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연방 인사관리처 OPM의 전산망이 해킹당해 많은 연방공무원의 신상정보가 새나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해킹 배후가 중국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5월 미국 안에서 일자리 28만 개가 새로 생겼다는 소식입니다. 세계 최초로 두개골-두피 이식수술이 미국에서 성공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인데요. 5일 미국 내 주요 언론들이 연방 인사관리처 OPM의 전산망에 들어있는 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됐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인사관리처, 영어 약칭으로 OPM이 5일 성명을 내고 외국 해커가 OPM 전산망을 해킹해서 정보를 빼내 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해킹’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무단으로 들어가서 정보를 훔치거나 프로그램을 망치는 일을 말하고요. 또 이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을 ‘해커’라고 하죠? 그런데 이번에 OPM 전산망을 겨냥한 해킹으로 약 4백만 명에 달하는 전·현직 연방공무원의 정보가 새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유출된 정보는 구체적으로 전·현직 연방공무원들의 이름과 사회보장번호, 생년월일, 그리고 주소 등이라고 합니다. OPM 측은 지난 4월에 전산망이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조사를 해보니까 지난해 말부터 해킹이 시작됐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OPM이 뭘하는 조직인가요?
기자) 네. OPM이라고 하면 일반 회사에 있는 인사부를 생각하면 됩니다. 회사 인사부는 직원의 임용이나 해임, 평가 따위와 관계되는 일을 하는데요. OPM은 구체적으로 연방공무원과 관련된 기록과 이들의 보안등급을 관리합니다.
진행자) 연방공무원과 관련된 정보 유출로는 요 몇 년 새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이게 누구 짓인지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다만 중국 쪽에서 공격이 들어왔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 FBI가 누가 해킹을 시작했는지 조사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름을 밝히지 않는 몇몇 관리들은 이번 해킹이 중국 해커들 짓이 분명하다고 언론에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관리들은 중국 정부가 뒤에서 이번 해킹을 사주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미국 정부도 아직 공식적으로 중국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언론을 중심으로 중국 배후설이 흘러나오는 건데, 중국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당연히 강하게 반발했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먼저 주하이콴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이 해킹 배후라는 언론 보도가 무책임하고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말라고 주미 중국대사관이 미국 정부에 경고했다고 보도했고요. 또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회견에서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배후를 중국으로 추정하는 건 비과학적이고 무책임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유력 신문인 뉴욕타임스의 보도로는 이번에 중국 해커들에게 전산망이 뚫린 곳이 OPM말고 또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뉴욕타임스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서 이번에 OPM 전산망을 휘저은 중국 해커들이 미국의 대형 의료보험회사인 앤섬과 프레메라의 전산망도 해킹한 것으로 보인다고 5일 보도했습니다. 프레메라사 같은 경우 해킹으로 고객 1천10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됐고요. 앤섬사는 고객 8천만 명의 정보가 새나간 것으로 추측됩니다.
진행자) 전에도 중국이 미국 내 전산망을 해킹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 문제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큰 논쟁거리가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1년 전에 미국 법무부가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해커 5명이 미국 기업 전산망을 해킹해서 훔친 정보를 중국 국영 기업에 제공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죠? 사실 지난 3년 동안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 중요한 현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해킹, 즉 사이버 공격 문제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 미국 연방정부 전산망을 노리는 해킹이 자주 벌어지는군요?
기자) 그렇죠? 지난해 여름에도 누군가가 역시 이 OPM 전산망에 침입했는데요. 당시에 해커들은 일급비밀 취급 인가증을 신청한 연방공무원 수만 명의 정보를 노렸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엔 국무부와 백악관의 전자우편 계정이 해킹당했죠? 이건 러시아에 있는 해커들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당시 외부 침입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전자우편 가운데 비밀로 분류되지 않은 전자우편 일부를 훔쳐간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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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시각으로 5일 아침에 중요한 경제 지표가 나왔는데, 바로 일자리 관련 통계죠?
기자) 그렇습니다. 5일 미국 노동부가 일자리 시장과 관련된 지표들을 발표했습니다. 집계 결과 지난 5월에 미국 안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가 모두 28만 개였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5월 실업률은 4월보다 조금 오른 5.5%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만큼 나온 셈인가요?
기자) 신규 일자리 수 같은 경우는 원래 약 22만 개로 예상했는데, 예상을 넘어서 28만 개가 나온 거고요. 실업률은 4월 실업률인 5.4%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0.1% 포인트 오른 수치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미국 안에서 새로 생기는 일자리 수가 최근 계속 늘어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3월에 신규 일자리 수가 약 12만 개였고, 4월에는 약 22만 개였습니다.
진행자) 일자리와 관련된 통계 항목에서는 또 시간당 임금도 있는데, 이건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5월에 8센트가 올라서 시간당 24달러 96센트가 됐습니다. 이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2% 정도 오른 수준입니다.
진행자) 통계 자료를 보면 고용 시장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럼 미국 사람들 살기가 좀 나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 전문가들 평가가 엇갈리는데요. 먼저 좋게 보는 쪽은 특히 시간당 임금이 오르는 추세가 임금 노동자들에게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런 현상의 혜택을 보는 건 아니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는데요. 이들은 새로 생긴 일자리가 주로 기술자나 컴퓨터 전문가 같이 숙련된 기술직에서 생겼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을 가지지 않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힘들게 산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은 또 실업률이 많이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도 미국 안에서 1천7백만 명이 직업이 없거나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금융산업을 뜻하는 월스트리트 쪽에서 어제 (5일)에 나온 일자리 관련 수치에 신경을 곤두세웠다고 하는데, 무슨 이유에선가요?
