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화요일(19일) 실시된 뉴욕 주 예비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각각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시간 주 플린트 시 납중독 사태와 관련해 공무원 3명이 기소됐다는 소식에 이어서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화장실 이용 관련 소송에서 성전환 학생의 손을 들어줬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화요일(19일) 뉴욕 주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예비선거가 열렸는데요. 예상대로 각 당 선두주자들이 승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승리하면서 후보 지명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먼저 공화당을 보면요. 트럼프 후보가 60% 지지를 받으면서 손쉬운 승리를 거뒀는데요. 2위는 25%를 얻은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였습니다.
진행자) 1위와 2위 간의 격차가 무려 35%에 달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출구 여론조사를 통해 일찌감치 트럼프 후보의 압승을 예측했던 언론은 9시에 투표가 마감되자, 바로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은 어느 정도나 지지를 얻었습니까?
기자) 네, 뉴욕에서는 15% 지지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화요일(19일) 승리 연설에서 이제 크루즈 후보는 경쟁 상대가 못 된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We don’t have much of a race anymore…
기자) 숫자를 따져보면, 크루즈 후보는 경선에서 탈락할 처지에 놓였다는 겁니다. 하지만 크루즈 후보는 포기하지 않는 모습인데요. 크루즈 후보는 이날(19일) 다음 경선지인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유세를 벌이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과거의 방식에 머물 게 아니라,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루즈 후보] “The people in state after state have…
기자) 크루즈 후보는 미국인들이 새로운 길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아웃사이더’, ‘외부인’들의 해이고 자신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뉴욕 주에는 공화당 대의원 95명이 걸려 있었는데요.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의원을 몇 명이나 얻느냐가 더 중요하죠. 트럼프 후보가 대의원 독차지를 노렸는데,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독차지까지는 아니지만, 대의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뉴욕 주 공화당은 주 전체 승자에게 대의원 14명을 주고 각 선거구 승자에게 3명씩 배분하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선거구에서 승리했습니다. 케이식 후보는 선거구 한 곳에서 승리하면서 대의원 3명을 챙겼는데요. 크루즈 후보는 20% 이상 지지를 받아야 하는 규정에 따라서 대의원을 1명도 얻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뉴욕 주 승리로 크루즈 후보와의 대의원 격차를 다시 200명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전체 대의원의 절반 이상인 1천237명의 지지가 필요한데요. 7월에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전에 이를 확보하는 후보가 나오지 못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현재 어떤 상황이죠?
기자) 네, 트럼프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 수는 845명인데요. 필요한 대의원의 70% 정도를 확보한 상황입니다. 안심할 수는 없지만, 과반수 대의원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닌 거죠. 트럼프 후보는 7월 전당대회 전에 필요한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상황 알아봤고요. 이번에는 민주당 결과 볼까요?
기자) 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58% 지지를 얻으면서 42%를 얻은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을 물리쳤습니다. 출구조사에서는 샌더스 후보가 예상외로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변은 없었습니다. 민주당은 지지율에 따라서 대의원을 배분하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뉴욕 주에서 승리하면서 대의원 1천887명을 확보했습니다.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는 데 필요한 대의원 2천383명의 약 80%에 해당하는 겁니다. 샌더스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은 1천174명입니다.
진행자) 이제는 샌더스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따라잡는 건 정말 힘든 상황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승리 연설에서 민주당 후보 지명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샌더스 후보 지지자들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And to all the people who supported…
기자) 분열보다는 서로를 단합시키는 게 더 많다는 겁니다. 샌더스 후보는 뉴욕 주에서 크게 패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샌더스 후보의 말입니다.
[녹취: 샌더스 후보] “This is the campaign that has the energy…
기자) 네, 힘과 열정이 있는 선거운동으로 높은 투표율을 이끌어내고 있다면서 11월에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고 상, 하원 선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난 몇 주 동안 경선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선두주자들이 경쟁자들에게 승리를 빼앗겼는데요. 뉴욕에서 승리해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 두고 봐야 할 텐데요. 다음 경선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다음 주 화요일(26일) 동북부 5개 주가 경선을 치릅니다. 코네티컷 주와 델라웨어, 메릴랜드, 펜실베이니아, 로드 아일랜드 주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예비선거가 실시되는데요. 대부분 주에서 트럼프 후보와 클린턴 후보가 우세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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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미시간 주 플린트 시 납중독 사태와 관련해서 공무원들이 형사 혐의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죠?
기자) 네, 미시간 주 검찰이 수요일(20일) 관련 공무원 3명에 대해 형사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는데요. 플린트 시 수질 감독관인 마이크 글래스고우, 미시간 주 환경감독국의 마이크 프라이스비, 또 미시간 주 환경보호청에서 미시간 주 랜싱 시의 식수를 담당했던 스티븐 부시 씨, 이렇게 3명입니다.
진행자) 이들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공무상 중대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증거 조작을 시도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당국은 이들이 플린트 시의 납 수치를 인위적으로 낮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요. 수중 납 수치를 잴 때 수치가 높은 가정들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빌 슈티 미시간 주 법무장관이 납 수돗물 사태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추가 혐의가 더 나올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플린트 시 주민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이제 시작일 뿐,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주 정부 최고위선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건데요. 플린트 시 주민들은 그동안 릭 스나이더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하다가 플린트 시의 수돗물이 납으로 오염된 건가요?
