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흑인 9명이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남부연합기’를 둘러싼 논쟁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유력 회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들과 일반 노동자가 받는 보수가 300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소식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프로골프계의 신성인 조던 스피스 선수가 US 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 수요일 (17일) 저녁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시에 있는 한 교회에서 백인 청년이 흑인 9명을 살해해서 지금 미국이 한창 시끄러운데요. 이 사건을 계기로 ‘남부연합기’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살인 용의자 딜런 로프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남부연합 깃발을 들고 찍은 사진이 공개됐고요. 또 용의자가 이 깃발 문안이 들어간 번호판을 차에 달고 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 정부 청사 근처에 ‘남부연합기’가 걸려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남부연합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논란의 핵심은 이 깃발을 내리는 문제라고 하는데, ‘남부연합기’를 왜 내리라는 겁니까?
기자) 왜냐하면 이 깃발이 미국의 어두웠던 역사와 관계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진행자) 어두웠던 역사라면 역시 ‘노예제도’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미국이 노예제도 때문에 19세기에 내전을 치렀죠? 그게 그 유명한 ‘남북전쟁’인데요. 그때 노예제도를 지지하면서 미국 연방에서 떨어져 나간 몇몇 남부 주들이 만든 나라가 바로 ‘남부연합’입니다.
진행자) 그럼 ‘남부연합기’는 당시 전쟁에서 북부 연방과 싸운 남부를 상징하는 깃발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남북전쟁이 끝나고 ‘남부연합’은 없어졌어도 ‘깃발’은 그대로 살아남았다는 점입니다. 지금도 많은 남부 사람은 이 깃발이 남부의 전통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미국에 사는 많은 사람은 이 ‘남부연합기’를 보면 노예제도, 그리고 60년대까지 미국에 남아있던 흑백차별을 떠올리면서 상당히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진행자) 그래서 이번 참사를 계기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정부 청사 근처에 걸려있는 ‘남부연합기’를 내리라는 압력이 커진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정부가 깃발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인터넷 단문전달 사이트인 트위터에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남부연합기’를 내리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의회에서도 이제 ‘남부연합기’를 치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가 사실 민주당보다는 공화당 쪽에 껄끄러운 문제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무래도 사우스캐롤라이나 같은 남부 지역이 공화당의 지지기반이라서 그렇죠? 그래서 많은 공화당 정치인이 현지 주민들의 눈치를 보면서 ‘남부연합기’를 내리라는 말을 선뜻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서는 사람들은 어떤 태도를 보이나요?
기자) 네. 먼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 토요일 (20일)에 성명을 냈는데요. 이 성명은 사우스캐롤라이나가 옳은 일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젭 부시 전 주지사는 지난 2001년 플로리다 주 정부 건물 밖에 있던 ‘남부연합기’를 치우라고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또 플로리다 주의 마르코 루비오 연방상원 의원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이 바르게 선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는데요. 하지만 두 사람은 ‘남부연합기’를 내려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반대로 ‘남부연합기’를 옹호하는 후보도 있나요?
기자) 있습니다. 현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상원 의원이면서 공화당 경선에 나가는 린지 그레이엄 의원인데요. 그레이엄 의원은 지난주 언론과의 회견에서 ‘남부연합기’가 자신들 문화의 하나라면서 이 깃발을 내거는 행위를 옹호했는데요. 하지만 그레이엄 의원이 깃발을 내리도록 촉구하기로 마음을 바꿨다는 보도가 조금 전에 들어왔습니다. 이밖에 아칸소 주지사를 지낸 마이크 허커비 후보는 과거에 외부인이 아닌 사우스캐롤라이나가 이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정작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이와 관련해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니키 헤일리 주지사는 ‘남부연합기’를 내리라는 주장에 지금까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헤일리 주지사의 보좌관들은 이 문제를 주 의회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한 사우스캐롤라이나 현지 언론은 22일 오후에 헤일리 주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남부연합기'를 내릴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 때문에 지금 미국 안에서 새삼 인종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데, 오늘 (22일)에도 이 인종 문제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소식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한 백인 우월주의 단체의 대표가 공화당 측에 정치자금 수만 불을 기부했는데, 이번에 공화당 경선에 나가는 랜드 폴,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과 릭 샌토럼 전 상원 의원도 이 돈을 받았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또 바락 오마바 대통령이 한 인터넷 방송과 한 회견에서 한 말도 화제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 회견에서 미국이 여전히 인종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깜둥이’이란 말을 써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참고로 영어 ‘n-’으로 시작되는 이 말은 미국 사람들이 쓰기를 꺼리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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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내 기업들의 최고경영자가 일반 노동자보다 한 해 평균 300배 더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진보적인 성향을 지닌 ‘경제정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조사결과인데요. ‘경제정책연구소’는 ‘CEO’, 즉 기업 최고경영자와 일반 노동자가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이 작년(2014년) 기준으로 약 30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기사를 보니까 구체적으로는 303배 차이가 난다는데, 그럼 최고경영자들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받고 있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2014년에 미국 35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받은 보수가 얼마나 되는지 봤더니, 평균 1천630만 달러였습니다. 이 액수는 재작년 (2013년)보다는 약 4%, 그리고 지난 2009년과 비교하면 약 54%가 오른 수준입니다. 참고로 통계에 들어가는 최고경영자의 보수에는 급여 외에 최고경영자들이 2014년에 행사한 ‘스톡옵션’의 가치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스톡옵션’이란 게 뭐죠?
