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의 형량을 다루는 재판이 검찰의 마무리 발언과 변호인 측 최후 변론을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국가안보국, NSA가 무차별로 통화 기록을 수집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연방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집니다. 기온이 아이들의 수학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 소개해 드립니다.
진행자) 자. 지난 2013년에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지난 넉 달 동안 진행됐는데, 오늘 오후에 검찰과 변호인단이 배심원들 앞에서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죠?
기자) 그렇습니다. 배심원들이 범인에게 선고될 형량을 결정하기 전에 양측이 배심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오늘 주어졌습니다.
진행자) 이 시간에 보스턴 마라톤 테러 관련 소식을 종종 전해드렸는데요. 이 사건이 어떤 사건인지 다시 간략하게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인 2013년 4월 15일 보스턴 시에서 열리던 마라톤 대회에서 사제 폭탄 두 발이 터졌습니다. 당시 마라톤 결승선에서 터진 폭탄으로 3명이 죽고 260명 이상이 다쳤죠? 범인은 체첸계 형제였습니다. 키르기스스탄 출신으로 미국에서 살던 타메를란 차르나예프와 조하르 차르나예프 형제였는데요. 이들은 테러를 저지르고 며칠 동안 도망 다니다가 형 타메를란은 죽고 조하르만 사로잡혔습니다.
진행자) 사로잡힌 조하르 차르나예프는 올해 초부터 재판을 받았는데, 배심원들이 차르나예프에게 이미 유죄 평결을 내렸죠?
기자) 네. 지난달에 평결이 나왔는데, 조하르에게 적용된 30개 혐의 모두에 유죄 평결이 나왔습니다. 유죄 평결이 나온 혐의 가운데 17개가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죄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최근에 진행된 재판은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유죄냐 무죄냐를 따지는 게 아닌 거죠?
기자) 아닙니다. 유죄 평결이 나오고 지난 4월 21일부터 다시 시작된 재판은 바로 차르나예프에게 선고할 형량을 배심원이 정하는 재판입니다. 재판을 맡은 조지 오툴 주니어 판사는 이날 재판이 열리기 전에 배심원들에게 임시 석방 없는 종신형이나 사형 가운데 하나만 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형이나 종신형이냐를 결정하는 과정이라면 차르나예프의 변호사들은 역시 사형 선고가 나오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변호인단은 일찌감치 평결에서 유죄가 나올 것으로 전제하고, 사형 선고가 나오지 않도록 배심원들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당연히 이번 재판에서도 이런 노력이 펼쳐졌는데요. 변호인단은 재판 초반 시작 변론에서 테러를 저지를 때 19살이었던 어린 조하르에게 사형이 적절하지 않다면서 종신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변호인단은 13일 최후 변론에서는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극단주의자인 형의 영향을 받은 아이였다면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조하르의 운명을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관련 기사를 보니까 변호인단이 이번 재판 과정에서 종신형을 받은 죄수들이 사는 방을 찍은 사진을 배심원들에게 보여줬다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차르나예프는 종신형을 받으면 콜로라도 주 플로렌스에 있는 연방 교도소에서 일생을 보낼 가능성이 큽니다. 이 교도소는 경비가 삼엄한 곳인데요. 변호인단은 이곳 사진을 보여주면서 조하르가 이 교도소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배심원들을 설득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조하르가 단출한 방에서 죽을 때까지 하루에 23시간을 갇혀 지낼 것이면서 이슬람 순교자로 죽기를 원했던 조하르에게 이런 상황은 죽는 것보다 못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변호인단이 최근 재판에서 눈길을 끄는 증인을 불러내기도 했죠?
기자) 네. 로마 가톨릭에 몸담은 사람으로 사형 제도 철폐 운동을 벌이는 헬렌 프리진 수녀입니다. 프리진 수녀는 사형 제도를 다룬 미국 영화 ‘데드 맨 워킹’에 영감을 준 사람인데요. 최근 변호인 측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프리진 수녀는 증언대에서 용의자 조하르가 자신의 행위를 미안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변호인단은 프리진 수녀의 증언이 차르나예프에게 사형이 선고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을 텐데요. 반면에 검찰 측은 줄곧 차르나예프에게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배심원들을 설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전 재판에서처럼 검찰 측은 이번에도 조하르가 자발적으로 테러에 참여했고 자신이 뭘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 측은 오늘 최후 발언에서 종신형이 사형보다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변호인 측 주장을 반박하고 사형이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받아야 할 형벌이라고 배심원들을 설득했습니다.
진행자) 자. 배심원들이 조하르 차르나예프에 대한 형량을 어떻게 결정하게 되는 건가요?
기자) 배심원이 모두 12명인데요. 지난 재판에서 조하르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던 배심원들이 형량을 결정합니다. 형량은 배심원 12명 만장일치로 결정되죠? 그래서 1명이라도 사형을 반대하면 임시 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되는데요. 배심원들을 재판이 끝난 뒤 바로 평결 작업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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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오늘 미국 연방하원에 눈길을 끄는 법안이 표결에 부쳐진다는 소식이 들어왔는데요? 어떤 법안입니까?
