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난 토요일(20일)에 실시된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공화당 선두주자 자리를 굳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같은 날 네바다 주에서 벌어진 당원대회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승리했는데요. 대선 관련 소식 먼저 정리해 드립니다. 이어서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한 뒤 처음으로 대법원 심리가 열렸다는 소식, 또 지난 주말 미시간 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소식도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해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할 때만 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요. 뉴햄프셔 주에 이어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트럼프 후보가 이제 확실한 공화당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예비선거에서 약 33% 지지율을 보이며 크게 승리했습니다. 정치 전문가들은 공화당 경선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승리가 지니는 의미가 크다고 말하는데요. 미국 역사상 뉴햄프셔 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승리한 뒤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지 못한 후보는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항상 예외는 있기 마련이지만, 트럼프 후보가 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승리하면서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을 가능성을 높였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지금까지 역사나 통계를 보면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 측은 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승리에 매우 고무된 표정인데요. 트럼프 후보의 토요일(20일) 승리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There’s nothing easy about……"
기자)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 선거에서 출마해서 선거 운동을 벌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힘들고 끔찍하고 야비하고 또 잔인한 일이지만, 승리하면 아름다운 일이라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이 다시 승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여러 주에서 경선이 열리는 3월 1일 슈퍼 화요일에 승리를 확정 짓자고 지지자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예비선거에서는 누가 2위를 할 것이냐 하는 점도 1위만큼 큰 관심사였는데요. 우열을 가리기 힘든 대결 끝에 루비오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군요.
기자) 네, 22.5% 대 22.3%, 그러니까 0.2% 포인트 아주 근소한 차이로 루비오 후보가 크루즈 후보를 눌렀습니다. 루비오 후보는 아이오와 주에서 높은 지지율로 3위에 올랐지만, 뉴햄프셔 주에서는 5위에 머물렀는데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다시 높은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인기 높은 니키 헤일리 주지사의 지지 선언을 얻어낸 것이 주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크루즈 후보 측은 사실상 비겼다고 주장하는데요.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자신뿐이라면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경선 과정이 진행되면서 선거 운동 중단을 선언하는 후보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탈락자가 나왔죠?
기자) 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입니다. 부시 후보는 정치 후원 기구 슈퍼팩(Super PAC)을 통해 1억 달러를 모금하는 등 선거운동 초기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꼽혔는데요. 하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표로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벤 카슨 전 신경외과 의사와 함께 7%대 지지를 얻는 데 그쳤는데요.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자, 토요일(20일) 후보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부시 후보] “But the people of Iowa, New Hampshire……”
기자) 부시 후보는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이 의사 표시를 했으며 그들의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후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어머니 바버라 부시 여사와 형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까지 동원해 선거 운동을 펼쳤지만,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해서 한때 17명에 달했던 공화당 후보 수가 5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는데요. 공화당은 화요일(23일)에 네바다 주에서 코커스, 당원대회를 치를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손쉬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난주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후보가 45%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고요. 루비오 후보가 19%, 크루즈 후보가 17%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민주당 상황 보겠습니다. 지난 토요일(20일) 네바다 주에서 민주당 코커스, 당원대회가 열렸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는데, 생각보다는 여유롭게 클린턴 전 장관이 승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네바다 주에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섰는데요. 당원대회가 다가오면서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올랐습니다. 언론이 ‘막상막하’란 표현을 쓸 정도로 샌더스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바짝 추격했는데요. 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약 53% 지지를 얻으면서 약 47% 지지를 받은 샌더스 후보를 5% 포인트 이상 격차로 눌렀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샌더스 열풍을 막았다는 데 안도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Some may have doubted us, but we never doubted……”
기자) 클린턴 후보는 토요일(20일) 승리 연설에서 일부 “우리가 이길 수 있을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우리끼리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면서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선거 운동을 벌여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는데요. 버니 샌더스 후보에게 열심히 싸웠다며 축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후보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5주 전만 해도 25% 포인트 이상 뒤졌었는데 대단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는데요. 오는 7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오는 토요일(27일) 민주당 예비선거가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에 나온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60%에 달했는데요.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은 그 절반 수준인 32%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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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여러분께서는 VOA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하는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듣고 계십니다.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최근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으로 연방 대법원에 공석이 생겼는데요. 월요일(22일) 대법관이 8명인 상태로 대법원이 심리를 재개했죠?
기자) 네, 연방 대법원이 한 달 동안의 휴회 기간을 마치고 월요일(22일) 다시 심리 일정에 들어갔는데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심리에 들어가기에 앞서 스캘리아 대법관을 기렸습니다. 스캘리아 대법관이 30년 동안 대법관으로 일하면서 3백 건에 달하는 다수 의견을 쓰는 등 많은 업적을 세웠다고 말했는데요. 또한, 스캘리아 대법관은 다방면에 뛰어난 사람이었다면서 모두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캘리아 대법관이 앉던 대법원 판사석에는 현재 조의를 표하는 검은 천이 드리워져 있는데요. 30일 동안의 애도 기간이 끝나면, 이 검은 천을 걷어내고요. 연공서열에 따라서 대법관들 자리를 재배치하게 됩니다.
