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장난감 총을 갖고 있던 흑인 소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경찰에 대해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아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위해서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가담한다는 소식, 올해 미국의 연말 소매 매출이 온라인 쇼핑에 힘입어 크게 늘었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해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장난감 총을 갖고 있던 흑인 소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있었는데요. 총을 쏜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하이오 주 쿠야호가 카운티의 티머시 맥긴티 검사는 대배심이 티머시 로먼 경관을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로먼 경관은 12살 난 흑인 소년 타미르 라이스 군에게 총을 쏴서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아왔습니다. 대배심은 로먼 경관과 함께 출동했던 다른 경관에 대해서도 불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원 제도를 채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기소 여부를 가리는 배심원단을 대배심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절반 이상의 주들이 이 대배심 제도를 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배심이 로먼 경관을 기소하지 않기로 한 이유는요?
기자) 맥긴티 검사는 이번 사건이 인간의 실수와 잘못된 의사소통 등 여러 나쁜 일이 겹치면서 일어난 비극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총격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로먼 경관이 위협을 느낄 만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니까 정당방위였다는 겁니다. 여러 정황상의 증거를 볼 때 로먼 경관의 행동은 범죄 행위가 아니었다고 맥긴티 검사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저도 그 동영상을 봤는데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사건 내용을 전해 드리면요. 지난해 11월,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시에서 흑인 남성이 놀이터에서 사람들에게 총기를 겨누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옵니다. 신고를 받고 경관 2명이 출동했는데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로먼 경관이 차에서 내려서 총 두 발을 쏩니다. 총을 쏘고 나서 보니 총을 갖고 있던 사람은 성인 남성이 아니라, 어린 소년이었고요. 갖고 있던 총도 진짜 총이 아니라, 플라스틱 총알이 나가는 장난감 총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신고한 사람이 총을 든 남자가 청소년일지도 모른다, 장난감 총일 수도 있다고 말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이 경찰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겁니다. 경찰은 라이스 군이 총을 꺼내기 위해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가는 듯한 행동을 했고 이에 위협을 느껴서 총을 쐈다고 밝혔는데요. 장난감 총이었다는 사실을 알 길이 없었다는 거죠. 원래 장난감 총에는 주황색 표시가 있는데요. 이 표시가 지워져서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라이스 군이 키가 커서 어린아이인지 몰랐다고 하죠.
기자) 네, 라이스 군의 키가 170cm라고 하는데요. 키가 꽤 크고 덩치도 좋아서 출동한 경관들이 12살 소년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검사 측은 라이스 군이 경관이 출동하기 전에 놀이터에서 계속 총을 꺼냈다 허리춤에 집어넣는 행동을 계속했다고 밝혔는데요. 경찰 총에 맞은 라이스 군은 다음날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스 군의 유족은 이번 대배심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라이스 군의 유족이 월요일(28일) 변호인을 통해서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매우 슬프지만 대배심 결정에 대해서 놀라진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검사 측이 고용한 전문가들이 경관들의 입장만 뒷받침하는 견해를 냈다는 점, 또 대배심 심리 과정에서 경관들이 준비해 온 성명만 읽게 하고 반대 신문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란 것입니다. 유족 측은 맥긴티 검사가 불기소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대배심 과정을 조종했다고 비난했는데요. 이번 사건을 담당할 특별 검사를 임명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연방 차원에서 조사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비슷한 사건이 여러 건 일어나면서 경찰이 과도하게 공권력을 사용한다는 비판이 높습니다. 대부분 가해자가 백인 경관이고 희생자가 흑인이어서 인종갈등으로 번지고 있는데요. 흑인 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월요일(28일) 대배심이 타미르 라이스 군 사건에 관련된 백인 경관들을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클리블랜드 시에서 30여 명이 경찰서를 향해 행진하는 등 소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뉴욕에서도 약 1백여 명이 모여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당분간 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죠?
기자) 네, 미국 시각으로는 오늘이죠? 화요일(29일)에도 시위가 예정돼 있어서 시 당국이 대비에 들어갔습니다. 오하이오 주와 클리브랜드 시 지도자들이 주민들에게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공화당 대통령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과연 정의가 제대로 실현됐는지 많은 사람이 이번 대배심 결정에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주민들에게 평정을 유지하라고 당부했죠.
