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이 비폭력 마약 사범 58명의 형량을 줄여줬다는 소식, 또 4월 미국 고용지표 발표 내용,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대선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부동산 기업인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는데요. 같은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트럼프 후보를 아직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하원의장은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리인데요. 부통령에 이어서 대통령 계승 서열 2위입니다. 그러니까 현재 공화당 정치인들 가운데 가장 높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 자리에 있는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보류한 겁니다. 라이언 의장은 목요일(5일)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라이언 의장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는 사람을 지지하겠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현재 트럼프 후보가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마당에 지지를 보류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을 단합하고 좀 더 보수주의 원칙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많은 공화당원은 공화당의 기치를 표방하는 인물을 지도자로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언 의장은 지난해 12월에 트럼프 후보가 모든 이슬람교도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하자,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발언은 공화당이나 미국의 가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었죠.
진행자) 이런 라이언 의장의 발언에 대해서 트럼프 후보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트럼프 후보 역시 “라이언 의장의 의제를 지지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반박했는데요. “아마 나중에는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인들을 위해 가장 좋은 일이 무엇인지, 라이언 의장과 자신이 합의를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언 의장은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러닝메이트, 그러니까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는데요. 그동안 라이언 의장 자신이 대통령 선거에 나설 것이란 얘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지도부가 라이언 의장을 밀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라이언 의장은 그동안 대통령 후보로 나설 생각이 없다고 말해왔고요. 목요일(5일)에도 그 같은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언 의장은 “아직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렇게 “아직”이라고 하면서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공화당 정치인들 가운데는 아예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사람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대표적으로 공화당 정치 명문인 부시 일가가 있죠. 41대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43대 아들 부시 대통령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고요. 7월에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존 매케인, 린지 그레이엄, 벤 새스 등 여러 상원의원도 트럼프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후보를 받아들이고 지지하겠다는 정치인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공화당 경선에서 경쟁 상대였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은퇴한 신경외과 의사 벤 카슨 박사가 일찌감치 트럼프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요.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도 트럼프 후보 지지를 나타냈습니다. 페리 전 주지사는 목요일(5일) 트럼프 후보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면서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상황 살펴봤고요. 민주당은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사실상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요.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논란이 다시 뉴스가 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최측근 보좌관 후마 우베딘 씨가 최근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NN 방송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서 처음 보도했는데요. 미 연방수사국(FBI)이 몇 주 내로 클린턴 후보를 직접 인터뷰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여기서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논란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고 넘어가죠.
기자) 네, 클린턴 후보가 오바마 행정부 1기 때 국무장관을 지냈는데요. 당시 정부 공식계정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고, 자택에 설치한 컴퓨터 서버에 연결된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게 문제가 됐습니다. 개인 이메일은 관용 이메일보다 보안성이 떨어지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개인 계정으로 주고받은 이메일 가운데 기밀 정보가 포함됐을 가능성 때문에 논란이 된 겁니다.
