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미국뉴스 따라잡기 시간에는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앞서 뉴스 헤드라인 시간에 들으신 것 처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오랜 침묵을 깨고 드디어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에 반대한다”는 거였는데요. 오늘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에는 미국에서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 계획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그럼 키스톤 송유관이란 게 뭔지부터 알아야 왜 쟁점이 되고 있는지 알 수 있겠군요. 키스톤 송유관이란 게 뭔가요?
기자) 네, 한마디로 말씀 드리면 북쪽 캐나다에서 미국 남부 텍사스까지 이어주는 아주 긴 원유 수송관입니다. 워낙 오랫동안 중동 지역에 대한 원유 의존도가 높다 보니까 미국은 물론이고 많은 나라들이 안정적인 석유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해왔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로 대두된 게 바로 모래퇴적층에서 추출할 수 있는 Tar Sand, 또는 Oil sand라고도 하는 모래기름입니다. 그런데 캐나다 서부의 앨버타 주에는 이렇게 진흙과 모래, 물, 기름 같은게 섞여 있는 모래 퇴적층이 많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그렇게 캐나다에서 채취된 원유를 미국 남부 텍사스 주까지 보낸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텍사스 남부 멕시코 만에는 정유 시설들이 많은데요. 그 곳에서 정유 작업을 거쳐 국내에서 소비도 하고 또 외국에 수출도 할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이 키스톤 XL 송유관이 건설되면 하루 83만 배럴의 원유를 운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지금까지 캐나다와 미국을 잇는 송유관은 아예 없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키스톤 송유관 건설 사업은 모두 4단계로 추진되고 있는데요. 1단계와 2단계는 이미 완료돼서 운용되고 있고요. 3단계도 부분적으로 완료된 상태입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건 4번째 단계,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 키스톤 송유관 건설 계획이 추진된 게 제법 됐겠군요.
진행자) 맞습니다. 원래 이 키스톤 송유관 건설 계획은 캐나다의 에너지 대기업인 TransCanada 작품인데요. TransCanada가 처음 이런 사업계획서를 내놓은 게 2005년의 일입니다. 이후 캐나다 당국의 승인을 거쳐 2008년 3월에 송유관 건설을 허락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허가가 떨어지면서 키스톤 송유관 건설사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된 겁니다.
진행자) 그럼 이미 건설이 완료된 송유관들은 어느 지역을 통과하고 있습니까?
진행자) 네, 1단계 송유관은 캐나다 앨버타 주에서 시작해서 미국 중부 네브래스카 주를 거쳐 일리노이 주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1단계 송유관은 76센티미터 폭에 길이가 장장 3,456킬로미터에 달합니다. 2008년에 착공해서 2010년에 완공됐고요. 2단계는 일종의 연장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시 네브래스카 주에서 시작해 아래에 있는 오클라호마 주까지 이어주는 약 480킬로미터 길이의 송유관입니다. 2011년에 공사가 완료돼 현재 운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에 오클라호마 주에서 남부 텍사스 주 포트 아써 (Port Arther)까지 이어주는 784킬로미터 길이의 세 번째 단계 송유관이 건설됐고요. 부속 계획으로 텍사스 휴스턴 정유시설까지 연장하는 건설계획은 올해 안까지 완공을 목표로 현재 진행 중입니다.
진행자) 그리고 4번째 단계가 바로 키스톤 XL 송유관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지도를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운데요. 지금 이미 만들어져 있는 송유관은 미국을 지나는 구간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캐나다 영토를 크게 돌아서 미국의 네브래스카 주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해서 정유시설이 있는 일리노이 주나 아니면 거기서 다시 오클라호마를 거쳐 텍사스까지 이어지는데요. 이렇게 우회하는 구간을 줄이고 중서부에 있는 주들을 거의 직선으로 연결해 거리도 줄이고 비용도 줄이자는 게 TransCanada가 내놓은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 계획입니다. 키스톤 XL 송유관이 건설되면 캐나다 앨버타 주에서 미국 네브래스카 주까지 1,897킬로미터 길이로 아주 많이 단축됩니다. 또 1단계로 만든 송유관보다 더 폭이 넓은 91 센티미터 정도 되는 관을 사용해서 더 많은 원유를 운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STING
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 계획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 작업이 착수도 못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일단 환경적인 이유가 가장 큽니다. 키스톤 XL 송유관이 통과하는 곳이 몬태나, 사우스 다코다, 네브래스카 주인데 모두 환경적으로 아주 민감한 지역들입니다. 환경보호운동가들이 원유 수송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문제들, 원유 유출이라든가 온실가스 배출 같은 환경파괴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겁니다. 또 이미 송유관이 건설된 네브래스카 주 같은 곳에서 주민들의 소송이 잇달아 제기됐고요. 결국 오바마 정부가 당국에 이에 대한 문제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착수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데요. 그러면 찬성하는 사람들 이야기는 뭔가요?
기자) 네, 송유관 건설로 일자리도 늘어나고 지역 경제가 더 활성화 될 거라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또 불안한 중동 지역보다는 가까운 캐나다에서 원유를 들여옴으로써 미국의 에너지 안보가 더 확고해질 거라는 건데요. 주로 공화당과 노동단체들의 목소리입니다. 이들은 또 환경보호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송유관 건설로 인한 환경피해는 극히 미미하다는 게 이미 여러 가지 보고서로 입증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 계획에 반대하고 있는 입장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올해 초 키스톤 XL 송유관 허가 법안이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 하원을 우여곡절 끝에 통과해 오바마 대통령 책상 앞까지 올라왔는데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했었죠. 국무부 검토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송유관 건설로 얻는 이익은 일시적인 반면에 환경적인 문제는 근시안적인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 그렇다면 이 키스톤 XL 송유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네, 오바마 행정부는 그 동안 2017년 초에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이 문제를 처리하고 싶다는 입장을 보여왔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보고서 결과에 따라 승인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고요. 만일 임기 내에 처리되지 않고 그대로 물러나게 되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뽑히게 될 차기 정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버니 샌더스 후보는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이고요. 도널드 트럼프 후보, 젭 부시 후보 등 대부분의 공화당 후보들은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