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 당국의 주민들에 대한 하루 평균 식량배급량이 383g 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의 권장량 뿐아니라 북한 당국이 목표로 하는 수준에도 크게 못 미치는 양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해 주민 한 명 당 하루 평균 383g의 식량을 배급했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유엔이 최근 발표한 ‘대북 인도주의 필요와 우선순위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양은 전년도의 하루 평균 배급량 385g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세계식량계획 WFP의 1인 당 하루 최소 권장량 600g의 63%에 불과한 수준이며, 북한 당국이 목표로 하는 573g에도 크게 못 미치는 규모입니다.
특히 북한 당국의 지난해 8월과 9월 식량 배급량은 250g으로, 지난 3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의 70%인 1천8백만 명 가량이 식량배급제 (Public Distribution System)에 의존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영양 부족이 여전히 큰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해 7월 북한 내 133 가구를 방문해 식량 실태를 조사했다며, 조사 가구의 81%가 인터뷰 시행 전 1주일 동안 질과 양 면에서 적절한 식사를 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또 콩 생산 감소 등으로 북한 주민들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북한 2세 미만 영유아의 85%와 산모의 절반 가량이 최소한의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주민의 영양 개선을 위해 올해 양강도와 함경남북도 등 9개 도 87 개 군의 취약계층 180만 명에게 식량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미화 6천9백40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지난 8일 현재 모금은 목표액의 19.3%인 1천3백40만 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세계식량계획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 유엔 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굴람 이작싸이 유엔 상주조정관은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식량, 보건 위기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난 수 년 간 이뤄온 노력이 헛수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굴람 이작싸이 유엔 상주조정관] “We are appealing for more aid and support to keep the UN operation going. And if we don’t provide the support the gains we’ve made over the years will be reversed…”
이작싸이 조정관은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은 정치 상황과 분리돼야 한다"며, "북한 여성과 어린이, 노인 등 취약계층이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바란다”고 국제 사회에 호소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