기자) 네. 요즘 월스트리트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바로 미국의 재정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 즉 연준이 언제 이자율을 올릴 것이냐는 문제라서 그렇습니다.
진행자) 그럼 고용 시장하고 이자율이 관계가 있다는 말인데, 그러면 월스트리트가 이자율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이자율에 따라서 월스트리트가 거두는 수익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자율이 올라가면 월스트리트가 거두는 수익이 줄어듭니다. 왜냐하면, 이자가 오르면 돈이 월스트리트를 빠져나와서 이자를 더 주는 곳으로 이동하고요. 또 경기가 움츠러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월스트리트는 원래 이자율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진행자) 그럼 고용시장하고 이자율하고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기자) 네. 고용시장이 좋아진다는 건 경기가 살아난다는 말이죠? 경기가 살아나면 시장에 돌아다니는 돈이 늘어난다는 뜻도 되는데요. 그렇게 되면 연준 같은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올려서 돈을 거둬들이면서 경기를 진정시킵니다.
진행자) 아… 그러니까 연준이 이자율을 올리까 봐 월스트리트가 일자리 관련 지표에 관심이 있는 거로군요? 그럼 이번에 상황이 좋아진 것으로 나왔는데, 연준이 이자율을 올릴 가능성이 커진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많은 경제전문가는 연준이 이자율을 올리기에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고용 관련 지표는 개선됐는데, 국내총생산, GDP나 환율같이 아직 충분하게 회복되지 않은 분야가 있어서 이자율을 올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국제통화기금, IMF가 미국 경제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권고를 했죠?
기자) 네. IMF가 지난 4일 미국 경제 성장률이 아직 충분하지 않고 또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서 내년 전반기까지 이자율을 올리지 말라고 미국 측에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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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네.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최근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한 의료기관이 시행한 이식수술이 미국 안에서 화제가 되고 있죠?
기자) 네. 미국 휴스턴 감리교 병원과 암 치료로 유명한 MD 앤더슨 암 센터가 사상 최초로 사람 두개골과 두피를 이식하는 데 최근 성공했습니다. 두개골이라면 머리뼈를 말하고 두피는 머리를 덮는 머릿가죽을 뜻하죠? 이번에 다른 사람의 두개골과 두피를 이식받은 사람은 올해 55세인 짐 보이슨 씨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보이슨 씨는 무슨 사연이 있어서 남의 두개골과 두피를 이식받은 건가요?
기자) 네. 보이슨 씨는 평생 중한 병에 시달렸습니다. 보이슨 씨는 5살 때부터 당뇨병으로 고생했는데요. 지난 1992년에 당뇨합병증이 와서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았습니다. 그런데 남의 장기를 이식받았기 때문에 거부 반응을 막으려고 약을 먹었는데요. 이 약이 부작용을 가져와서 보이슨 씨는 ‘평활근육종’이라는 흔하지 않은 병에 걸립니다.
진행자) ‘평활근육종’이라면 저도 처음 들어보는 병인데요?
기자) 그렇죠? 이 병은 사람 몸의 연한 근육을 망가뜨린다는데요. 보이슨 씨 같은 경우에는 머리털이 박혀 있는 두피 밑 근육이 손상됐습니다. 또 이런 상태에서 항암치료를 오래 받으면서 머리뼈도 상했는다는데요. 문제는 머리에 난 상처가 아물지를 않았답니다. 이런 가운데 보이슨 씨는 살기 위해서 다시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는 수술을 해야 했는데, 머리에 상처가 회복되지 않아서 한동안 이식수술을 못 받았답니다.
진행자) 그래서 두개골과 두피를 이식받은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이슨 씨를 담당하던 의사가 생각해 내서 결국 실행에 옮겨졌는데요. 2주 전에 의사 약 12명과 보조 의료요원 40명이 약 15시간 동안 수술을 했습니다. 의료진은 보이슨 씨 머리에서 상한 머리뼈와 두피를 들어내고 기증받은 가로, 세로 약 25cm 정도 되는 두개골과 넓이가 38cm 정도 되는 두피를 보이슨 씨 머리에 이식했습니다. 또 동시에 신장과 췌장도 이식했는데요. 수술을 한 지 2주가 지났는데, 경과가 아주 좋아서 이식수술이 성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굉장히 어려운 수술이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남의 두개골과 보이슨 씨의 남아 있는 두개골을 연결하는 작업이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뼈도 작은 혈관으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보이슨 씨의 원래 두개골과 이식하는 두개골의 혈관을 연결하는 작업이 아주 힘들고 고된 과정이었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이렇게 옛날에는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던 이식수술이 요즘 성공하는 사례들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얼굴 이식수술인데요. 지난 2005년에 처음 성공해서 지금까지 24건 이상 성공했습니다. 또 손 이식수술도 전 세계에서 70건 이상 성공했고요. 지난해 10월에는 한 스웨덴 여인이 이식받은 자궁으로 아이를 낳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