기자) 네. 연방 하원의 민주. 공화 두당이 협력해서 마련한 ‘미국 자유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오는 6월 1일에 효력이 끝나는 애국법 제215조를 고쳤고요. 또 이렇게 개정된 내용이 들어간 애국법 전체의 효력을 오는 2019년까지 연장했습니다.
진행자) ‘애국법’ 215조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지난 2001년 9·11테러가 난 다음 미국 연방 의회가 테러를 막으려고 ‘애국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애국법 가운데 215조가 법원의 비밀 명령으로 정부 기관이 수행하는 조사에 필요한 정보를 관련 기관이 수집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원래 미국에서는 이런 정보를 얻으려면 법원 영장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애국법 215조가 이런 규정을 많이 완화했는데요. 실제로 이 조항을 근거로 미 연방수사국, FBI가 그동안 영장 없이 테러 조직과 관련된 통화 기록을 수집해 왔고요. 테러가 난 뒤 몇 주 뒤부터 비밀리에 미국 내 모든 통화기록을 수집하던 미 국가보안국, NSA도 2006년부터 이 애국법 215조를 근거로 자신들의 활동을 정당화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원래는 테러분자들이 주고받는 기록을 수집해서 테러를 미리 막겠다는 목적을 가진 조항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하지만 이 조항을 두고 그동안 논란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권단체뿐만 아니라 연방 의회 안에서도 이 조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이 조항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무차별로 시민들이 통화한 기록을 수집하는 것이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반대로 이 조항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영장 없이 급하게 테러 정보를 수집해야 할 때가 있다면서, 테러를 막는데 이 애국법 215조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민들의 통화 기록을 무차별로 수집했다는 비난이라면 역시 NSA를 겨냥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전 미 중앙정보국, CIA의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NSA가 비밀 감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죠? 그런데 NSA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반인들의 통화 기록까지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으로 드러나서 문제가 커졌는데요. 이번에 하원에 올라간 ‘미국 자유법안’은 테러와 관계없는 사람들의 통화 기록을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서 최근 미국 연방 법원이 눈길을 끄는 판결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 제2 순회 연방항소법원이 지난 7일 NSA의 무차별 정보 수집이 애국법이 정한 활동 범위를 넘어선다면서 215조가 사실상 '불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자, ‘미국 자유법안’이 오늘 하원에서 통과되더라도 연방 상원에서 표결을 거쳐야 하고요. 또 대통령이 서명해야 생명을 얻는 건데, 이 법안이 어떻게 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아마 발효되기가 어려울 겁니다. 일단 연방 하원에서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도 이 법안을 지지하기 때문에 그렇다면 상원만 통과하면 되는데요. 하지만 상원 통과가 문제입니다. 사실 지난해에도 하원이 비슷한 법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상원에서 발목이 잡혔는데요. 이번에도 연방 상원이 이 ‘미국 자유법안’을 두고 의견이 갈려있어서 법안이 상원 표결을 통과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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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네.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날씨가 더우면 뭘 하든 짜증이 많이 나죠? 그런데 최근에 미국 학자들이 이 더위와 수학 점수 사이에 연관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서 눈길을 끌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샌디에이고 교정의 조슈아 지빈 교수와 동료 연구자 2명이 국립경제조사국 이름으로 발표한 논문에 담긴 내용입니다. 어린이 약 8천 명을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나온 결론이라는데요. 기온이 올라가면 아이들의 수학 점수가 낮게 나온다는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기온에 따라 점수가 얼마나 차이가 난다는 말인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조사를 해보니까요. 온도가 섭씨 21도가 넘어가면서부터 아이들 수학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섭씨 26도 이상부터는 성적이 확연하게 떨어졌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론 온도가 섭씨 21도에서 약 30도 정도가 되면 수학 성적이 1.6% 포인트 정도 하락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높은 기온이 수학 점수에 영향을 미치지만, 하지만 읽기 점수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이 과연 뭘까요?
기자) 네. 연구진은 열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했는데요. 사람 머리가 열량을 많이 쓰고, 또 이렇게 열량을 소비하면서 열을 만들어내는데, 더운 곳에서는 사람 몸이 머리에서 나오는 열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두뇌가 열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뭔가를 기억하는 것 같은 두뇌 활동에 영향을 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 그런데 전에도 이번 발표와 비슷한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지빈 교수가 이끄는 학자들이 발표한 내용이었는데요. 날씨가 더운 날에는 경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번 연구는 높은 기온이 생산성뿐만 아니라 지적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혀낸 거죠. 그뿐만 아니라 군대 쪽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는데요. 더운 환경에서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는 병사가 시원한 곳에 있는 병사보다 실수를 더 많이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