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부지영 기자와 함께 유튜브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가 생긴 지 10년이 넘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0년 전인 2005년 4월 23일에 ‘동물원의 나’란 제목의 동영상이 처음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조드 카림이란 이름의 청년이 코끼리 우리 앞에서 찍은 18초짜리 짧은 동영상인데요. 카림 씨가 아주 쑥스러운 표정으로 “여기 코끼리들 앞에 와있는데요. 코끼리가 멋진 점은 정말 정말 정말 코가 길다는 겁니다. 뭐, 이것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이렇게 말하고는 바로 동영상이 끝납니다. 하지만 이 한 편의 짧은 동영상이 가져온 여파는 무척 컸습니다.
진행자) 어떤 의미에서 그렇죠?
기자) 네, 사실 이 동영상에 나오는 청년 조드 카림은 유튜브 공동 창립자 가운데 한 사람인데요. 카림이 올린 동영상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그전까지는 동영상을 찍더라도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함께 보는 데 그쳤는데요. 이제는 간단히 유튜브에 올리기만 하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도 같은 동영상을 볼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러면서 동영상, 미디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놓았죠.
진행자) 요즘에는 정말 지구촌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유튜브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세계 곳곳의 풍경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엿볼 수 있게 됐으니까 말이죠. 심지어 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도 많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튜브에 들어가서 북한, North Korea를 치면 수많은 동영상이 나옵니다. 각국 언론이 올린 뉴스 동영상에서부터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관광객들이 직접 찍어서 올린 동영상도 있고요. 친 북한 사이트에서 올린 북한 노래 동영상까지 다양한 동영상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2012년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부인이 리설주란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 제가 제일 먼저 한 일이 뭔지 아십니까?
진행자) 유튜브에 리설주를 쳐보셨군요.
기자) 맞습니다. 리설주가 예술단 출신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유튜브에서 리설주 노래를 찾아봤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리설주라고 하는 여성이 노래 부르는 동영상이 있었습니다. 오늘도 유튜브에 리설주를 쳐봤는데요. ‘내 이름 묻지 마세요’란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이 제일 먼저 나왔습니다.
진행자) 리설주가 분홍색 한복을 입고서 아주 애교스러운 표정으로 노래 부르는 동영상, 저도 본 기억이 있는데요. 이 동영상은 누가 올린 건가요?
기자) 네, 올린 사람 이름은 왕재산이라고 돼 있습니다. 왕재산이라고 하면 북한의 예술단 이름이기도 한데요. 사용자 이름은 누구나 마음대로 지을 수 있어서, 실제로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이 왕재산이란 사용자 이름을 눌러 보니까요. 은하수 관현악단과 모란봉 악단 공연 등 여러 북한 악단의 공연 동영상이 많이 올라 있어서, 확실히 북한에 관심 많은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유튜브란 말은 당신을 뜻하는 you와 텔레비전을 뜻하는 tube를 합친 말로 알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당신이 텔레비전을 만든다’, ‘당신이 텔레비전 동영상을 내보낸다’는 의미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동영상을 내보낼 수 있는 건지, 유튜브 사용법 좀 알려주시죠.
기자) 아주 간단합니다. 유튜브 계정은 이메일 주소, 전자우편 주소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데요. 아이디와 암호를 입력해서 계정에 들어간 뒤에, ‘업로드’라고 쓰여있는 단추를 누르고, 올리고 싶은 동영상을 선택하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동영상 제목과 설명 등을 입력하고요. 마지막으로 ‘게시’를 누르면, 다른 사람도 볼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렇게 게시된 동영상을 보면, 그 동안 사람들이 몇 번이나 봤는지 조회수도 알 수 있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 드린 리설주 노래 동영상은 조회수가 54만이 넘습니다. 또 아래 동영상 통계를 눌러보면, 조회수가 변하는 추이를 표로 볼 수 있는데요. 이 동영상은 2012년 8월에 올린 동영상인데, 그 뒤 조회수가 점점 늘어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리설주의 존재가 알려진 바로 그때쯤이었던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2년 7월 초에 모란봉악단 시범공연에서 김정은의 바로 옆에 앉은 여성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궁금증을 자아내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얼마 안 돼서 북한 관영 매체가 김정은 원수의 부인 리설주 동지라고 뉴스에서 보도했죠. 그러면서 리설주가 노래 부르는 모습으로 알려진 이 동영상을 사람들이 찾아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동영상 조회수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고요. 나라별로 통계도 나와 있어서, 동영상을 올린 사람은 어느 나라 사람들이 내 동영상을 많이 봤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또 동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도 알 수 있고, 여러 유튜브 이용자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수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좋아요’, 또는 ‘싫어요’란 단추를 눌러서, 동영상에 대한 내 의견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이 리설주 동영상에는 ‘좋아요’ 수가 ‘싫어요’ 보다 거의 3배 이상 많았습니다. 그리고 아래 의견란을 보니까요. “북한의 의상이나 음악은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다, 창의성이 부족하다”, 이런 의견도 있고요. “리설주가 아주 예쁘다”, 이렇게 쓴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같은 동영상을 보고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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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듣고 계십니다. 유튜브 알아보고 있는데요. 앞에서 처음 동영상을 올린 청년이 유튜브 공동 창립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어떤 사람들이 유튜브를 만들었나요?
