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중국발 위기로 휘청이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전자우편 관련 논란을 수사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해 달라는 요청이 공화당 측에서 나왔다는 소식입니다. 캘리포니아의 물 부족 문제 해결에 중요한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적설량이 500년래 최저치라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이번 주에 기준금리와 관련된 결정을 내릴 예정인데요. 이와 관련해 갑론을박이 계속되면서 상황이 점점 더 불확실해지고 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오는 17일 이틀간에 걸친 일정을 마치고 기준금리와 관련된 조처를 발표할 텐데요. 이 발표를 앞두고 금리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면서 발표 내용을 미리 짐작하기가 힘든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기준금리 조정 같은 시장조작정책을 담당하는 곳인데요.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의 이사들과 연방준비은행 총재들로 구성됩니다.
진행자) 기준금리와 관련된 결정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나요?
기자) 네.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하고, 만일에 금리를 올리면 얼마나 올릴 거냐는 결정입니다.
진행자) 요즘 미국 언론 보도에 이 기준금리와 관련된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기준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설명을 좀 해볼까요? 만일 금리가 올라가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이 많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아무래도 경기가 한풀 꺾이게 되죠?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나갑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가 지속하면 대개 경기가 살아나는 건데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같은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기가 과열되면 금리를 올려서 시장을 진정시키고요. 반대로 경기가 가라앉으면 금리를 내려서 경기를 살립니다.
진행자) 미국이 몇 년 동안 불황에 시달렸는데, 그렇다면 연방준비제도, 그러니까 연준이 그동안 금리를 낮게 유지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게 지난 2006년이 마지막이었고요. 2008년부터는 금리를 0%로 유지해 왔습니다.
진행자) 요즘 미국 경제가 살아난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그러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경제성장률이라든지 실업률같이 경제 상황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지수들이 점점 좋아지니까 이제 금리를 올릴 때라는 말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경제성장률 같은 경우에는 미국 경제가 지난 2분기에 예상을 뛰어넘어 연률로 환산해 3.7% 성장했고요. 실업률은 지난 7년 반 동안에 가장 낮은 5.1%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궁금한 것이 경기가 이렇게 살아나면 금리를 계속 낮은 수준으로 묶어놓으면 좋을 텐데, 왜 금리를 올리려고 하는 건지 궁금하네요?
기자) 언뜻 생각하면 그런데요. 하지만 무시하기 힘든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이 뭐냐면 경기가 살아나면 물가가 오른다는 겁니다. 사실 물가가 너무 오르면 경제가 성장해도 별로 남는 게 없죠? 그래서 각 나라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통해서 물가가 너무 오르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진행자) 우리가 처음에 금리를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는데, 그러면 금리를 올리는 걸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모양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아직 때가 이르다. 지금 금리를 올리면 막 살아나려는 경기가 죽는다.”라는 겁니다. 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쪽에서 내세우는 근거가 몇 가지 있는데요. 이들은 먼저 경제성장률이나 실업률은 괜찮은데, 다른 지수들, 가령 임금이 늘어나는 추세가 시원치 않기 때문에 이런 조건에서 금리를 올리면 사람들이 물건을 살 능력을 떨어뜨려서 결국 경기가 다시 가라앉는다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금리 인상이 수출 쪽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금리가 올라서 달러가 시장에서 많이 사라지면 달러 가치가 오르겠죠? 예를 들어서 환율이 1유로에 1달러 하던 것이 1유로에 50센트가 된다는 건데, 이렇게 되면 미국이 수출하는 데 나쁜 영향을 주고요. 이것도 결국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거죠.
진행자) 언젠가 기사를 보니까 국제통화기금, IMF도 미국 측에 서둘러서 금리를 올리지 말라고 권고했다던데, 이건 또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해외에 나가 있던 달러가 더 높은 수익을 찾으려고 미국으로 몰려듭니다. 이건 다른 말로 달러가 투자됐던 곳에서 미국으로 빠져나간다는 말인데요. 그러면 이게 해당 지역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거고요. 그러면서 세계 경제가 다시 어려움에 빠진다는 겁니다. 이런 주장 외에도 몇몇 전문가는 이번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조금이라고 올려놓아야지 나중에 다시 미국 경제가 주춤하면 금리로 경기를 살릴 방도가 남는데, 지금처럼 금리를 0%로 잡아놓고 있다가 나중에 경기가 후퇴하면 그때 가서 손쓸 방법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자, 그럼 이번에 미국 금리가 오를까요? 아니면 내릴까요? 김정우 기자는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네. 많은 경제학자는 이번 달이나 늦으면 12월에 연준이 일단 조금이라도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서 이번 주에 어떤 결정이 나올지는 솔직하게 말해서 정확하게 전망하기가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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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두 번째 소식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이메일, 즉 전자우편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전해드렸는데요. 이 문제를 끈질기게 제기하고 있는 공화당 쪽에서 화요일 (15일)에 눈길을 끄는 소식이 나왔죠?