진행자) 월요일(22일)에 어떤 소송이 다뤄졌습니까?
기자) 네, 재향군인이 소유한 업체 계약에 대한 연방법 문제 등 두 건이 올라 있는데요. 대법관들은 앞으로 2주 동안 약 10건을 다룰 예정입니다. 그 가운데 3월 2일에 다룰 텍사스 낙태 관련 소송이 관심을 끄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소송과 캘리포니아 교원 노조 회비를 둘러싼 소송 등 몇 개 소송에 대해서 대법관들의 의견이 크게 갈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으로 연방 대법관이 8명만 남게 됐는데요. 대법관들 의견이 4대4로 갈리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그럴 경우, 하급 법원 판결이 그대로 유지되고요. 나중에 대법관이 새로 지명되면 다시 심리를 열 수 있습니다. 이번 회기 대법원이 다룬 소송과 관련해서 스캘리아 대법관이 이미 낸 의견은 무효가 되고요. 스캘리아 대법관이 맡아서 쓰기로 했던 의견은 다른 대법관이 맡아서 다시 쓰게 됩니다.
진행자)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으로 연방 대법원이 진보 성향의 판사와 보수 성향의 판사가 4대4로 대립하는 상황이 됐는데요. 후임자 지명 문제가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서 조만간 자질을 갖춘 인물을 후임자로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공화당은 다음 대통령에게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자 지명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대통령 후보들의 의견도 소속 정당에 따라서 다릅니다. 공화당 후보들은 대부분 다음 대통령이 지명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연방 상원의원인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이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으로 누구를 지명하든 인준을 막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대법관 지명은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스캘리아 대법관이 지난 13일에 텍사스 주에서 여행하던 중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숨졌는데요. 지난 토요일(20일)에 장례식이 거행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바실리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이 날 장례 미사는 스캘리아 대법관의 아들인 폴 스캘리아 신부가 집전했는데요. 스캘리아 신부는 법률가로서 업적보다는 가톨릭 신자로서 스캘리아 대법관의 신앙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날 장례 미사에 오바마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부통령을 포함해 연방 대법관과 판사, 정치인 등 많은 주요 인사가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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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죠. 지난 주말 미국 중서부 미시간 주에서 무차별 총격 사건이 일어났죠?
기자) 네, 지난 토요일(20일) 미시간 주 캘러머주에서 연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6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경찰은 올해 45살 제이슨 브라이언 달튼을 용의자로 체포했는데요. 달튼은 월요일(22일) 법정에서 기소인정 여부 절차를 밟았는데요. 당국은 달튼에게 6건의 1급 살인 혐의와 총기 관련 혐의 등을 적용했습니다.
진행자) 사상자가 8명 발생했는데, 사건 경위 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현지 시각으로 토요일(20일) 저녁 5시 30분경에 캘러머주의 한 주거 지역에서 한 여성이 여러 발 총을 맞았습니다. 이 여성은 목숨을 건졌지만, 현재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후 10시경에 자동차 판매소 밖에서 50대 남성과 그의 10대 아들이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그리고 15분 뒤에 식당 주차장에서 여성 4명이 총격을 받고 사망했는데요. 14살 소녀 역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습니다. 경찰은 총격 사건이 일어나고 약 6시간 뒤인 일요일(21일) 새벽에 캘러머주의 한 술집 주차장에서 용의자 달튼을 체포했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아직 모릅니다. 희생자들의 나이가 14살에서 74살에 이르는 등 다양했고요. 세 희생자 그룹 사이에 연관성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은 용의자가 무작위로 골라서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지만, 테러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습니다. 용의자 달튼은 아내와 두 자녀를 둔 가장인데요. 이웃 주민들은 달튼이 조용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지만, 가끔 집 뒷문을 향해 총을 쏘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에 범죄를 저지른 일이 있는 사람인지요?
기자) 없습니다. 전과 경력이 없다고 하는데요. 달튼은 몇 년 전까지 보험회사 직원으로 일하다가 최근에 우버 택시 기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우버는 똑똑한 손전화기, 스마트폰으로 고객과 운전기사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말하는데요. 개인 소유 자동차로 택시 영업을 하게 해줍니다. 우버 택시 기사로 일하려면 신원조회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우버 측은 용의자 달튼에 대한 신원조회를 했다면서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난 데 경악을 금치 못하며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희생자들이 용의자 차에 탄 승객들이었던 건 아닙니까?
기자) 경찰 발표에 따르면 아닙니다. 캘러매주 카운티 경찰은 용의자와 희생자들이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밝혔습니다. 달튼은 우버 택시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도 평점이 매우 낮아서 의아했다고 달튼의 차를 이용한 한 고객이 말하기도 했습니다. 달튼은 범행 중간중간과 범행 이후에도 승객을 태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미국에서 여러 차례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이에 따라 총기 규제 문제가 뜨거운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는데, 또 이런 사건이 일어났네요.
기자) 네, 지난 1월 초에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등 보수 세력과 총기 옹호론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쳤고요. 행정 명령 시행 중지를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된 상태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월요일(22일) 캘러매주 시장과 경찰국장 등 현지 관리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 수사를 위해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전국 주지사 회의에서 연설하면서 이번 사건은 총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