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도전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 후보가 오는 7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의 정강을 마련하는 데 한몫을 할 전망입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 연방 하원이 국세청장의 탄핵을 추진하면서 관련 청문회를 열었다는 소식, 또 최근 미국 내 공항의 보안 검색이 지나치게 오래 걸려서 많은 승객이 비행기를 놓치는 가운데 미국 교통안전국(TSA) 고위 관리가 물러나게 됐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민주당 정강을 세우는 데 한몫을 할 전망이라고 하는데요. 무슨 얘기인지 들어볼까요?
기자) 미국의 각 정당은 예비선거와 당원대회 등 경선 과정을 거쳐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합니다. 그리고 각 주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모이는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는데요. 하지만 전당대회에서 하는 일이 또 한 가지 있습니다. 그 당의 정강을 세우는 일인데요. 정강이라면, 그 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앞으로 민주당의 방향을 정하는 데 샌더스 의원이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된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월요일(23일) 어떤 사람들로 정강위원회를 구성할지 밝혔는데요. 정강위원회는 모두 15명으로 구성되는데,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추천하는 위원 6명, 샌더스 후보가 추천하는 위원 5명, 그리고 DNC 위원장인 데비 와서만 하원의원이 추천하는 4명, 이렇게 구성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은 사실 민주당 소속이 아니었죠.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 무소속이었는데요. 이제 민주당의 정강을 정하는데 큰 목소리를 내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출마 초기에는 샌더스 후보가 클린턴 후보에게 40% 포인트 이상 뒤처지는 상황이었는데요. 1년 동안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20개 주에서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고요. 이제 민주당의 정강을 정하는 데 있어서도 클린턴 후보와 거의 비슷한 수의 위원을 추천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 겁니다.
진행자) 샌더스 후보는 특히 어떤 점을 민주당 정강에 반영하려고 할까요?
기자) 샌더스 후보는 월요일(23일) 모든 미국인에게 도움이 되는 경제를 세우기 위한 싸움에서 강력한 위치에 설 것이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자신의 지지자들은 거대 금융 기관이나 기업의 입장이 아니라, 노동자 계층과 빈곤층,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민주당 정강에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샌더스 후보는 미국의 소득 불균형 현상을 강하게 비판해 왔는데요. 소수 부유층이 아니라, 일반 미국인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경제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민주당 정강은 어떻게 돼 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현 정강은 지난 2012년 전당대회에서 채택됐는데요. 샌더스 후보와 클린턴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강조해온 면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주로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자”와 비슷한 문구도 들어 있는데요. “중간층이 다시 경제적으로 안정을 누리게 하는 것이 오늘날 민주당이 극복해야 할 도전이다, 이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기본적인 가치를 회복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민주당은 이변이 없는 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을 것이 확실한 상황인데요. 그래도 샌더스 후보는 후보에서 사퇴하는 일 없이 끝까지 가겠다고 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경선을 완주하려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민주당 정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다음 달 7일에 열릴 캘리포니아 주 예비선거를 앞두고 또 한 차례 TV 토론회를 갖자고 클린턴 후보에게 제안했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거절했습니다. 토론회에 참가하기 보다는 11월 본 선거에서 만나게 될 트럼프 후보와의 대결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 후보 토론회가 열린 건 4월 중순이었습니다.
진행자) 후보 토론회는 TV로 전국에 방송되기 때문에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정책을 알릴 좋은 기회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다른 후보와 차이점을 내세울 기회이기도 한데요. 샌더스 후보는 클린턴 후보가 거절해서 실망했지만, 클린턴 후보의 반응이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했습니다. 한편, 공화당은 화요일(24일) 미국 서부 워싱턴 주에서 예비선거가 있는데요. 하지만 다른 후보들이 모두 사퇴하면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사실상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기 때문에, 오늘 선거는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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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 연방 하원이 미 국세청, IRS의 수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 청문회를 열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미 연방 하원의 법사위원회가 화요일(24일) 존 코스키넨 국세청장의 탄핵 소추를 위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코스키넨 청장이 증인으로 나오지 않았는데요. 청문회에 참석한 공화당의 의원들은 증인으로 서기 거부한 코스키넨 청장을 비난하면서 서면으로 제출한 성명서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코스키넨 청장이 왜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은 건가요?
기자) 네, 코스키넨 청장은 중국 출장을 다녀온 지 열흘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청문회를 준비할 시간이 없었고 또 수요일(25일)에 증인으로 참석할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를 준비하느라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코스키넨 청장의 탄핵을 추진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IRS가 세금 면제를 받는 보수 정치단체를 표적 감사했다는데 불만을 품은 겁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코스키넨 청장이 이와 관련한 문건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고 IRS 고위 관리였던 로이스 러너 씨의 사라진 이메일을 복구해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너 씨의 이메일이 사라졌다니 무슨 일인가요?
