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참석한 토론회가 3일 뉴햄프셔 주에서 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3일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처음으로 정부 빚을 갚지 못했다는 소식입니다. 미국 델타항공이 사냥기념품의 운송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미국 폭스뉴스 방송이 주관하는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가 오는 목요일 (6일)로 다가왔는데요. 이 토론회에 앞서 월요일 (3일) 저녁에 뉴햄프셔 주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참석한 토론회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햄프셔 주에서 나오는 유력 신문인 ‘뉴햄프셔 유니언 리더’가 주관한 행사였는데요. 이날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행사에 공화당 경선에 출마한 후보 14명이 참석해서 자신의 정견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행사가 첫 번째로 열린 공화당 후보 토론회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누가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후보들을 말하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요.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씨, 그리고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또 후보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경선 대열에 합류한 짐 길모어 전 버지니아 주지사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현역 연방 상원의원 가운데 3명, 테드 크루즈, 랜드 폴, 그리고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의회 일정 때문에 직접 나오지는 않고 영상으로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처음 열리는 토론회인 데다가 대선에서 나름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라 눈길을 끌었는데, 토론회가 잘 진행됐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진행 시간이 2시간으로 충분하지 않은 데다가 참석자가 무려 14명이나 돼서 사실, 그렇게 내실 있는 행사가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토론회 진행 방식은 후보들이 개별적으로 두 번씩 연단에 나와서 사회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이었는데요. 후보들 사이에 서로 묻고 대답하는 절차는 없었습니다.
진행자) 시간이 너무 부족하니까 후보들이 서로 묻고 답할 여유가 없었을 텐데요. 각종 현안에 대해서는 어떤 말들이 나왔나요?
기자) 사실, 이런저런 현안과 관련해서 몇몇 제안을 빼놓고는 특별하게 눈길을 끄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특히나 막말로 논란이 됐지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씨에 대해서 다른 후보들이 어떻게 말할지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는데요. 자기 얘기 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해서 그랬는지 트럼프 씨에 대한 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관련 기사를 보니까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발언이 그나마 화제가 됐다고 하던데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관련된 말이었죠?
기자) 네. 발언의 핵심은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을 믿을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기자) 자기가 클린턴 부부를 20년 동안 겪어 봐서 두 사람이 얘기하는 방식에 매우 익숙한데,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그랬지만, 아내인 힐러리 클린턴도 믿을 수가 없다는 대충 그런 말입니다. 이건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재직 기간에 개인 전자우편 계정을 쓴 것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말이었는데, 현장에서 이 발언을 들은 청중들이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자, 그럼 이제 관심은 다시 목요일 (6일) 저녁에 열릴 폭스뉴스 토론회로 쏠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이 토론회는 지지율 순위로 10명만 참석시키기로 해서 화제인데요. 이런 가운데 지지율을 조사한 최신 결과가 화요일 (4일) 아침에 나왔죠?
기자) 네. 6일 토론회를 여는 폭스뉴스가 발표한 결과인데요. 공화당 예비선거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유권자 가운데 26%가 도널드 트럼프 씨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서 트럼프 씨가 경쟁자들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2위는 그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젭 부시가 15%로 2위였습니다. 그 뒤로는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9%, 다음 의사 출신인 벤 카슨 후보가 7%, 그리고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6%로 공동 5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후보하고 젭 부시 후보하고 차이가 크게 나는군요?
기자) 그렇죠? 두 자리수 차이가 나는데요. 몇 주 전에 나왔던 폭스뉴스 조사에서 트럼프 씨 지지율이 18%였는데, 그새 8% 포인트나 올랐습니다. 그런데 더 눈길을 끄는 항목은 두 달 전에 나온 다른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성향 유권자 가운데 트럼프 후보에게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이 59%에 달했는데요. 이번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33%로 많이 줄었다는 점입니다. 이걸 보면 트럼프 씨에 대한 거부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사그라지는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6일에 열릴 토론회에 나올 후보들은 오늘 아침에 나온 지지율 조사 결과로 확정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폭스뉴스는 미국 동부시각으로 화요일, 그러니까 8월 4일 오후 5시까지 나온 전국 여론조사 5개의 결과를 평균 내서 지지율 순으로 10명을 뽑습니다.
진행자) 자, 이번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측 조사 결과도 나왔죠? 물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부동의 1위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 예비선거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사람들을 가운데 51%가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민주당 내 적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22%로 나왔기 때문에 그냥 봐서는 클린턴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섭니다. 하지만 클린턴 진영에 걱정거리가 지지율이 점점 떨어진다는 점인데요. 한달 전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61%였고요. 2주 전에는 59%였습니다. 반면에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뒤에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출마설이 솔솔 나오고 있는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13% 지지를 얻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푸에르토리코라고 하면 미국 영토지만, 정식 주가 아니고. 이른바 ‘자치령’에 속하죠?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거액의 빚에 시달리고 있는 푸에르토리코가 결국 월요일 (3일)에 갚아야 할 채무를 갚지 못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푸에르토리코 공공금융공사가 원금과 이자를 합쳐 총 5천8백만 달러를 상환해야 했는데요. 하지만 그 가운데 약 60만 달러만 갚고 나머지 돈을 상환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금융용어로 이런 상태를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디폴트 된 빚은 채권에 따라온 채무였죠?