기자) 예. 플린트 시는 당초 5대호의 하나인 휴런 호수의 물을 끌어다 쓰며 디트로이트 시에 사용료를 냈었습니다. 하지만 돈을 아끼기 위해 플린트 시 정부가 2014년 4월에 식수원을 플린트 강으로 돌렸습니다. 하지만 플린트 강에서 물을 끌어오는 수도관은 오래돼 부식됐고, 새로운 수도관은 여전히 건설 중이었습니다. 게다가 플린트 강물이 부식성이 강해서 특별한 약물 처리를 필요로 했지만 이 부분이 간과됐고요. 그 결과 노후화된 수도관에서 녹물이 녹아 내렸는데, 납 성분까지 포함된 것입니다.
진행자) 특히 납은 인체에 아주 해롭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애들에게 학습 장애와 이상 행동, 정신 지체 등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실제로 플린트에 사는 어린이들이 납 중독에 걸렸다는 사실은 한 소아과 의사가 밝혀냈는데요. 이 의사가 피부 발진이나 탈모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늘어나서 조사해보니까 이 애들의 혈중 납 수치가 예전보다 두 배, 심하면 세 배나 높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요. 법원이 주민들의 집단소송을 기각했다고요?
기자) 예. 존 코벳 오미아라 판사는 화요일(19일) 사건을 본안에 따라 재판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미아라 판사는 연방식수안전법을 근거로 주민들의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주민들은 헌법 조항을 근거로 정부의 시민권 침해에 대한 손해보상을 받고자 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릭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는 앞으로 30일간 플린트 수돗물을 마시겠다고 밝혔죠?
기자) 예. 스나이더 주지사는 18일 플린트 시의 한 가정을 방문해 자신이 앞으로 30일간 플린트 수돗물을 마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카렌 위버 플린트 시장은 “아직 시민들에게 플린트 수돗물을 마셔도 된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스나이더 주지사가 진정성을 보이려면 이곳에서 우리와 함께 30일간 생활하라”고 제안했습니다. 플린트 시민들은 스나이더 주지사를 소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데요. 이 소환 투표가 실현되지 않더라도 정치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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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항소법원이 화장실 관련 소송에서 성전환자의 손을 들어줬다고 하는데요. 무슨 얘기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일단 성전환자라고 하면 신체적으로 타고난 성과 본인이 생각하는 성이 다른 경우를 말하는데요. 버지니아 주에 거주하는 개빈 그림이란 학생이 다니던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그림 학생은 여자로 태어났지만 자신이 남자라고 생각하는데요. 자신이 생각하는 성에 따라서 남자 화장실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학교에 요청했는데, 학교 측이 이를 거부한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출생증명서에 나와 있는 성별에 따라서 여자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고 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여자 화장실이나 학교 측에서 새로 마련한 남녀 공용 화장실을 쓰라고 한 건데요. 하지만 그림 학생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소송을 걸었습니다. 앞서 지방법원은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이번에 항소법원이 이를 뒤집은 겁니다.
진행자) 어떤 근거에서 그런 결정이 나왔나요?
기자) 네, 판사 3인으로 구성된 제4 순회 항소법원은 학교 정책이 1972년 교육개정법의 9조에 어긋난다고 판결했습니다.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교육 기관이 성별에 따라 차별하는 걸 금하는 조항인데요. 앞서 하급법원은 이 조항이 태어날 때 성별에 따라서 차별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해석하면서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줬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항소법원은 학생 본인이 생각하는 성별에 따라야 한다고 판결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5년에 교육부는 학교 측이 성전환자 학생들을 대할 때 그 학생이 생각하는 성별에 따라서 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내린 바 있는데요. 항소법원은 하급법원이 그 같은 교육부 지침을 따랐어야 했다면서 소송을 돌려보냈습니다. 이번 항소법원 판결은 새로 선례를 남기는 건데요. 앞서 연방 법원은 유사한 소송들에 대해서 교육개정법 9조가 성전환 학생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소송을 건 그림 학생은 이번 항소법원 판결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자신이 옳다는 게 입증됐다면서 안도감을 나타냈고요. 다른 학생들이 학교에서 차별 행위를 당하지 않게 도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요즘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이 성전환자의 화장실 이용이 문제가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연방 대법원이 동성결혼 합법 결정을 내렸는데요. 이에 대한 보수 세력의 반작용이란 설명도 있습니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이른바 화장실법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공립학교나 공공기관 화장실을 이용할 때 성전환자에게 본인이 생각하는 성별이 아니라, 태어날 때 성별에 따라서 화장실을 사용하게 하는 법이 발효된 거죠.
진행자)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뒤, 성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이라면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죠.
기자) 맞습니다.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팰이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새로 운영센터를 내려던 계획을 취소했고요.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펄잼 같은 유명 가수와 악단이 노스캐롤라이나 공연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사우스다코다 주에서는 비슷한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주지사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