진행자) 실제로 정부 조사에서 기밀 정보가 일부 이메일에 들어있었던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1급 비밀 정보까지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오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클린턴 후보는 당시에는 기밀이 아니었고 나중에 등급이 올라간 경우라면서, 국무장관으로 재직할 때 개인 이메일로 기밀 정보를 주고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CNN 방송은 FBI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서 클린턴 후보가 고의로 규정을 위반했다는 증거는 별로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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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약 사범들의 형을 감해줬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목요일(5일) 비폭력 마약사범 58명에 대해 특별 감형 조치를 취했습니다. 마약밀매나 마약 관련 돈세탁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고 수감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는데요. 그 가운데 18명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마약사범들의 형을 감해준 게 처음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여러 차례 장기 복역 중인 마약 사범들의 형을 감해준 데 이어서 지난 3월에도 61명에 대해서 추가 감형 조처를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9년에 취임한 뒤 연방 교도소 수감자 306명의 형을 감해줬는데요. 그 가운데 110명은 종신형을 선고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는 1930년대와 40년대에 미국 대통령을 지낸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가장 많은 건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1월에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감형 조치를 계속 내릴 계획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형을 감해주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들이 저지른 범죄에 비해 형이 지나치게 과하다는 겁니다. 비폭력 마약 사범에게 20년 이상 징역형을 내리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납세자에게 부담을 줄 뿐이고요. 이들을 교도소에 수감해둔다고 해서 미국 사회가 더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란 겁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 교도소 수감자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 교도소를 방문하고 미국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의 수가 유럽 35개 나라의 재소자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연방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죄수 가운데 약 절반이 마약 사범이라고 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비폭력 마약 사범의 형기를 단축해서 수감자 수를 줄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재소자 수가 많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미국 법원이 가벼운 죄질의 마약범죄에도 장기 징역형을 선고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에는 ‘최소의무형량’이란 제도가 있는데요. 법원이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에게 무조건 일정 기간 이상의 형량을 선고하는 제도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최소의무형량’을 줄이거나, 제도 자체를 없애길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법을 바꾸기 위해서는 연방 의회가 움직여야 할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의회에서 형사사법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의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법 개정 움직임을 보이는데 고무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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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경제 소식입니다. 미국 노동부가 금요일(6일) 새 고용 지표를 발표했는데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전문가들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지난 4월 미국에서 16만 개의 새 일자리가 생겼는데요. 이는 지난 7개월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다행히 실업률은 5%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7개월간 5번이나 월간 신규 고용이 20만 개를 넘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일자리 증가가 주춤한 이유를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국내외적인 원인을 모두 지적하고 있는데요. 우선 외부적으로는 국제 경제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국 고용주들이 신규 채용을 비롯한 비용 증가에 조심스럽습니다. 국내적으로는 다른 경제 지표는 개선 조짐을 보이지만, 기업 이윤과 소비 지출이 제자리에 머무르면서 노동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래도 앞으로 미국 경제 전망을 비관적으로 볼 정도는 아니라는 관측도 있던데요?
기자) 신규 고용 증가가 지난 7개월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새 일자리가 생기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여기에 전문직 채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좋은 신호인데요. 신규 채용이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개선된다고 볼 수 있죠. 따라서 올해도 미국 경제가 완만하지만, 성장을 계속할 거란 관측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분기 미국 경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0.5% 성장에 그쳤는데요, 올 하반기로 가면서 개선될 거란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무튼 앞으로 미국 경제에 대해 여전히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고요. 이번에 새로 나온 고용 지표도 불안감을 덜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인데요.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금리,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경제 회복에 따라 금리를 올려야겠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었는데요. 그래서 6월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고용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미국 금융사들은 금리 인상이 하반기로 다시 미뤄질 거란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새 고용 지표가 발표된 뒤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무슨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일단 74개월 연속해서 새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는 점을 축하했고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4월에 새 일자리 16만 개가 만들어졌다는 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긴 한데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 경제의 역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서도 미국이 그동안 경제 회복기에 1천4백60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기대에는 못 미친다고는 하지만, 계속 일자리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그래도 좋은 성적이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바람직한 추세가 계속될 수 있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기관시설 건설과 보수를 위한 예산을 늘려달라고 연방 의회에 촉구했고요. 최저 임금을 올리고 무역협정도 비준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돈세탁과 탈세를 막을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도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돈세탁과 탈세를 막을 수 있는 법안이라면, 얼마 전에 나온 ‘파나마 페이퍼스’와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나마에 있는 유명한 법률회사에서 유출된 문건이라고 해서 ‘파나마 페이퍼스’라고 부르는 건데요. 여러 나라 전, 현직 지도자들과 유명 인사들이 외국의 조세 피난처를 이용해서 돈세탁과 탈세를 하고 재산을 은닉했다는 사실이 이 문건을 통해서 폭로됐죠.
진행자) 이 때문에 아이슬란드 총리가 사임하는 등 정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는데요. 미국 정부도 이 사건을 계기로 금융 제도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목요일(5일) 미국 기업 소유자에 과해 좀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게 하는 규제안을 내놓았는데요. 실제 회사 주인이 누구인지 미 국세청(IRS)에 보고하게 하고 사법 당국이 이 정보를 볼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