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테드 크루즈 후보와 존 케이식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막기 위해 손잡았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지난 2014년에 일어난 흑인 소년 총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시가 유족에게 6백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 미국 수사 당국이 애플 사의 도움 없이 또 다른 손전화를 여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 차례로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이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에게 공화당 경선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는데요. 두 사람이 손잡았다니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네, 일요일(24일) 크루즈 후보 측과 케이식 후보 측이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5월과 6월에 경선을 치르는 일부 주에서 상대 후보가 유리한 지역은 양보한다는 겁니다. 크루즈 후보는 케이식 주지사를 돕기 위해서 오리건 주와 뉴멕시코 주에서 더는 선거운동을 벌이지 않고요. 대신에 5월 3일에 예비선거를 실시하는 인디애나 주에 주력한다는 겁니다. 반대로 존 케이식 후보는 인디애나 주는 크루즈 후보에게 맡기고 5월 17일과 6월 7일에 선거를 치르는 오리건 주와 뉴멕시코 주에서 중점적으로 선거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후보가 일종의 동맹을 맺은 건데요.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어떻게 해서든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지 못하게 막겠다는 겁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과반수 대의원 1천237명을 확보해야 하는데요. 현재 트럼프 후보가 모은 대의원은 845명입니다. 필요한 대의원의 약 70%를 확보한 상태인데요. 트럼프 후보 측은 공화당 전당대회 전에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그렇게 녹록한 상황은 아닙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크루즈 후보와 케이식 후보 측은 중재 전당대회를 노리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케이식 후보 측 수석 선거전략가 존 위버 씨는 중재 전당대회가 목표라고 말했는데요. 중재 전당대회가 열리면, 당을 단합하고 본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는 겁니다. 중재 전당대회는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당 지도부가 중재해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경우를 말합니다. 크루즈 선거운동 본부의 제프 로 선거본부장은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는다면, 공화당에게 확실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민주당 후보에게 질 게 뻔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후보는 인터넷 단문사이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필사적인 상황에서 나온 끔찍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정치인으로서 성숙한 두 후보가 정치 경력 이제 10개월째인 후보에 맞서 공모하다니 슬픈 일”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다른 많은 산업 분야에서는 공모와 결탁이 불법이라고 지적하면서, 두 후보가 살아남기 위해서 결탁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크루즈 후보가 위스콘신 주와 유타 주 등에서 승리하면서 트럼프 후보를 바짝 추격하는 듯했는데요. 하지만 지난주 뉴욕 주에서 트럼프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이기면서 분위기가 좀 바뀐 상태죠?
기자) 맞습니다. 화요일(26일) 펜실베이니아와 코네티컷, 로드 아일랜드, 델라웨어, 메릴랜드 주, 이렇게 동북부 5개 주에서 예비선거가 실시되는데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주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그 뒤에 다시 미국 서부로 선거가 옮겨가는데요. 이번에 크루즈 후보와 케이식 후보가 손잡은 게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그건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크루즈 후보 측은 인디애나 주를 매우 중요하게 보는데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인디애나 주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앞서고 있긴 합니다. 트럼프 후보 41%, 크루즈 후보 33%, 케이식 후보 16%로 나왔는데요. 하지만 크루즈 후보와 케이식 후보 지지층이 단결하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사실 트럼프 후보를 막으려면, 두 후보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얘기는 이전부터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동안 공화당 전략가들이 두 후보에게 이런 식으로 힘을 합치라고 촉구해 왔고요. 케이식 후보 측이 전에 먼저 손을 내밀었는데, 크루즈 후보 측이 이를 거부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트럼프 후보를 막기에 너무 늦었을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뉴욕타임스 신문은 두 후보 측이 지지자들에게 서로 다른 후보를 찍으라고 직접 요청하지 않은 점을 들면서, 이번 동맹이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상황 살펴봤는데요. 민주당은 이변이 없는 이상,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대의원 2천383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클린턴 후보가 필요한 대의원 수의 약 80%를 확보한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후보 측이 러닝메이트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닝메이트라면 11월 본 선거에 함께 나갈 부통령 후보를 말하는데요. 어떤 인물이 클린턴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두 버지니아 연방 상원의원 팀 케인 의원과 마크 워너 의원의 이름이 먼저 눈에 띄는데요. 버지니아 주는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 경합 주 가운데 하나죠. 그밖에 셰로드 브라운 오하이오 주 연방 상원의원, 흑인 정치인 데발 패트릭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또 민권 변호사 출신으로 중남미계인 토마스 페레스 노동부 장관, 역시 중남미계로 남부 텍사스 출신의 젊은 정치인인 훌리안 카스트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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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2014년 11월,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장난감 총을 갖고 있던 흑인 소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준 적이 있었습니다. 유족 측은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클리블랜드 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었는데요, 양측이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월요일(25일) 발표된 연방 법원 기록에 따르면, 클리브랜드 시가 당시 12살의 나이에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소년 타미르 라이스 군 가족에게 6백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올해 3백만 달러, 그리고 내년에 3백만 달러를 각각 지불한다는 내용입니다. 대신 가족들은 법원에 제기한 소송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클리블랜드 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지 않게 됐는데요, 만일 재판이 진행된다면, 라이스 군의 죽음과 클리블랜드 시 경찰의 문제점 등에 다시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면서 클리블랜드 시가 곤란한 입장에 처했을 겁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는 클리블랜드 시가 잘못을 인정한 데 따른 결과인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양측간 합의문에는 클리블랜드 시가 잘못을 인정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라이스 군 가족들이 이번 합의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라이스 군 가족의 변호인들이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번 합의가 금전적인 측면에서 역사적인 수준이지만, 돈이 얼마가 되든 생명의 손실을 적절히 보상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라이스 군은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질 당시 잠재력과 약속으로 충만한 어린 소년이었다며, 그 어떤 것도 라이스 군을 다시 살려낼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클리블랜드 시는 아직 이번 합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잠시 2년 전으로 돌아가 보죠. 당시 어떤 일이 벌어진 건가요?
