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요즘 미국 언론들이 다루는 과학 기사를 보면 많이 나오는 주제가 바로 명왕성 탐사선에 관한 겁니다. 왜냐하면, 탐사선이 곧 명왕성에 가깝게 갈 참이라 그런데요. 오늘 알아볼 주제는 바로 명왕성 탐사선 ‘뉴허라이즌스’입니다.
진행자) ‘뉴허라이즌스’호는 미국이 보낸 탐사선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뉴허라이즌스’는 미 항공우주국, 나사가 지난 2006년 1월 19일 아틀라스 로켓으로 쏘아 올린 탐사선입니다. 이 명왕성 탐사 계획은 처음 제안이 나오고 탐사선이 발사되기까지 14년이 걸렸는데요. 나사는 이 사업에 지금까지 약 7억 달러를 썼습니다.
진행자) 탐사선 ‘뉴허라이즌스’가 그동안 약 9년 반이나 우주를 항해한 건데, 지구에서 명왕성이 꽤나 먼 모양이네요?
기자) 꽤가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멀죠? km로 환산하면 지구에서 약 59억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탐사선이 보내는 신호가 지구로 오는데 4시간 이상 걸린다고 하니까 ‘뉴허라이즌스’가 얼마나 멀리 있는지 실감할 수 있죠.
진행자) 이렇게 먼 거리를 날아간 ‘뉴허라이즌스’가 다음 주 중에 명왕성에 닿는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여기 미국 동부시각으로 7월 14일 오전 7시 50분경, 그러니까 한반도 시각으로는 14일 저녁 9시경에 명왕성으로부터 아주 가까운 거리로 들어갑니다.
진행자) 가까운 거리로 들어간다는 말은 ‘뉴허라이즌스’호가 명왕성에 착륙하는 건 아닌 가 보네요?
기자) 네. 명왕성에 착륙하는 것이 아니라 명왕성에서 약 1만2,500km 떨어진 곳을 시속 5만km라는 엄청난 속도로 지나가는 겁니다. 시속 5만km라면 정말 엄청나게 빠른 거죠.
진행자) 그런데 궁금한 것이 이왕 스치고 지나갈 거면 더 가깝게 지나가지 굳이 1만2,500km나 떨어져서 지나가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다 이유가 있는데요. 이 거리는 근접촬영을 하면서 명왕성의 인력권에 빨려들어가지 않고 스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거리라고 합니다.
진행자) ‘뉴허라이즌스’의 임무 가운데 중요한 것이 명왕성의 사진을 찍는 것일 텐데, 1만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저렇게 빨리 지나가면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요즘엔 기술이 발전해서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가령 탐사선에 달린 사진기로 저 거리에서 미국 뉴욕에 있는 맨하튼을 찍으면 맨하튼 중앙공원에 있는 작은 호수들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는군요.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언론 보도에 나온 ‘뉴허라이즌스’호의 사진을 보면 크기가 상당히 작던데요. 그건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네. ‘뉴허라이즌스’호는 높이 0.7m, 길이 2.1m, 그리고 넓이가 2.7m로 크기가 작은 편입니다. 무게도 약 470kg에 불과한데요 . 이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몸체가 커지면 이것 저것 장비를 많이 실을 수 있지만, 단점이 동력을 많이 먹기 때문이죠. ‘뉴허라이즌스’같이 먼 거리를 항해해야 하는 경우에는 주로 태양빛을 동력으로 쓰는데, 명왕성 같이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면 동력을 얻는데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탐사선 몸체를 줄여서 동력 소비량을 줄인 겁니다.
진행자) 그럼 몸통이 작아서 장비를 많이 실을 수 없었겠군요?
기자) 그렇지도 않습니다. 탐사에 필요한 필수적인 장비는 다 갖췄습니다. 주요 장비로는 명왕성 대기에서 나오는 각종 분자들을 탐지하는 기기, 고해상도 카메라, 그리고 대기를 분석하고 어두운 곳의 온도를 측정하는 장비 등이 실렸습니다. 작은 몸집에 필요한 장비는 다 실은 셈이죠.
진행자) 그러면 ‘뉴허라이즌스’호는 명왕성 탐사를 끝으로 임무를 다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탐사선 ‘뉴허라이즌스’는 명왕성에 접근해서 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명왕성과 명왕성 주변에 있는 위성들의 정보를 수집하고요. 2017년경부터 먼 우주로 나갈 예정입니다.
진행자) 먼 우주라면 구체적으로 어딜 말하나요?
기자) 네. 나사는 ‘뉴허라이즌스’를 이용해서 2020년경에 태양계 외곽에 있는 이른바 ‘카이버벨트’를 탐사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이버벨트’라면 해왕성 바깥쪽에 있는 얼음과 바위 덩어리로 구성된 별의 무리를 말하죠? 명왕성도 이 '카이버벨트' 안에 속해 있는데요. 만일 ‘뉴허라이즌스’가 ‘카이버벨트’를 탐사한 뒤에도 계속 작동하면 이미 태양계 바깥으로 나간 탐사선 보이저 1, 2호처럼 아직 인류가 알지 못하는 우주를 계속 탐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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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명왕성 탐사선 ‘뉴허라이즌스’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요즘 많은 과학자가 ‘뉴허라이즌스’가 보내올 정보를 고대하고 있다는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지금까지는 명왕성에 대해서 단편적인 정보만 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명왕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그런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에 인류가 명왕성을 처음으로 탐사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약 40년 전에 미국이 쏘아올린 보이저1호와 2호가 이미 명왕성을 탐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명왕성 탐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보이저 1호는 목성과 토성 탐사가 주된 임무였고요. 그리고 보이저 2호는 해왕성과 천왕성을 전문적으로 관측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명왕성이 이제는 태양계에 속하는 행성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옛날에는 태양계 행성이라면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라고 해서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가장 마지막에 있는 행성으로 쳤는데요. 지난 2006년 국제천문연맹이 몇 가지 이유를 들어서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에서 뺐습니다. 재미있는 건 ‘뉴허라이즌스’호가 지구를 떠날 때는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진행자) 전, 사실 개인적으로는 ‘뉴허라이즌스’호가 많은 과학자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카이버벨트’를 탐사할 예정이라는 사실에 더 눈길이 가거든요?
기자) 그렇죠? '카이버벨트'에는 46억년 전에 태양계가 형성될 때 떨어져 나온 잔해들이 모여있는데요. 많은 천문학자는 이곳에 ‘뉴허라이즌스’호가 갈 수만 있다면 태양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을 알게 해주는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따라잡기’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