진행자) 지난 주말에 미국 중서부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도 흑인 2명이 경찰 총에 맞아서 숨진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시카고에서도 시위가 벌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토요일(26일)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관이 발포하면서 흑인 대학생과 이웃 주민인 50대 흑인 여성이 숨졌습니다. 경찰 측은 공격적인 자세로 나오는 사람을 만나는 바람에 총을 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흑인 여성을 쏜 것은 실수였다고 인정했습니다. 숨진 대학생 가족의 증언에 따르면, 최근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던 이 학생이 쇠로 된 야구 방망이로 아버지를 위협하자,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시카고에서는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경찰과 흑인 사회 간에 긴장이 감돌고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흑인 10대 소년 라쿠안 맥도널드가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는데요.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최근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소년이 16발이나 경찰 총에 맞은 것으로 드러난 건데요. 경찰이 흑인을 상대로 지나치게 공권력을 사용하는 또 다른 예라면서 흑인 사회가 분노했습니다. 그러면서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이매뉴얼 시장은 오바마 대통령 임기 초에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한 인물인데, 이런 흑인 총격 사건으로 정치적으로 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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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입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42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인물인데요. 요즘은 누구의 남편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시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남편입니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가담합니다.
진행자) 내년 1월이라고 해 봤자 바로 며칠 뒤인데요. 언제, 어디서 선거유세를 벌일 예정입니까?
기자) 네, 다음 주 월요일(4일) 미국 동북부 뉴햄프셔 주에 있는 작은 도시 엑서터와 내슈어에서 풀뿌리 운동 차원의 소규모 모임에 참석하는 등 본격적으로 지원 유세에 나선다고 클린턴 선거본부 측이 밝혔는데요. 뉴햄프셔 주는 아이오와 주와 함께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 과정에서 초기 격전지이기 때문에 후보들이 매우 신경을 쓰는 곳이죠.
진행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내를 돕기 위해 나설 것이라는 건 이미 예상됐던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일에 뉴햄프셔 주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 후보 TV 토론회가 끝난 뒤에 클린턴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밝히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곧 선거운동에 본격적으로 가담할 것이라고 말이죠. 가능한 많은 유권자를 만나서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 부부가 함께 뛸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클린턴 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할 때,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지만, 그동안은 공식적인 행사에 나서는 걸 자제해 왔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지 15년이 됐지만, 여전히 미국인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바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때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아내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기자) 있습니다. 당장 공화당 후보들 가운데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여자 문제를 지적하면서 공격에 나섰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에 백악관 인턴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이와 관련해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탄핵 소추되는 등 정치적으로 큰 곤경에 처했었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바로 이런 점을 들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선거운동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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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아직 연말 쇼핑 기간이 며칠 남아있긴 합니다만, 올해 소매업계 매출이 꽤 괜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미국에서는 11월 말에 있는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전날에 이르는 기간이 쇼핑 대목인데요. 올해 이 기간 소매업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7.9% 늘었습니다. 신용카드와 현금, 수표로 결제한 구입 자료를 조사하는 기관인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가 발표한 보고 내용인데요. 올해는 특히 온라인, 그러니까 인터넷을 통한 판매가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인데요.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온라인 판매 성장률이 실제 상점을 통한 판매 성장률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온라인 쇼핑하면 아마존이 유명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마존은 미국 최대 인터넷 판매업체인데요. 이번 연말 쇼핑철에 판매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란 말 아실 텐데요. 추수감사절 다음 월요일을 가리키는 말이죠. 이날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이 많아서 사이버 먼데이란 별명이 붙었는데요. 지난 사이버 먼데이에 온라인 판매량의 36%가 아마존을 통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이 주로 어떤 물건을 샀을까 궁금합니다.
기자) 네, 가구를 많이 샀다고 합니다. 가구 판매가 두 자릿수 비율로 늘었다고 하는데요. 가구는 한두 푼 하는 게 아니고 값이 비싸지 않습니까? 가구 판매가 늘었다는 건 미국인 소비자들이 값비싼 물건을 살 마음이 있고, 또 그럴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좀 생겼다는 뜻이겠죠? 그 밖에 여성 의류 판매 역시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판매가 줄어든 분야도 있습니까?
기자) 네, 남성 의류 판매가 줄어들었고요. 전자제품, 손목시계나 보석류 같은 사치품 판매는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워싱턴 지역의 기온이 섭씨 20도 이상으로 올라갔는데요. 겨울옷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기자) 잘 보셨습니다.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 때문에 코트 같은 겉옷이나 부츠, 그러니까 목이 긴 구두 판매가 저조해서요. 백화점에서 이들 제품 가격을 크게 내려서 판매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