기자) 2014년 11월,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경찰에 신고가 한 건 접수됐는데요, 흑인 남성이 놀이터에서 사람들에게 총기를 겨누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티머시 로먼 경관이 차에서 내려서 라이스 군에게 총 두 발을 쐈는데요, 총을 쏘고 나서 보니 총을 갖고 있던 사람은 성인 남성이 아니라, 어린 소년이었고, 갖고 있던 총도 진짜 총이 아니라, 플라스틱 총알이 나가는 장난감 총이었습니다. 당시 신고한 사람은 총을 든 남자가 청소년일지도 모른다, 장난감 총일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런 내용이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은 처벌을 받았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지난 해 12월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정당방위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원 제도를 채택하고 있고, 특히 기소 여부를 가리는 배심원단을 대배심이라고 하는데요, 이 대배심이 티머시 로먼 경관을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배심은 로먼 경관과 함께 출동했던 다른 경관에 대해서도 불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대배심이 로먼 경관을 기소하지 않기로 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오하이오 주 쿠야호가 카운티의 티머시 맥긴티 검사는 이번 사건이 인간의 실수와 잘못된 의사소통 등 여러 나쁜 일이 겹치면서 일어난 비극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총격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로먼 경관이 위협을 느낄 만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여러 정황상의 증거를 볼 때 로먼 경관의 행동은 범죄 행위가 아니었다고, 맥긴티 검사는 말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클리블랜드 뿐 아니라 워싱턴DC와 뉴욕 등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열렸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클리블랜드 뿐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경찰에 의한 사망자 가족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지불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달 시카고 시는 구금 중 사망한 흑인 남성 가족에게 4백95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고요, 이보다 앞서 경찰의 추적을 받다 숨진 천식 환자 가족에게는 1백5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시가 지난 해 9월, 경찰의 체포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청년 유족에게 6백40만 달러, 뉴욕 시는 지난 해 경찰의 과잉제압으로 사망한 40대 흑인 남성 가족에게 5백90만 달러 지불하기로 합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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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애플이라고 하면 손전화기 아이폰으로 유명한 미국 첨단기업인데요. 최근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 문제를 놓고 미국 법무부와 애플이 대립하는 상황 아닙니까? 그런데 법무부가 또다시 애플의 도움 없이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하는데 성공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금요일(22일) 법무부는 애플과 소송이 걸려 있는 또 다른 손전화기의 잠금장치를 자체적으로 푸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암호를 푼 손전화기는 뉴욕 브루클린 마약 밀매 용의자가 사용했던 건데요. 미 연방수사국(FBI)은 뉴욕 동부 지방법원에 이 손전화기의 잠금장치를 풀 수 있게 협조하란 법원 명령을 애플사에 내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는 애플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법원에 알린 겁니다.
진행자) FBI가 문제의 손전화기 잠금장치를 어떤 식으로 풀었나요?
기자) 다른 사람이 암호를 알려줬다고 합니다. 법무부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라는 이유로 암호를 알려준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는데요. 손전화기 주인인 용의자 준 펑 씨는 암호를 잊어버려서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FBI가 애플의 도움 없이 손전화 암호를 푼 게 한 달 사이에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지난달에는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의 테러범이 남긴 손전화기의 암호를 풀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외부인의 도움으로 암호를 풀었는데요. FBI는 해결 방법을 제공받는 대가로 막대한 돈을 지급했습니다. 확실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자신이 FBI 국장으로서 남은 계약 기간에 받게 될 연봉의 총액보다 많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언론은 이를 토대로 미국 정부가 1백만 달러가 넘는 돈을 지급했을 것으로 추산하는데요. 코미 국장은 그 정도 액수를 지급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 소송의 경우, 법원이 FBI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손전화 잠금장치를 풀 수 있는 운영체제를 새로 만들어주라고 애플에 명령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애플이 이를 거부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생활 침해이고 정부의 권한 남용이라면서 거부했는데요. 그러면서 개인의 권리가 더 중요하냐, 국가 안보가 더 중요하냐 문제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브루클린 소송의 경우, 캘리포니아 법원과는 달리 판사가 애플 손을 들어줬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월, 담당 판사는 정부의 요구가 법적인 권한을 넘어선다고 판결했는데요. FBI가 이에 불복하면서 계속 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는데, 다른 방법으로 암호를 푸는 데 성공한 겁니다. 애플 측은 법무부가 뉴욕 소송을 취하한 데 대해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측은 이번 법무부 발표에 대해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환영했고요. 이런 문제는 법원이 아니라 연방 의회가 다뤄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