기자) 네, 지난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 IRS 비과세 부문 책임자였던 로이스 러너 씨가 티파티 등 보수 정치 단체들의 세금 면제 문제를 다루면서 직원들과 주고받았던 이메일 수만 건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던 적이 있습니다. 코스키넨 청장은 이 같은 문제가 알려진 후인 2013년 12월에 대통령으로부터 국세청장으로 임명받았는데요. 이후 청문회에 참석해서 공화당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지워진 이메일을 모두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워진 이메일을 복구하지 못하면서 공화당의 요구에 온전히 응하지 못한 겁니다.
진행자) 의회가 이렇게 행정부 관료를 탄핵 소추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40여 년 만에 처음인데요. 지난 1876년 윌리엄 벨크냅 연방 전쟁부 장관이 연방 하원으로부터 탄핵 소추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부정부패 혐의였는데요. 하지만 탄핵의결 전에 사퇴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을 제외하고 의회의 탄핵 소추를 받은 행정부 관료는 한 명도 없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하원에서 탄핵 소추가 결의된다고 해도 유죄냐, 무죄냐를 가리는 탄핵 심판은 상원에서 하게 되는데요. 상원 탄핵 심판에서 코스키넨 청장에 대해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지요?
기자) 상원 재정위원회의 의장인 오린 해치 연방 상원의원은 상원에서 코스키넨 청장이 유죄로 판명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코스키넨 청장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이 나뉘긴 하지만 탄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코스키넨 청장의 탄핵 추진은 보수적인 공화당 하원 의원들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는데 그럼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민주당 의원들은 코스키넨 청장에 대한 탄핵 소추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입장입니다. 민주당의 존 코니어스 하원의원은 코스키넨 청장에 대한 탄핵 소추는 최악의 당파적 성향에서 비롯됐다며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있고, 상원에서도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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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30일)은 미국의 공휴일입니다. Memorial Day, 현충일인데요. 미국을 위해 싸우다 숨진 군인들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동시에 이날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한데요. 현충일 연휴를 앞두고 미국 공항이 비상에 걸렸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휴가철을 맞아서 승객이 몰리기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벌써부터 늘어난 승객을 감당하지 못해서 보안 검색이 지연되고 있는데요.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등 미국 내 몇몇 공항의 경우,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데 몇 시간씩 걸리면서 수백 명이 비행기를 놓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두 명도 아니고 수백 명이 비행기를 놓친다고요?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까?
기자) 여름을 맞아서 승객은 늘어났는데, 보안 검색 요원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미 연방 교통안전국(TSA)은 올여름 비행기 이용객이 8%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현재 동원이 가능한 보안 검색 인력은 4만2천500명입니다. 3년 전보다 5천400명이 줄어든 겁니다. 또 최근 벨기에 공항 폭탄 테러와 같은 테러 사건이 일어나면서 보안 검색이 강화된 것도 또 한 가지 이유입니다. 이런 가운데 켈리 호건 TSA 보안 담당 부국장이 경질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호건 부국장에게 물은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호건 부국장은 공항 보안 검색이 허술하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서도 지난 13개월 동안에 9만 달러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서 논란이 됐습니다. 앞서 공개된 국토안보부 보고서에 따르면, 모형 총이나 폭발물을 든 감사관들이 무사히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약 70차례 시험했는데, 공항 검색에서 저지된 경우는 5%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피터 네핀저 TSA 국장이 최근 연방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호건 부국장의 성과급 문제, 공항 보안 문제와 관련해 혹독한 비판을 받았고요. 결국, 호건 부국장을 경질하는 등 지도부 개편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6월에 각급 학교에 방학에 들어가면, 승객이 더 많이 늘어날 텐데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대책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보안 검색 요원을 늘려야겠죠? TSA는 6월 15일까지 검색 요원 768명을 더 고용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다른 예산을 끌어다 쓸 수 있게 해달라는 TSA의 요청을 연방 의회가 승인했습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이번 주에 공항 보안 검색 지연 사태에 관한 청문회를 열 계획입니다.
진행자) 예전에는 비행기 여행을 할 때 1인당 짐 한두 개는 무료로 부칠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따로 돈을 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이게 문제라는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 네, 승객들이 돈을 아끼기 위해서 되도록 짐을 부치지 않고 비행기안에 들고 들어간다는 겁니다. 보통 항공사들이 작은 가방 1개 정도는 기내에 들고 들어갈 수 있게 허용하거든요.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위탁 수화물, 그러니까 따로 부치는 짐에 부과하는 요금을 면제해 달라고 항공사 측에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승객들이 직접 들고 가는 기내 수하물 검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겁니다.
진행자) 위탁 수화물 요금이 꽤 된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사들은 위탁 수화물 요금으로 총 38억 달러를 걷었습니다.
진행자) 그런 상황인데, 항공사 측이 존슨 장관의 요청에 응할까요?
기자) 항공사 측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런 화물 요금이 보안 검색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없다는 겁니다. 항공사들이 위탁 수화물에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게 2008년부터였는데, 이때까지는 보안 검색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