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 국정연설에서, 미국인들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단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이를 위해 미국의 정치와 투표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유권자들의 요구에 달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 핵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 시간으로 12일 밤 연방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행정부, 사법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6년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중 마지막 국정연설인 만큼, 그 동안의 성과와 미래를 향한 목표를 제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외교 정책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목표는 미국인들을 보호하고 테러 조직을 소탕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과 알카에다가 미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미국인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테러 위협에 맞선 미국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ISIL에 대응한 60여개 연합국을 주도하면서, 1만여회의 공습을 통해 ISIL 지휘부와 주요 수입원인 석유 시설, 훈련소와 무기 등을 제거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상에서는 연합군의 지원을 받는 현지 병력이 ISIL이 점령했던 지역들을 계속 탈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이슬람 종교를 가장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분열을 일으키려는 테러조직들의 선전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선량한 이슬람 교도들까지 겨냥한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을 지적하면서, 그런 발언은 미국을 안전하게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중 외교적 성과로 이란 핵 협상 타결, 쿠바와의 외교 관계 회복,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 타결,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확산 저지 등을 언급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지만 이 날 1 시간여에 걸친 연설 중, 북한이나 한반도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3년 국정연설 직전에 북한이 제3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북한을 규탄하고, 도발하면 할수록 고립이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 이룬 경제적 업적에 대해서도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경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튼튼하다면서, 그 동안 1천4백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고, 실업률은 반으로 줄었으며, 자동차 등 제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앞으로 계속 추진해야 할 과제로 이민 제도 개선과 총기 폭력 문제 해결, 고용 평등과 최소 임금 인상 등을 제시하면서, 자신은 이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미국인들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단결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를 위해 미국의 정치와 투표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며, 이는 유권자들의 요구에 달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공화당은 이 날 반박 연설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과 달리 임기 중 미국인들의 고통은 가중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박 연설을 한 공화당 소속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그 동안 미국인들이 느끼는 경제난은 가중됐고, 국가 부채는 늘어났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의료보험 개혁으로 오히려 의료보험에 가입하거나 의사의 진료를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헤일리 주지사는 특히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가장 위험한 테러 위협에 직면해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해결할 의지가 없거나, 능력이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는 오바마 대통령 임기의 마지막 해이며, 앞으로 다가오는 선거에서 미국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근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