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박영서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시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4 명이 숨진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간주하고 수사중입니다. 미국에 있는 무슬림 사회가 캘리포니아 총격 사건의 역풍을 맞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가 사상 처음으로 여군들에게 모든 전투병과를 개방하기로 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소식은 역시 지난 2일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샌버나디노 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든 미국 언론이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건 개요를 다시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2일 오전 샌버나디노 시 인랜드 지역센터에서 진행되던 샌버나니도 카운티 공중보건국 송년 행사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그 결과, 14 명이 사망하고 21 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75 명에서 80 명 가량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사망자 14 명 가운데 12 명은 카운티 직원이고 1 명은 지역센터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였습니다. 부상자들 역시 대부분 카운티 직원들입니다.
진행자) 범인들의 신원도 밝혀졌죠.
기자) 네. 올해 28세의 사이드 리즈완 파룩과 26세 타시핀 말리크인데요. 두 사람은 부부로 모두 파키스탄계입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공중보건부 직원인 남편 파룩이 이 송년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는데요. 단체사진을 찍기 직전에 현장을 떠났다가, 부인 말리크와 함께 다시 나타나 총을 마구 쐈습니다. 그 뒤 두 사람은 사건 현장에서 도주했고요. 경찰의 추적을 받다가 경찰과 교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이 이 사건으로 크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번 사건이 혹시 테러가 아닌가해서 그런데요, 범행 동기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미국 연방 수사국(FBI)가 조금 전,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
진행자) 아닌게 아니라 테러라고 할만한 정황들이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네, 미국 CNN방송과 AP 통신 등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서 범인 중 여성인 타시핀 말리크가 인터넷 사회관계망인 페이스북에 이슬람수니파테러단체, ISIL과 그 지도자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고요.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FBI 발표가 있기 직전 ,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지금 페이스북에 말리크가 올린 글을 볼 수 있습니까?
기자) 말리크가 가명을 사용해 글을 올렸고요. 또 사건을 저지르기 전에 글을 삭제해서 내용을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정보당국은 말리크가 글을 올린 것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보다 앞서 'AP 통신'은 남편 파룩이 인터넷을 통해 극단주의자들을 접촉해 미 연방수사국, FBI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사망한 범인들이 사전에 공격을 준비했다는 정황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현지 경찰 발표로는 두 사람이 공격 현장에서 자동소총과 권총 각각 2 정을 썼고요. 1천600 발이 넘는 실탄을 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부부가 살던 집에서 자동소총과 권총용 실탄이 엄청나게 나왔고요, 파이프 폭탄 12개도 발견됐다고 합니다. 이런 정황들을 보면 이들이 범행을 계획했다고 추정하는 게 가능합니다. 한편 부부가 살던 집 주인이 현재 이들이 살던 집을 기자들에게 공개해 열띤 취재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곳곳에서 이슬람교 기도문, 종교 서적 등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파룩이 알려지기로는 상당히 신실한 이슬람교도였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역 이슬람 사원 책임자에 따르면 파룩은 사원 기도회에 열심히 출석했다고 합니다. 파룩 자신도 인터넷 구애 사이트에 자신을 신실한 이슬람교도로 설명했는데요. 주변 사람들도 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파룩의 경력만 보면 그냥 평범한 사람 같았는데요.
기자) 네, 파룩은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태어나서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자랐습니다. 학교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을 나왔고요. 해군에서 복무하기도 했는데요. 해군을 나온 뒤에는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카운티 직원으로 일해 왔습니다.
진행자) 직장에서의 평소 행동은 어땠습니까?
기자) 직장 동료들은 파룩이 조용하고 공손한 사람이었고 업무수행에도 별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직장 내 유대인 동료와 종교 문제를 두고 다퉜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이 유대인 동료는 이번 공격으로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파룩이 중동 지역에 직접 가서 이슬람 극단주의와 접촉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죠?
기자) 네.남편 사이드 파룩은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부인 말리크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나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았는데요. 인터넷을 통해 파룩을 만났고 파룩의 약혼자 신분으로 파키스탄 여권을 갖고 미국에 왔습니다.
