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북한인권주간이 개막됐습니다. 북한의 인권 참상을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회원국 국민들에게 알리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아세안의 영향력 확대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15일 제 2차 북한인권주간이 개막됐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과 인도네시아 인권단체인 엘삼 (ELSAM)이 공동 개최하는 이 행사는 15일부터 20일까지 엿새 동안 북한인권 관련 토론회와 그림 전시회, 음악 공연,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행사들이 열립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대표단장인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은 15일 개막식 후 ‘VOA’에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인도네시아와 아세안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석우 전 차관] “아시아 지역의 일원이고 아세안의 정치적 비중도 크기 때문에 이 지역에 와서 NGO로서 북한의 실상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게 이번에 온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앞서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인도네시아에 북한인권 참상을 알리고 아세안 회원국들이 북한인권 개선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그들의 역할을 부각” 하기 위해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카르타의 다이얼로그 예술관 (Dia.lo.gue)에서 열린 이날 개막식에는 인도네시아 검찰총장 출신인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연설에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를 통해 확인된 북한 내 반인도 범죄의 참상을 인도네시아와 아세안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미셸 소넨 캠페인팀 간사는 ‘VOA’에 다루스만 보고관이 인도네시아어로 직접 정부와 국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넨 간사] “Mr. Darusman really encouraged the Indonesian government and Indonesian people to aware of human rights situation in North Korea…”
인도네시아는 북한과 오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 년 전부터 유엔총회와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 결의안에 반대가 아닌 기권을 행사하며 북한 정부에 인권 개선을 위한 대화와 협력을 계속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석우 전 차관은 이날 행사에 특히 인도네시아의 많은 주류 언론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석우 전 차관] “미디어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미디어와의 대화시간을 가졌는데 상당히 자극을 받고 관심도 높았습니다.”
인도네시아 언론들은 북한 꽃제비 출신으로 한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혁 씨와 화가이자 팝 음악가로 활동하는 강춘혁 씨 등 탈북 청년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남북한에서 누리는 자유의 극명함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다고 김 전 차관을 전했습니다.
올해 북한인권주간에는 탈북화가 선무 씨와 강춘혁 씨의 그림 전시회가 자카르타에서 20일까지 열리고, 16일에는 인도네시아대학 법학대학에서 토론회가 열립니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아세안의 접근 방향’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 토론회에는 다루스만 특별보고관과 이 대학 법학교수가 참석해 기조연설을 합니다.
또 인도네시아인들과 현지 한인들을 대상으로 탈북민들의 애환을 그린 영화 ‘크로싱’ 상영과 탈북민들과의 대화 행사가 16일부터 이틀 간 열립니다.
이어 17일에는 자카르타 시내의 한 호텔에서 아세안 회원국 대표들과의 간담회가 열립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이 행사를 통해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최근의 북한인권 실상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18일에는 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교육도시 반둥에서 북한인권 실태 강연회가 열리고 19일에는 자카르타에서 탈북민 힙합 음악가로 활동하는 강춘혁 씨와 인도네시아 음악인의 합동 팝 공연이 열립니다.
이런 활동은 북한 정권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게 아니라 주민들의 최소한의 인권을 보호하라는 취지라고 김석우 전 차관은 밝혔습니다.
[녹취: 김석우 전 차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것을 보장받아야 하지 않는가? 그 메시지를 인도네시아에 전하고 인도네시아를 통해 아세안에 퍼지고 그런 생각들이 공감대가 이뤄져서 북한 정권으로 하여금 가혹한 인권 침해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같은 인류로서 해야 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고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