더스트의 살인 행각은 3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먼저 1982년 첫번째 아내 캐서린 더스트가 사망한 뒤에 로버트 더스트는 줄곧 살인 용의자로 지목받았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어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0년 12월 23일 당시 여자친구였던 수잔 버먼이 자택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지자 경찰이 또다시 로버트 더스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죠. 또 2001년에는 이웃 주민을 토막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비싼 변호사를 써서 결국 무죄를 받아냈습니다.
진행자) 살인 혐의를 세 번이나 용케 모면했군요. 그래서 HBO가 살인 용의자로 살아온 더스트를 다룬 방송을 만들었던 건데, 그동안 이리저리 혐의를 피해온 더스트가 어떻게 자기 범행을 고백한 건가요? 살인죄 공소시효가 끝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순전히 우연하게 밝혀진 겁니다. 2년 전에 마지막 편 촬영이 거의 끝날 때 더스트가 화장실에 혼자 갔습니다. 그런데 더스트는 자기가 무선 마이크를 찬 것을 깜박하고 화장실 안에서 혼잣말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내용이 바로 “제길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지? 물론 그 세 사람을 모두 내가 죽였지”라고 말해버렸습니다. 이 충격적인 말은 무선 마이크를 타고 고스란히 녹화 테이프에 담겼는데요. 제작진은 2년 동안 고민을 하다가 결국 이 부분을 방송에 내보낸 겁니다.
진행자) 미 연방수사국, FBI가 이 방송을 보고 더스트를 살해 용의자로 확신하고 검거한 건데요. 오히려 더스트 집안에서는 잘됐다는 반응을 보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로버트 더스트의 남동생 더글러스 더스트는 형이 체포된 직후에 자신의 가족은 형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그가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