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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와 라니냐


지난 6일 엘리뇨 현상이 동반한 폭우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카마릴로 시 도로가 침수되었다.
지난 6일 엘리뇨 현상이 동반한 폭우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카마릴로 시 도로가 침수되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이상기후가 계속되면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상 이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가 엘니뇨 때문이라고 말하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엘니뇨 현상, 그리고 또 다른 자연 현상의 하나인 라니냐 현상까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년 내내 새하얀 눈이 덮여 있어 전 세계 겨울 운동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던 스위스 알프스 산은 이번 겨울 눈 구경을 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따뜻하기로 유명한 미국 남부 뉴멕시코 주는 지난 연말, 때아닌 폭설로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습니다. 텍사스 주에서도 강력한 토네이도, 회오리바람에 느닷없이 눈까지 다 내렸습니다.

[녹취] 미국 중서부 지역 홍수 발생 현장음

미국 중서부 지역도 기록적인 홍수가 발생해서 많은 인명, 재산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남미 국가들인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같은 나라도 수십 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고요. 아시아 나라들도 기상 이변 현상을 겪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의 주범으로 ‘엘니뇨’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엘니뇨라고요?”

네, 엘니뇨는 원래 스페인 말입니다. 스페인 말로 ‘어린 남자아이’ 또는 기독교의 성자인 ‘아기 예수’를 뜻한다고 하는데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원래는 좋은 의미로 어부들이 물고기를 많이 잡는 것에서 유래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홍수나 가뭄, 폭우 사태 같은 기상 이변과 관련된 용어로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엘니뇨와 무역풍”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에서 부는 바람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흔히 무역풍이라고 하는데요. 적도 부근에는 이 무역풍이 항상 불고 있죠. 그리고 이 무역풍이 부는 대로 바닷물의 방향도 정해집니다. 그러다 무역풍이 약해지면 바다의 흐름이 바뀌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다른 바닷물이 섞여들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바닷물 온도도 달라지고요, 다른 어종의 물고기들이 섞여들어 온다든지 여러 가지 수반 현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아지면 엘니뇨라고 부릅니다.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요?

[녹취] 미국 기상학자 빌 페처드 인터뷰

기상학자 빌 페처드 씨의 설명 들으셨는데요.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 수증기가 많이 만들어지겠죠? 이 수증기는 공기를 타고 공중으로 올라가서 많은 비구름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그리고 태평양을 가운데 두고 동쪽 지역, 그러니까 미주 대륙에는 심각한 폭우와 홍수사태를 일으키고요. 반대로 서쪽 지역에는 심각한 가뭄 사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 엘니뇨, 마냥 피해만 갖다 주는 걸까요? 그건 또 아닙니다. 최근 몇 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 같은 곳은 극심한 가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녹취] 캘리포니아 거주 여성 인터뷰

하지만 엘니뇨가 비를 몰고 오면 가뭄 해소에 도움이 좀 되기도 하겠죠.

또 다른 뜻밖의 혜택을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녹취] 로스앤젤리스 카운티 자연사 박물관 어류학자 릭 피리 인터뷰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자연사 박물관 어류학자인 릭 피니 씨는 이번 엘니뇨로 캘리포니아 주 태평양 연안에 평소 이곳에 서식하지 않는 물고기들이 몰려와서 이곳의 어부들이 때아닌 물고기 풍년을 맞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슈퍼 엘니뇨”

지금 전 세계가 특히 몸살을 앓고 있는 건 바로 슈퍼 엘니뇨 때문입니다. 현재 적도 부근 태평양의 온도는 평년에 비해 무려 3도 이상 올랐는데요. 그러니까 슈퍼급인 거죠. 미국은 지난 1950년부터 엘니뇨 현상을 관측해왔는데요.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번 엘니뇨가 역대 가장 강력한 엘니뇨로 기록되고 있는 1997년에서 1998년 사이 발생한 엘니뇨와 충격적일 만큼 닮았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올 2016년 초반까지 심각한 엘니뇨 현상으로 지구 곳곳이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엘니뇨 가면 라니냐가 온다고요?”

그렇습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여름쯤이면 엘니뇨가 끝나고, 이어서 라니냐가 올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라니냐는 또 뭐냐고요? 라니냐는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남자아이라는 뜻의 엘니뇨와는 반대 의미죠?

라니냐는 엘니뇨와는 반대로 태평양 동쪽 바닷물은 차가워지고, 서쪽 바닷물의 온도는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엘니뇨 현상이 15차례 있었는데요. 엘니뇨에 이어 라니냐가 발생한 게 11차례나 됐다고 합니다. 만일 예상대로 라니냐가 발생하면 엘니뇨로 큰 홍수 피해를 겪었던 미국의 경우, 반대로 극심한 가뭄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국제 곡물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곡물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는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뿐만 아니라 에너지 가격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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