기자) 네. 푸에르토리코 정부개발은행 산하 공공금융공사가 학교를 건설하고 매립지를 만들기 위해 발행한 채권에 딸린 채무입니다. ‘채권’이라면 국가나 지방 자치 단체, 그리고 기업 등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발행하는 유가 증권을 말하죠? 채권을 발행하면 일정한 기간이 지난 뒤에 원금에다가 이자를 얻어서 채권을 산 측에 돌려줘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문제는 디폴트 사태가 이제 시작이라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푸에르토리코가 진 빚이 이것만 있는 게 아니라 모두 720억 달러에 달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이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다는 거죠? 지난 6월 말에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파디야 푸에르토리코 주지사가 정부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면서 푸에르토리코가 진 부채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푸에르토리코가 어쩌다가 이렇게 빚더미에 오른 건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근본 원인은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정부에 들어오는 세금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원래 이렇게 나라 금고에 들어오는 돈이 줄어들면 보통 정부가 세금을 올리거나 또 공공사업을 줄이고 공무원을 해고하는 등 살림살이를 줄여야 하는데요. 하지만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이런 조처를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고 채권을 팔아서 버텨오다가 결국 이 지경이 된 겁니다.
진행자) 관련 기사를 보니까 푸에르토리코가 발행한 채권이 그동안 꽤 인기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사실 푸에르토리코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진 게 꽤 됐다고 하는데, 푸에르토리코 채권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몇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요. 먼저 푸에르토리코 정부 채권은 대개 안전한 투자처로 생각돼 왔습니다. 왜냐하면, 문제가 생겨도 법으로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채권에 딸린 빚을 모른 체 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에는 미국 본토에서 물어야 하는 세금, 즉 연방이나 주 정부, 또는 시에 물어야 할 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나중에 떼일 염려가 없고 또 세금도 싸니까 푸에르토리코 채권이 인기가 있었죠.
진행자) 그럼 돈은 꼭 갚아야 하고, 상환할 돈은 없는데,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이게 몹시 어려운 문제입니다. 미국 본토에 있는 주 정부나 시 정부 같으면 이런 상황이 오면 법원에 파산하겠다고 신청하면 됩니다. 그러면 법원에서 빚을 조정해서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해 주는데요. 그런데 푸에르토리코는 파산하겠다고 신청할 수 없습니다. 아까 잠깐 말씀드렸지만, 푸에르토리코는 법으로 파산할 수 없게 해놓았기 때문에 무조건 채권 빚을 갚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외부 도움이 없으면 일단 채권을 산 측과 협상해서 빚을 조정하고요. 다음 세금을 엄청나게 올리거나 정부 예산을 대폭 줄여서 빚을 갚아나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방금 외부 도움을 말했는데, 본토에 있는 연방정부나 연방의회가 도울 방법은 없는 건가요? 가령 연방정부가 돈을 지원해 주든가 하면 되지 않을까요?
기자) 그런 방법도 있는데, 이게 정치적으로 참 민감한 문제입니다. 미국 본토에도 돈 문제로 고생하는 지방정부가 많은데, 연방정부가 이런 지역은 나 몰라라 하면서 푸에르토리코를 돕겠다고 하기가 어렵죠. 또 다른 방법은 연방의회가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파산신청을 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드는 건데요. 하지만 이것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진행자)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자, 미네소타 주에 사는 한 미국인 치과의사가 최근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유명한 사자 ‘세실’을 죽여서 크게 논란이 됐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미국 델타항공이 눈길을 끄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 소식, 마지막으로 들어볼까요?
기자) 네. 아프리카 노선을 운행하는 미국의 대형항공사 델타항공이 이른바 ‘사냥트로피’를 운송하지 않겠다고 3일 발표했습니다. 델타항공은 구체적으로 사자, 레오파드, 코끼리, 들소, 그리고 코뿔소의 사냥트로피를 자사 항공기에서 화물로 싣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냥트로피’라면 그러니까 사냥한 짐승 일부를 기념으로 만들 걸 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냥해서 짐승을 잡은 다음에 이걸 전부나 일부를 박제하거나 해서 기념품으로 삼은 걸 뜻합니다.
진행자) 그럼 델타항공이 사냥트로피를 화물로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건 아무래도 이번에 문제가 된 사자 사냥하고 관계가 있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인 의사가 짐바브웨 사자를 죽인 사건이 불거지면서 새삼 동물을 죽여서 사냥트로피를 만드는 관행이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이런 여론을 생각해서 델타항공이 이번 조처를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런 조처를 내린 건 델타항공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 4월에 이미 남아프리카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 등이 델타항공과 같은 조처를 내렸고요. 지난주에는 에어프랑스와 KLM, 그리고 싱가포르항공사 등도 동참했습니다. 미국 항공사로는 델타항공에 이어서 유나이티드와 어메리칸 항공 역시 사냥트로피를 취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에 미국 정부가 사자를 죽여서 논란이 된 미국인 의사를 조사한다는 소식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 기관으로 어류-야생동물국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직에서 사자 세실을 죽음을 둘러싼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어류-야생동물국이 세실을 죽인 미국인 월터 파머 씨가 외국법을 어기고 야생동물을 살해한 행위가 미국 연방법을 위반한 것인지를 조사한다고 최근에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