기자) 네. 이건 한 기업이 회사 임직원에게 자사 주식을 낮은 가격에 샀다가 나중에 팔 수 있도록 하는 걸 말하는데요. 스톡옵션을 행사했다는 건 회사로부터 받은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팔았다는 뜻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2014년에 일반 노동자들은 최고경영자가 받는 돈의 300분의 1을 받은 셈인데, 300분의 1이라면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미국 사람들의 소득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대표적인 수치로 가구당 중간소득이 있는데요. 소득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센티어 리서치’의 조사를 보면 미국의 가구당 중간소득은 올해 4월 기준으로 약 5만4천 달러로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지금 격차인 303배가 가장 큰 격차라고 할 수 있나요?
기자) 아닙니다. 지난 2000년이 정점이었는데요. 당시 격차가 약 376배가 넘었습니다. 참고로 지난 1965년 최고경영자와 노동자의 보수 격차는 20대 1이었습니다.
진행자) 1965년에는 격차가 고작 20배였다면 그동안 최고경영자의 보수가 굉장히 많이 오른 셈이네요?
기자) 물론입니다. 최고경영자의 보수는 정말 가파르게 상승했는데요. ‘경제정책연구소’ 조사를 보면, 지난 1978년부터 2014년 사이에 최고경영자가 받는 보수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거의 1,000%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굉장하죠? 물론 최고경영자 보수와 관련이 있는 주식지수도 이 기간에 많이 오르긴 했습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 연봉 상승률은 주식지수 상승률의 2배였습니다. 특히 미국 경제가 한창 좋던 지난 1990년 중반부터 2000년 사이에 최고경영자의 연봉이 약 4배 정도 뛰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고경영자 보수가 크게 올라도 노동자들 급여도 오르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텐데, 어떻습니까?
기자) 그런데 문제는 같은 기간에 노동자들의 연봉은 고작 10.9%만 늘었다는 점입니다. 노동자 소득은 잘 오르지 않고 최고경영자 연봉은 하늘을 모르고 치솟으면서 이렇게 격차가 커진 겁니다.
진행자) 최고경영자가 너무 많은 돈을 가져가면 다른 직원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죠? 쉽게 생각하면 다른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돈이나 혜택이 줄어드는 결과를 생각할 수 있을 텐데요. 미국에서 가장 큰 노동조합인 ‘미국 노동총연맹 산업별 조합회의’ 집계를 보면 지난 1990년대 초반 큰 회사 최고경영자의 보수가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의 10% 정도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20%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제정책연구소’의 책임자 로런스 미셸 씨는 최고경영자들이 많이 가져가면 가져갈수록 다른 사람들 몫이 줄어든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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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미국 사람들이 골프를 참 좋아하는데요. 일요일 (21일) ‘US 오픈’ 우승자가 가려졌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들어볼까요?
기자) 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출신인 조던 스피스가 미국 워싱턴 주 체임버스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115회 US 오픈에서 우승했습니다. 스피스는 21일 벌어진 마지막 경기에서 멋진 기량을 선보이면서 최종합계 5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는데요. 2위를 불과 1타 차로 아슬아슬하게 따돌리고 극적으로 우승했습니다.
진행자) 관련 기사를 보니까 스피스가 이번에 프로골프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웠다고 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스피스는 두 달 전에 ‘마스터스’ 골프 대회에서도 우승했는데요. 이번에 US 오픈까지 석권함으로써 같은 해에 마스터스와 US 오픈을 석권한 6번째 선수가 됐습니다. 조던 스피스 전에는 크레익 우드, 벤 호건,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메이저 대회’란 게 뭘 말하나요?
기자) 그러니까 역사라든가 상금, 그리고 명성 등을 고려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알아주는 골프 대회를 말합니다. 남자 프로골프에서는 메이저 대회가 4개 있는데요. ‘브리티시 오픈’ ‘US오픈’ ‘PGA챔피언십’, 그리고 ‘마스터스’입니다.
진행자) 프로 골프에서 한해에 메이저 2승이란 대기록을 세웠는데, 이런 대기록을 세웠다고 하면 보통 나이가 지긋한 선수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실 조던 스피스는 어린 선수죠?
기자) 그렇습니다. 21일을 기준으로 스피스의 나이는 21살 10개월입니다. 미국 나이로 22살이 채 안 됐는데요. 스피스는 1922년 진 사라센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메이저대회 2승을 기록한 선수가 됐고요. US 오픈에서는 1923년 바비 존슨 이후 최연소 우승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메이저 프로 골프 대회가 몇 개나 남아 있나요?
기자) 네. ‘마스터스’하고 ‘US 오픈’이 끝났고, 이제 ‘브리티시 오픈’하고 ‘PGA 챔피언십’이 남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스피스 선수가 나머지 2개 대회도 우승할 기회가 있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러면 한 해에 메이저 대회 4개를 우승하는 건데, 이런 걸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라고 합니다. 이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대기록 중의 대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금도 한창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는 조던 스피스 선수가 올해 나머지 메이저 대회 2개도 석권하는 대역사를 만들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골프의 황제라고 하면 당연히 미국의 타이거 우즈 선수를 꼽았는데요. 이제 미국 출신의 새로운 골프 황제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네요?
기자) 맞습니다. 한때 세계 프로골프계를 호령했던 타이거 우즈는 이번 US오픈에서 초라한 성적으로 초반에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미국 프로골프계는 타이거 우즈를 보내고 조던 스피스라는 새로운 골프 황제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