진행자) 이제까지의 정황이나 증거들로 볼 때 테러로 결론이 내려지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네. 또 이들이 단서를 숨기려 했다는 정황도 나왔는데요. 범인들이 새로 산 손전화가 모두 부서진 채 쓰레기통에서 발견됐고요. 또 집을 수색해 보니까 컴퓨터에 들어있는 기억장치가 없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앞으로 수사가 더 진행돼야겠지만 오바마 대통령도 테러와의 관련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점점 더 테러 쪽으로 가닥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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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이번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미국에 살고 있는 무슬림, 이슬람 신자들에게도 큰 충격과 두려움을 던져주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뉴스 헤드라인 계속해서 이 소식 보겠습니다.
기자) 네, 사건을 저지른 범인들이 무슬림들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미국내 무슬림 사회는 최근 가뜩이나 이슬람교에 호의적이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가 더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프랑스 파리 연쇄폭탄테러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에는 반 이슬람 정서가 고조돼 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와중에 이번 사건이 벌어졌으니 무슬림들로서는 정말 당혹스럽겠군요.
기자) 네, 시카고에 사는 30대 한 무슬림 청년의 말을 통해 요즘 무슬림 사회의 분위기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 남성은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다 사건 발생 소식을 처음 들었는데, 뉴스를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제발 범인이 중동 지역 출신이거나 무슬림이 아니길 바랬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이 특히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무슬림들을 공격하는 빌미를 주게 될까봐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에게 무슨 빌미를 준다는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프랑스 파리 테러가 발생한 후 미국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에 대한 자료를 특별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지난 9.11테러 공격을 보고 환호하는 무슬림들이 있었다는 등 반이슬람 발언을 자주 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저지른 범인들이 무슬림으로 밝혀짐에 따라 트럼프 후보가 더 적극적으로 무슬림들을 공격하는 발언을 할 거라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내 무슬림 사회 지도자들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
기자) 네, 미국 안에 무슬림을 대표하는 ‘이슬람관계위원회’도 이번 사건을 끔찍한 범죄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신들을 모두 테러분자로 여기지 말라고 호소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무슬림들에 대한 보복 공격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만큼 지금 무슬림 사회가 노심초사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네, 무슬림들은 특히 이번 사건 때문에 자신들의 종교가 악마시되거나 이슬람 공포증이 더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데요. 한 무슬림은 모든 종교나 문화에는 다른 사과를 썩게 하는 나쁜 사과가 있다면서 그런 일이 지금 자신들에게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 사는 무슬림의 99%는 다 열심히 일하는 착한 사람들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슬람교 전체나 무슬림을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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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헤드라인 오늘 마지막 소식으로 볼까요? 미군 역사상 획기적인 결정이 내려졌군요?
기자) 네, 앞으로는 미국의 여군들도 모든 전투병과에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목요일(3일) 기자회견을 갖고, 여군들에게도 모든 전투임무를 개방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렇게 되면 여군들에게 22만 개에 달하는 전투병과가 새로 개방되는 겁니다. 참고로 여군은 전체 미군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든 전투병과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특수부대 같은데도 배치될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수부대 레인저, 특전단 그린베레, 네이비실, 해병대, 공수부대 등 남성들에게만 허용됐던 모든 전투병과가 다 포함됩니다. 카터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기에는 어떤 예외도 없다” 면서 여군들도 이제 탱크도 몰고, 박격포 공격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방부가 이런 조처를 내린 배경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이번 조처는 사실 2년 전부터 준비돼 온 건데요. 2013년 1월 당시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이 전투 임무를 포함해 모든 임무를 여군들에게 개방하겠다면서, 각 군에 관련 권고 사항을 마련해 올 10월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현재 해군과 공군은 이미 여군들에게 거의 모든 전투 임무를 개방한 상태고요. 육군도 올해 특수부대 학교에서 3명의 여군 졸업생을 배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해병대는 국방부의 이번 조처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해병대는 보병의 비율이 93%에 이르는데요. 남군과 여군이 통합되면 전투력이 떨어진다는 보고서를 근거로, 보병과 포병부문은 이번 조처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건의했었습니다. 하지만 카터 장관은 군 전체에 똑 같은 방침이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국방부의 이 결정이 그대로 확정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30일 동안 검토기간이 있고요. 이 기간 동안 의회는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현재 존 매케인 상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여군에게 전투병과를 개방하면 군 전체의 전투력 손실을 가져온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