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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행정부, 대북 제재법 이행 의지 보여야"


미국의 전문가들이 13일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미국의 전문가들이 13일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미 하원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신속하게 대북 제재 강화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이 법안이 북한을 압박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며, 관건은 행정부의 이행 의지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대북 압박에 중국을 좀 더 동참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이 13일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강도 높은 대북 금융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청문회에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는 지금까지 북한을 압박할 때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 중 하나로 지난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을 제재했던 사례를 꼽았습니다.

당시 미국의 제재로 이 은행의 북한 계좌가 동결되고 다른 은행들이 북한과의 거래를 연쇄적으로 끊었습니다.

빅터 차 석좌는 12일 하원이 채택한 ‘북한 제재 이행법안’에도 BDA 은행에 가했던 제재와 같은 종류의 표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장치가 담겨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차 석좌] “but again a lot of it depends on what entities we choose to sanction what…”

하지만 이 법에 따른 제재의 실효성은 어떤 기관과 개인에 제재가 가해질 것인지, 또 중국이 얼마나 협조하느냐에 달렸다고 빅터 차 석좌는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의 보수 성향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하원이 채택한 ‘북한 제재 이행법안’이 미국의 대북 제재 노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법안이 “법률상의 허점들을 메우고 기존의 행정명령들과 규제들에 추가적인 힘을 실어주는 한편, 몇몇 조치들은 행정부의 재량에 맡기지 않고 의무조항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러나 “이 법안을 비롯해 기존의 대북 제재 조치들은 결국 이행이 관건”이라며 “미국이 이미 갖고 있는 권한을 이용할 의사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소니 영화사에 대한 북한의 해킹 이후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미국 정부가 북한 당국자들을 그들이 단지 북한 당국자란 이유만으로 제재할 수 있었지만 단 한 명도 제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얀마와 쿠바, 이란, 짐바브웨가 북한 보다 오히려 미국의 제재를 더 많이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중국의 반응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How would china respond. When I advocated additional measures..”

클링너 연구원은 그러나 미국은 단지 중국이란 이유만으로 면죄부를 주지 말고 국내법과 유엔 결의안을 원칙대로 지켜나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들도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빅터 차 석좌도 2005년 마카오의 BDA 은행을 제재했을 당시 미국과 중국은 양자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했다며, 미국이 중국을 의식해 스스로를 제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대북 제재에서 중국의 더욱 큰 협조를 이끌어내려면 양자 현안 중 북한 문제를 더 중시하고 정상회의에서 언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연구원] “The first step that must be taken by the US to elicit greater Chinese…”

글레이저 연구원은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미국이 그럴만한 동기를 줘야 하지만 미국은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뒷전으로 넘기는 인상만 심어줬다는 것입니다.

글레이저 연구원은 중국이 동맹국인 북한을 버리지는 않겠지만, 과거 국제사회에 약속한 사항들을 지키고 대북 제재를 강화하며 지원을 줄이도록 미국이 설득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10명의 의원이 참석해 효과적인 대북 제재 방안과 중국의 역할,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물었습니다.

특히 매트 새먼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은 행정부의 지도력이 없는 상황에서는 의회가 움직여야 한다며, 여러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대북 압박에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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