기자) 네. 연방 상원에서 공화당 원내총무를 맡은 존 코닌 의원이 15일 로레타 린치 연방 법무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냈는데요. 코닌 의원, 이 편지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전자우편 사용 문제를 조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참고로 특별검사라고 하면 고위 공직자의 비리나 위법 혐의를 조사하는 임시 수사 기구나 그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를 말하는데요. 보통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수사합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전자우편 관련 논란이 어떤 내용인지 다시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이게 뭐냐면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있을 때 업무와 관련된 전자우편을 정부 계정을 이용하지 않고, 개인 계정을 써서 사단이 됐습니다. 여기에다가 업무 때문에 주고받은 전자우편이 정부 시설이 아니라 개인 서버, 즉 개인 저장장치에 들어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서 더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공화당 측에서 이게 법을 어기는 행위라며 크게 문제 삼고 있습니다.
진행자) 논란이 커지자 결국 클린턴 전 장관이 문제가 된 전자우편물을 제출하고 지금 연방 법무부가 해당 전자우편물을 조사하고 있다는데, 법무부가 구체적으로 뭘 조사하고 있다는 건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법무부 조사는 특정한 범죄 혐의를 조사하는 게 아니고요. 비밀 내용이 들어 있는 전자우편이 어떤 식으로 관리됐는지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공화당 측에서 특별검사를 요청한 건 법무부 조사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코닌 의원은 린치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전자우편을 둘러싼 상황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특별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조사하려면 특별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코닌 의원은 또 정치적인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에서조차 법무부 장관은 정의를 실현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건 그러니까 다른 말로 하면 법무부가 이런저런 이유로 이번 논란을 제대로 조사하기가 힘드니까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특별검사가 있어야 한다는 요구입니다.
진행자) 공화당 측이 결국 특별검사 임명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왔는데, 전문가들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언론 보도를 보면 의견이 엇갈립니다. 어떤 사람은 이 문제가 범죄라고 보기 힘든데 굳이 돈도 많이 들고 문제가 많은 특별검사를 임명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합니다. 반대로 찬성하는 측에서는 아까 말했듯이 클린턴 전 장관이 중앙 정부와 끈끈한 유대 관계를 갖고 있는 데다가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이기 때문에 수사 당국이 공정하게 수사하기가 어렵다면서 특별검사 임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요 몇 년 사이에 공화당이 이렇게 특별검사 임명을 요청한 적이 몇 번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세청이 보수단체인 티파티를 겨냥해 세무조사를 했다는 의혹이 나오자 공화당 측에서 이 문제를 특별검사에게 맡기자고 요청했었고요. 또 멕시코 마약 조직과 관련된 의혹이 나왔을 땐 에릭 홀더 당시 법무부 장관을 특별검사가 조사해야 한다고 요청한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건 모두 특별검사가 임명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다음 과정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로레타 린치 장관에게 요청했으니까 린치 장관이 결정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 규정에 따라서 특별검사 설치 여부는 로레타 린치 법무부 장관이 결정합니다. 만일 특별검사를 설치하기로 하면 린치 장관이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하는데요. 옛날에는 연방판사가 특별검사 임명에 관여할 수 있는 법이 있었는데, 여기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연방의회가 지난 1999년에 이 조항을 없애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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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미국 서부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가 물이 모자라서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는 소식을 종종 전해드렸죠? 그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거대한 산불까지 나서 엄청나게 피해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민들을 더 낙담하게 만드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릴까요?
기자) 네. 월요일 (14일)에 나온 학술지 ‘자연기후변화’에 실린 연구결과인데요. 캘리포니아 주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쌓인 눈의 양을 측정해보니까, 적설량이 지난 500년래 최저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적설량하고 캘리포니아의 현재 상황과 관련이 있는 모양이네요?
기자) 물론입니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쌓인 눈이 캘리포니아 주에 중요한 물 공급원입니다. 그러니까 산에 있는 눈이 녹아서 아래로 흐르면서 이게 물을 대주는 건데요.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마시는 물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여기서 나올 뿐만 아니라 전기를 생산하고 산불을 잡는 데 필요한 물도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쌓인 눈에서 많이 나오는 겁니다.
진행자) 적설량이 500년래 최저라고 했잖아요? 그러면 궁금한 게 최근 자료는 몰라도 몇백 년 전 적설량은 기록이 없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기자) 당연히 옛날 기록은 없는데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푸른 참나무의 나이테를 연구했습니다.
진행자) 나이테로는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는 게 아닌가요?
기자) 물론 그런데요. 그런데 캘리포니아 중부의 계곡과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뒤덮고 있는 푸른 참나무가 겨울철에 수분에 아주 민감하답니다. 그래서 나이테를 보면 겨울에 눈이 얼마나 왔는지 알 수 있다는데요. 구체적으로 나이테 사이의 간격이 넓으면 그해 겨울에 눈이 많이 왔다는 증거고요. 반대로 간격이 좁으면 눈이 적게 왔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33개 지역에서 푸른 참나무 1천5백 그루 이상을 조사해보니까 지난겨울에 시에라네바다 산맥 지역에 내린 눈의 양이 500년래 최저라는 결과가 나온 겁니다.
진행자) 눈이 이렇게 적게 왔다니까 결국 물이 부족한 캘리포니아에는 나쁜 소식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결과가 지적하기를 더 심각한 건 이 문제가, 그러니까 눈이 적게 오는 현상이 앞으로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눈이 안 오는 건 역시 기후변화 탓일까요?
기자) 네. 과학자들의 추정은 대개 그렇습니다. 논문을 검토한 몇몇 과학자는 이번 연구결과가 충격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지구온난화, 즉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