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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패션잡지 글래머, 탈북자 이현서 사연 소개


탈북자 이현서 씨 (자료사진)
탈북자 이현서 씨 (자료사진)

미국의 유명 패션전문 월간지에 탈북자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미국 신문이나 시사잡지에 탈북자들이 소개된 적은 많지만 패션전문지에 탈북자 이야기가 실리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자 이현서 씨가 미국의 패션전문 월간지 ‘글래머’에 소개됐습니다.

미국에서 여성들이 가장 많이 보는 잡지 가운데 하나인 이 잡지는 최신호인 7월 호에서 ‘진실을 말하는 사람 (The Truth Teller)’ 이란 제목으로 이 씨의 탈북 과정과 이후의 활동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이 씨는 잡지에 7 살 때 처음 공개처형 장면을 목격했다며, 그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잡지는 이 씨가 17 살 때 친척집에 잠시 다녀오기 위해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갔다며, 하지만 중국에 도착한 직후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면 가족들과 함께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거나 심하면 처형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씨는 중국에서도 신분이 노출될 경우 북한으로 강제송환돼 처벌을 받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잡지는 덧붙였습니다.

이 씨는 어머니에게 급하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어디 있는지 전한 뒤 5년 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식당종업원으로 일하면서 돈을 모았고 2008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탈북 때문에 어머니와 동생이 외딴 산골마을로 끌려가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이 씨는 가족들에게 연락해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 근처로 나오라고 한 뒤 직접 그 곳으로 달려가 가족들을 구출했다고, 잡지는 전했습니다.

이 씨가 가족들과 다시 만난 것은 12년 만이었습니다.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 서울에 살고 있는 이 씨는 북한의 끔찍한 상황을 세상에 알리고 탈북자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잡지는 밝혔습니다.

이 씨는 세상 사람들에게 세상의 다른 쪽의 삶이 어떤지 알려야 할 의무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정권이 끔찍한 인권 침해를 자행하는 상황에서 침묵할 수는 없다며, 계속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35살인 이 씨는 지난 2013년 탈북자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강연무대인 테드에서 북한의 인권 실상을 고발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녹취: 이현서 강연 동영상]

이 동영상은 현재 테드 웹사이트에서 조회수가 4백10만 건을 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씨는 이밖에도 지난해 유엔 안보리에서 ‘아리아 포뮬러 방식’으로 열린 북한인권 상황에 관한 비공식회의에서 증언했고, 노르웨에서 열린 국제 인권행사 ‘오슬로 자유포럼’에 연사로 나섰습니다.

이 씨는 다음달 초 자신의 경험을 담은 영문 수기 ‘7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 어느 탈북자의 이야기 (The Girl with Seven Names: A North Korean Defector’s Story)’를 출간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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