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두 번이나 망명 신청이 거부됐던 탈북자가 또 다시 러시아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이 탈북자가 난민이 아니라고 판정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노동교화소를 탈출한 탈북자가 러시아에서 3번째 망명을 신청했다고, 영국의 ‘가디언’ 신문이 러시아 현지언론을 인용해 28일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이 탈북자가 추방되면 죽음에 직면할 것이 거의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앞선 두 차례의 망명 신청이 러시아 당국에 의해 모두 거부됐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탈북자는 1997년 처음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약 10년 동안 불법 체류했습니다.
그러다가 중국 당국에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됐고, 북한에서 노동교화소에 수감됐습니다. 하지만 다시 중국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했고, 2013년에 러시아에 불법 입국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러시아에서 체포된 뒤 단식투쟁 끝에 가까스로 망명을 신청할 수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이민국은 이 탈북자가 북한에서 특별하게 생명의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두 차례 망명 신청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가디언' 신문은 이 탈북자의 세 번째 망명 신청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적다며, 하지만 이 탈북자를 돕는 인권운동가들은 그가 난민 지위를 받거나 제3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계속 항소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러시아에서 영문으로 발행되는 ‘모스크바 타임스’ 신문은 러시아 이민국이 이 탈북자를 `법적으로 난민이 아니고, 본국으로 돌아가더라도 박해를 받을 위험에 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 이민국은 이 탈북자가 난민 지위를 신청한 것은 처벌에 대한 위험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를 제3국으로 가는 경유국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한편 `가디언' 신문은 러시아 인권단체 ‘시민 지원 (Citizen Assistance)’를 인용해, 2004년부터 2014년 사이에 211 명의 북한 국적자가 러시아 이민국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가운데 90 명이 1년짜리 임시 망명허가를 받았고, 정식으로 망명이 허용된 사람은 2명에 불과하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