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 (CERF)이 올 하반기 북한 가뭄과 홍수 등 재난 피해에 대응해 630만 달러를 긴급 지원했습니다. 피해 주민들에게 식량과 식수를 제공하고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는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이 북한 가뭄과 홍수 피해에 대응해 6백30만 달러를 긴급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는 12일 발표한 북한 가뭄 현황자료에서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들에 이 같은 규모의 긴급대응 지원금 (Rapid Response Window) 이 지급됐다고 밝혔습니다. 올 상반기 ‘자금부족 지원금’ 명목으로 2백만 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하반기 ‘긴급대응 지원금’ 명목으로 6백30만 달러를 추가 지원한 겁니다.
이로써 중앙긴급구호기금의 올해 대북 지원금은 총 8백30만 달러에 달합니다.
중앙긴급구호기금은 지난해 상반기 북한에 6백50만 달러를 지원했지만 하반기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보고됐음에도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았었습니다.
‘긴급대응 지원금’은 심각한 인도주의 지원이 필요한 나라에 지원되며, ‘자금부족 지원금’은 인도주의 지원의 필요성은 크지만 자금이 부족한 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주로 식량과 보건, 구호품 조달 등에 사용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이 12일 갱신한 ‘국제사회 대북 지원 현황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지원한 ‘긴급대응 지원금’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은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에 지원됐습니다. 총 2백75만 달러 ($2,753,917) 로 식량과 식수, 위생 분야에서 피해 주민들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중앙긴급구호기금은 앞서 130만 달러를 유니세프에 지원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추가로 150만 달러 ($1,458,949)를 지원해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 5세 미만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모에 영양 관련 지원을 하도록 했습니다.
또 세계식량계획 WFP에 3백만 달러 ($3,070,643)를 지원해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 취약계층과 수재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토록 했습니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 WHO에 45만 달러를 지원해 북한 주민 1천1백만여 명에게 식수를 제공하고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는 사업을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니세프의 크리스토퍼 드 보노 대변인은 1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추가로 지원 받는 긴급자금은 가뭄 피해 뿐아니라 홍수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식량과 의료품, 긴급 구호품을 제공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닷새 동안 내린 폭우에 따른 홍수로 21 명이 사망하고 9 명이 실종됐습니다. 또 가옥 690 채가 무너지고 도로와 다리, 댐이 파괴됐으며, 농졍지 4천 헥타르가 유실됐습니다.
한편 국제적십자사 IFRC도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에서 최근 홍수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에 따르면 사망자와 실종자 수는 유엔의 발표와 같지만 가옥 1천여 채가 무너지는 등 피해 규모는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조선적십자회 이호림 사무총장은 국제적십자사에 “현재 식수와 긴급 대피소, 의복, 조리기구, 위생용품 등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크리스 스테인스 국제적십자사 북한 담당관은 “북한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수해 상황을 파악하고 지원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사는 수해 지역에 천막과 방수포, 조리기구, 물통, 위생용품, 수질정화제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