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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 대법원 동성혼 합법화 심리...볼티모어, 평온 속 긴장


미국 연방 대법원이 28일 동성 간 결혼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리를 시작한 가운데, 법원 앞에서 한 여성이 동성애 지지 문구를 들고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28일 동성 간 결혼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리를 시작한 가운데, 법원 앞에서 한 여성이 동성애 지지 문구를 들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심리가 열렸다는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흑인 청년 사망 사건에 따른 폭력 시위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볼티모어 분위기도 살펴보겠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공식 만찬을 앞두고 백악관이 공개한 오바마 대통령 공식 식기 소식도 준비돼 있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에 대한 역사적인 심리를 진행했다고요?

기자) 네, 어쩌면 올해 안에 미국 내 모든 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으로 인정받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곳 워싱턴 시간으로 28일, 동성결혼 관련 소송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는데요. 이번 심리를 앞두고 지난 주말부터 많은 사람이 워싱턴에 모여서 동성결혼 찬반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자, 동성결혼 합법화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이번에 대법원이 심리한 사안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각 주가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죠.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일부 주의 법이 수정헌법 14조에 어긋나느냐,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미국 수정헌법 14조는 모든 시민이 동등하게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원래는 남북전쟁이 끝난 뒤에 흑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었는데, 이것이 동성애자들에게도 적용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동성결혼에 대한 각 주의 법이 다른 데서 나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진행자) 네, 현재 동성결혼에 대한 각 주의 법이 다르긴 하죠. 어떤 주는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어떤 주는 허용하지 않고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주는 37개 주에 이릅니다.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 등 50개 주 가운데 4분의 3 정도가 이를 인정하고 있죠. 하지만 미시간과 오하이오와 켄터키, 테네시 등 13개 주에서는 불법인데요. 만약 동성결혼이 합법인 버지니아 주에서 결혼한 동성 부부가 테네시 주로 이사할 경우, 테네시 주에서는 동성결혼이 불법인데도 불구하고, 이 부부의 법적 권리를 인정해줘야 하느냐 하는 것이 또 한 가지 쟁점입니다.

진행자) 이 문제가 어떻게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됐나요?

기자) 네, 오하이오와 미시간, 테네시, 켄터키 주에서 동성결혼을 금지하고 있는 데서 불거졌습니다. 이들 주에 거주하는 동성애자들이 동성결혼 금지법에 항의해서 소송을 냈는데요. 이 지역을 관할하는 연방 항소법원이 이를 기각한 겁니다. 그래서 원고들이 상고했는데, 연방 대법원이 이를 심리하겠다고 받아들인 거죠.

진행자) 연방 대법원 심리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연방 대법관 9명과 양측 변호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2시간 반 동안 열렸습니다. 대법원 심리는 구두변론이란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동성애자들을 대변하는 변호인들과 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변호인들이 대법관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각각 주장을 펼치는 겁니다. 그리고 대법관들이 이들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식으로 진행되죠.

