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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볜 출신 최민 씨, 한국 전통악기 통소 명맥 이어


한국 전통관악기 퉁소 연주자 최민 씨. (자료사진)
한국 전통관악기 퉁소 연주자 최민 씨. (자료사진)

‘퉁소’라는 악기, 들어보셨나요? 퉁소는 조선의 고유 악기였지만 북한에서는 이미 모습을 감췄고, 한국에서는 북청사자놀음 공연 때만 반주악기로 등장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중국에는 일명 퉁소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는데요,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내 훈춘시 미쟝향입니다. 이 곳 출신인 최민 씨가 퉁소의 명맥을 잇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옌볜 출신 최민 씨,한국 전통악기 통소 명맥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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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현장음]

한국예술종합학교. 오는 8일과 9일 연주회를 앞두고 연주자들이 모여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주회는 봉덕이 찾기라는 이름의 대금과 퉁소 공연인데요, 한국 전통관악기 연주자들 7 명이 함께 하는 공연입니다. 대금연주자 김동근 씨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김동근, 대금 연주자] “이번 공연은 ‘봉덕이 찾기’라는 공연이에요. ‘봉덕이 찾기’는요, 사실 퉁소의 레퍼토리 중에, 전통 레퍼토리 중에 있는 곡인데요. 퉁소라는 악기가 지금 이 시대에 쓰여지지도 잘 않는 것 같고 그래서 대금이랑 소금이랑 같이 쓰면 쓸 데가 생기지 않을까, 좋은 앙상블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해가지고요, 이렇게 엄청난 연주자들을 모아봤고요.”

이번 공연이 눈길을 끄는 건, 퉁소라는 악기 때문인데요. 대금이 가로로 부는 데 반해 퉁소는 세로로 부는 관악기입니다. 한국에서는 북청사자놀음의 반주악기로 사용될 뿐 이제는 단독 악기로는 거의 모습을 감췄고요, 북한에서도 현재는 개량악기를 많이 쓰기 때문에 지금은 거의 불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함경도 북청을 비롯한 북한 여러 지역과 중국 연변을 비롯한 조선족 거주지역에서는 퉁소합주로 풍악을 연주하며 축제를 벌일 때 빠질 수 없었던 악기였는데요. 남과 북에서 모두 모습을 감춘 퉁소를 이번 연주회에서 연주하는 사람은 중국 동포인 최민 씹니다.

[녹취: 최민, 퉁소 연주자] “퉁소는 세로로 부는 악기인데요, 남한에서 전승이 많이 안 돼 있고, 북한에서도 주체음악에 의해서 밀리면서 이 악기가, 사라지게 되는 이런. 연주가 많이 안 되는 악기 중의 하나예요. 저는 어릴 때부터, 저는 연변지역에서 왔는데 그 쪽 지역은 그래도 민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악기가, 그러니까 불려졌던 악기가 이 악기에요. 관악기 중에, 민속악기 중에서. 그래서 그게 전승이 되면서 저는 거기에서 배웠고요.”

최민 씨는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내 훈춘시 미쟝향에서 왔습니다. 이 곳은 일명 퉁소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인데요, 원래 퉁소는 조선의 고유 악기였고, 훈춘시 미쟝향이 퉁소마을로 불리게 된 것도 조선시대 함경도 지방에서 이주해 온 이들이 즐겨 불던 퉁소가 대대로 전해진 덕분이라고 최민 씨는 설명합니다.

[녹취: 최민, 퉁소 연주자] “그냥 기존에 북한 쪽에서 이주민에 의해서 전해졌던 이런 가락들을 거기서 그 가락들을 모티브로 해 가지고. 그래서 주요하게는 토속적인 민요나 이런 토속적인 가락들을 퉁소에 얹어 연주하는 그런 그 단계만 있어요. 머물러 있어요. 더 이상의 테크닉이나 더 이상의 개량이나 더 이상의 뭐는 안 돼 있고 그냥 그 상태 그대로 그렇게 되고 있는 실정이에요.”

분단 이후 한국에서는 퉁소가 대금에 밀려 전문적으로 퉁소 연주를 하는 사람들이 적어졌고, 북한에서는 개량악기를 많이 연주하다 보니 퉁소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녹취: 최민, 퉁소 연주자] “퉁소 소리가 좀 세요, 거칠고. 북한은 거칠고 이런 거를 다 뺐었어요. 거문고, 아쟁. 슬프고 거칠고. 그 다음에, 이런 악기들은 다 뺐었어요. 음악에서 맑고 아름답고 깨끗한 거만 고려를 하면서, 퉁소가 60년대까지 쓰여졌다고 제가 알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60년 넘어가면서 악기 개량을 하면서 이 악기가 점차적으로 좀 강렬하고 약간 뭔가 반항하는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거는 제외하고 이렇게 되면서 이 악기가 어떻게 보면은 거기에서 점차 밀려지게 되면서 안 불리게 되고. 요즘에는 가끔씩 뭐 군부대에서 부른다고 제가 들었어요.”

중국에서는 1997년 옌볜 조선족자치주 정부가 미쟝향을 '퉁소지향' 즉 퉁소의 고향으로 지정했고, 중국 정부는 2008년 '퉁소지향'을 추인하면서 '비물질 문화유산' 그러니까 무형문화재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젊은 사람들은 거의 배우지 않고 있기 때문에 명맥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데요

[녹취: 최민, 퉁소 연주자] “밑에 점점 젊은이들도 이 악기를 별로 안 불고. 이 악기가 그러니까 그 쪽에서도 외면 받고 북한에서도 외면 받고, 남한에서도 그렇고. 약간 이런 악긴데. 이 악기가 굉장히 매력 있다는 거만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이 악기를 어떻게 하면 좀 더 비주류에서 주류 악기 쪽으로 올려놓는 이런 기반이 되는 뭐가 없을까, 이런 거를 저는 좀 많이 생각을 했었거든요.”

최민 씨는 지난 2006년 처음 한국에 와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변 출신 최초로 장학생으로 선발되면서 본격적으로 퉁소를 알리기 시작했는데요. 한국의 국립국악관현악단이나 KBS 국악관현악단 같은 유수의 악단들과 함께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최민 씨는 앞으로도 퉁소라는 악기를 알리고 지켜나가는 데 많은 노력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녹취: 최민, 퉁소 연주자] “ 몇 년 전에도 우리 이런 시도를 한 번 하려고 했었어요. ‘바람둥이 바람 부네’라는 이러한 콘서트를 하나를 하면서 그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데, 이번에 그래서 또 다른 퉁소와 대금과 어우러지는 관악 앙상블의 느낌을 한번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 이런 거를 제가 그래서 이번에 하면서 G키 퉁소도 개발을 좀, 베이스의 퉁소를 하나를 개발을 해서 저음으로도 한 번 해보고 그래서 그 위의 악기들을 또 같이 활용을 해서 이런 ‘대나무로 된 관악기가 어울리는 앙상블은 어떨까’ 생각도 해보게 됐어요. 그러면서 이런 것들이 앞으로도 또 다른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하면서 이번에 이 프로젝트에 참여를 하게 됐습니다.”

[녹취: 현장음]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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