기자) 네, 온라인 결제 서비스 회사인 페이팔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라고 합니다. 이 세 사람이 2005년에 유튜브를 창립했는데요. 바로 다음 해인 2006년에 인터넷 검색 서비스 회사인 구글에 팔렸습니다. 지금 유튜브는 구글 지사 가운데 하나인데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처음에는 10분 이내 짧은 동영상만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지금은 몇 시간짜리 영화도 유튜브에 올라와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담은 동영상에서부터 각종 기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동영상, 또 가수나 악단의 노래 홍보용 동영상인 뮤직비디오, 영화, 정치인 홍보 동영상까지 정말 없는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진행자) 이 유튜브가 스타 제조기 역할도 하지 않습니까? 평범한 사람들이 화장하는 법이나 옷 잘 입는 법을 가르치는 동영상을 올려서 유명해지기도 하고요. 심지어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는 동영상으로 인기를 끄는 사람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유튜브 스타란 말도 나왔는데요. 대표적인 사람이 한국 가수 싸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진행자) 싸이의 ‘강남 스타일’, 몇 년 전에 대단한 인기였죠.
기자) 네, 싸이는 원래 한국에서는 유명한 가수였는데요. 2012년에 유튜브에 올린 이 노래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세계적인 스타가 됐습니다. ‘강남 스타일’ 동영상은 조회수 23억을 돌파하면서, 유튜브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 동영상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유튜브 동영상에는 대개 광고가 붙는데요. 싸이는 이 ‘강남 스타일’ 동영상으로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광고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유튜브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 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오바마 걸’ 동영상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아주 매력적인 여성이 오바마에게 반했다면서 노래 부르는 동영상인데, 젊은이들 사이에서 당시 오바마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초에 국정연설을 한 뒤에 유튜브로 유명해진 사람들의 인터뷰에 응하는 식으로 유튜브를 이용해서 젊은이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고요.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 역시, 최근 일본을 방문할 때, 유튜브 스타를 함께 데려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 유튜브가 정치인들에게 자신들의 정책을 알리고 홍보하는 좋은 도구가 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치인들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예전 같으면 정치인이 어쩌다 말실수를 해도 옆에 있던 사람들만 듣고 넘어갔을 텐데요. 요즘에는 그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평생 그 정치인을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겁니다. 좋은 예로 조지 앨런 전 버지니아 상원의원을 들 수 있는데요. 앨런 전 의원은 2006년에 재선 운동을 벌이면서 미국 원주민 인디언 청년을 가리켜 ‘원숭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인종차별주의자 논란이 일었고요. 결국 앨런 전 의원은 재선에 실패했죠.
진행자) 요즘에는 특히 스마트폰, 컴퓨터 기능을 갖춘 손전화로 동영상을 찍어서 바로 유튜브에 올릴 수 있잖아요? 누가 언제, 어디서 동영상을 찍어서 올릴지 모르니까,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자) 네, 그런 개인의 사생활 침해 문제도 있고요. 유튜브 때문에 정치인들이 너무 말을 조심해서 정치의 즉흥성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 같은 경우, 지난 2000년에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 버스 뒤에서 기자들과 만나서 아주 편안하게 얘기를 나누곤 했는데요. 이제는 그런 일을 상상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보좌관들이 미리 써 준 틀에 박힌 얘기만 한다는 거죠.
진행자) 좋든 싫든,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는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 유튜브가 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합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 유튜브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