진행자) 이날 심리에서 양 측이 어떤 식으로 대법관들을 설득했을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원고 측은 결혼이란 성별에 상관 없이 두 사람의 기본적인 권리라는 주장입니다. 수정헌법 14조에 나오는 ‘법의 동등한 보호’란 구절이 동성애자들에게도 적용된다는 거죠. 그런가 하면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테네시와 오하이오 등 4개 주는 동성결혼 금지법이 합리적인 근거에 따라서 나온 것이지, 동성애자들에 대한 반감에서 나온 게 아니란 주장입니다. 동성결혼이 결혼 제도를 해치고, 자녀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또한, 동성결혼에 대한 법적 판단은 각 주의 권리란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자, 그럼, 그 동안 연방 대법원이 동성결혼 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 판결을 내렸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1970년대에 연방 대법원은 동성결혼 금지법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또 1986년에는 남성 간의 성행위를 금지하는 주 법을 합법으로 확인했는데요. 하지만 1990년대부터 대법원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동성애자들을 차별하거나 남성 간의 성행위를 금지하는 법 등에 대해서 위헌 결정을 내리기 시작한 겁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내 37개 주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한다고 했는데, 미국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한 게 2년 전 일로 기억하거든요. 그때도 연방 대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2013년에 연방 대법원은 흔히 DOMA라고 부르는 연방 결혼보호법을 위헌으로 판정했습니다. 1996년에 제정된 결혼보호법은 결혼을 남자와 여자 간의 결합으로 한정했는데요. 이것이 미국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린 거죠. 당시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캘리포니아 주민발의안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는데요. 이것이 동성결혼 금지가 위헌이란 하급법원 판결을 대법원이 지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캘리포니아 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이 됐고요. 그러면서 미국 내 여러 주가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분위기에 동참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대법관들 사이에 의견이 팽팽히 맞서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연방 대법관 9명 가운데 4명이 진보적인 성향으로 동성결혼 권리를 지지하고 있고요. 보수적 성향의 대법관 3명은 동성결혼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과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가 매우 중요한데요. 케네디 대법관은 지난 세 차례 동성결혼 관련 판결에서 동성애자들 편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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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신데요.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최근 동부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시에서 흑인 청년이 경찰 구금 중에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월요일 27일에 이 청년의 장례식이 끝난 뒤에 벌어진 항의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메릴랜드 주에 비상사태까지 선포됐는데, 지금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많이 진정된 분위기이긴 하지만, 여전히 긴장이 감돌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시민들이 나와서 자발적으로 거리를 청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현재 평화적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폭력 시위가 화요일에도 계속될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면서,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볼티모어 일부 지역은 폐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오후에 열릴 예정이던 프로 야구 경기가 취소됐고, 여러 단체 행사 역시 연기됐습니다. 또 볼티모어 공립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월요일의 폭력 시위는 사망한 흑인 청년 프레이 그레이 씨의 장례식이 열린 뒤에 벌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27일 오전에 볼티모어의 한 교회에서 그레이 씨의 장례식이 열렸는데요. 장례식이 끝난 뒤에 벌어진 시위가 약탈과 폭동으로 번진 겁니다. 시위대가 인근 상점과 주류판매점 등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고, 현금 인출기를 약탈했고요. 경찰차를 부수고 불을 질렀습니다. 볼티모어 시 당국은 건물 10여 채와 자동차 1백40여 대가 방화로 불에 탔다고 집계했고요. 이와 관련해서 2백여 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들 가운데 적어도 19명이 다쳤는데요. 일부 경찰관은 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급기야 메릴랜드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27일 저녁에 래리 호건 매릴랜드 주지사가 볼티모어 시 전역에 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 5천 명을 요청했습니다. 사실 이번 폭동에 당국이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당국의 늑장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인데요. 호건 주지사는 이제는 다를 거라고 말했습니다.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겁니다. 경찰과 주 방위군 병력을 충분히 배치했고, 메릴랜드 주 다른 지역에서 소방차를 지원 받았다면서, 월요일과 같은 폭력 사태나 방화가 일어나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한 흑인 청년의 죽음이 이런 폭동으로까지 치달았는데요. 희생자 가족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프레디 그레이 씨의 가족은 주민들에게 평정을 찾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레이 씨의 어머니 글로리아 다든 씨는 아들을 위해서 싸워주길 바라지만, 이런 식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도시 전체를 파괴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볼티모어 경찰과 시 당국은 그레이 씨의 죽음에 따른 평화적인 시위와 이번 폭동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월요일에 방화를 저지르고 상점을 약탈한 무리는 시기와 상황을 이용한 범죄자들이란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이런 폭력에는 어떤 핑계도 댈 수 없다면서, 폭동을 일으킨 사람들을 비난했고요. 볼티모어 시 폭동을 막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 최근에 흑인들이 경찰 검문 과정에서 사망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면서 큰 사회 문제가 돼왔지 않습니까? 그런 가운데 프레디 그레이 씨가 경찰 구금 중에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흑인들의 경찰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것 같습니다. 그레이 씨가 지금 흑인 저항의 상징처럼 되고 있는데, 과연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그레이 씨의 친구들은 그레이 씨가 밝고 유머 감각이 뛰어난 청년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레이 씨는 교도소에서 2년을 복역하는 등 여러 차례 유죄 판결을 받은 전과자였는데요. 대부분 마약 관련 혐의였습니다. 그레이 씨는 지난 12일에 마약 밀매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역에서 경찰에 체포됐는데요. 1주일 만인 19일에 병원에서 혼수상태에 있다가 사망했습니다. 부검 결과, 척수 손상이었다고 하는데요. 척추 안의 중추신경인 척수를 다친 게 사인이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레이 씨가 어떻게 그런 부상을 입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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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만찬용 식기가 공개됐다는 소식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백악관이 28일 밤에 열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위한 만찬을 앞두고 오바마 행정부의 공식 식기를 공개했습니다. 이 만찬용 식기는 크기가 다른 접시와 찻잔 등 11개가 한 세트로 이뤄져 있는데요. 모두 3백20명분이라고 합니다. 미국 식기전문 회사인 피커드 차이나가 제작했고요. 약 37만 달러가 들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백악관에 가면 차이나룸, 도자기 전시실이라고 역대 대통령의 식기를 전시한 방이 따로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 재임 시에 부인들이 각자 개성과 취향을 살려서, 행정부 고유의 식기를 만들곤 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식기는 어떤 색이고, 어떤 문양인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의 고향인 하와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흰 바탕에 금테와 청록색 선이 둘러져 있습니다. 이 청록색은 하와이의 아름다운 바다 색을 묘사한 거라고 합니다. 또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문양도 들어가 있는데요. 4대 대통령 제임스 매디슨 부부가 사용했던 식기의 문양을 따왔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 식기 세트를 만드는 데 37만 달러 정도가 들었다고 했는데, 그 비용은 어디서 충당했습니까?

기자) 20세기 중반 해리 트루먼 행정부까지만 해도 백악관 식기는 정부 예산을 들여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음부터는 민간단체에서 모금한 돈으로 제작비를 대고 있죠.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의 식기는 백악관 역사협회에서 지원했다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28일, 아베 총리를 위한 공식 만찬에서 이 식기를 처음 사용하는데요. 생으로 요리한 참치 뱃살, 생선회를 곁들인 샐러드, 소고기 안심 구이 등을 새 그릇에 담아서 대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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