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 WHO가 제정한 ‘세계 금연의 날’ 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담배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난 1987년 이 날을 지정했습니다. 전세계 많은 나라들은 이 날을 맞아 다양한 금연 행사와 함께 흡연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이달 초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은 2005년 4월 27일 세계보건기구 담배통제기틀협약에 가입하였으며 해마다 금연의 날에 즈음하여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이 금연을 장려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또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김현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현진 기자,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데요, 이게 어느 정도 해로운 건가요?
기자) 담배의 기본 성분과 첨가된 물질을 보면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담배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니코틴’과 ‘타르’ 뿐아니라 발암물질인 나프틸아민과 니켈, 벤젠, 비닐 크롤라이드, 비소, 카드뮴 등 무려 4천여 종의 유해성분이 들어있습니다. 한국의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신송우 부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신송우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부회장] “타르는 한 가지 물질이 아니고, 4천여 가지의 물질이 섞여 있는 덩어리를 말합니다. 타르는 색깔이 시커멓고 끈적끈적해요. 이 물질은 구강암, 기관지암, 후두암, 폐암 등 각종 암을 일으킵니다. 니코틴은 중독을 일으키고, 혈관을 축소시킵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피자 마자 7초 만에 혈관이 축소됩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요, 전세계적으로 담배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6백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담배를 피우면 앞서 말씀하신 4천 여 종의 유해성분을 직접 빨아들이게 되는 건데, 이렇게 직접 담배를 피우는 것도 해롭지만, 담배 피우는 사람 옆에서 담배 연기를 마시게 되는 간접흡연도 피해가 심각하죠?
기자) 맞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1백만 명이 간접흡연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신송우 박사는 간접흡연의 피해가 직접 흡연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신송우 울산금연운동본부협의회 부회장] “간접흡연자들이 마시는 담배 연기는 직접 흡연자들이 마시는 것보다 화학물질이 더 많고, 굉장히 미세한 분자입니다. 허파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피 속으로 잘 들어갑니다. 즉 나쁜 물질이 피 속에 많이 흡수돼 혈관을 더 빨리 축소시키죠.”
진행자) 그런데 북한 사람들이 담배를 많이 피운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요, 북한 흡연율이 어느 정도인지 나온게 있습니까?
기자)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으로 북한 성인남성의 흡연률이 43.9%입니다. 이는 지난 2012년의 52.3%에 비해 8.4% 감소한 겁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5월 초 국가적인 '금연 운동'의 효과로 최근 흡연율이 뚜렷이 감소하고 있다며 "2013년 남성흡연율이 4년 전에 비해 8% 이상 감소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4년 전 북한의 흡연율이 얼마였는지 8% 이상 감소해서 현재 북한의 흡연율이 얼마 정도 되는 지 등을 밝히지 않아 확실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북한에서 여성의 흡연률은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 북한 성인 여성의 흡연률은 0% 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북한에는 여성 흡연자는 없다" 보도했습니다. 같은 시기를 기준으로 한국 성인 여성의 흡연률은 5.5%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한국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44.7% , 그러니까 10 명 중 4 명은 담배를 피우고 있고, 여성들도 100 명 가운데 5 명 정도는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건데요, 선진국을 기준으로 보면 이게 어느정도 수준인가요?
기자)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한국은 흡연률을 줄이기 위해 식당이나 학교, 병원 등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고 거리에서도 담배를 못 피우게 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만약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걸리면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한국 보건복지부는 한국 국민들의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 텔레비전 금연 공익광고를 제작해 전국에 방영하고 있는데요, 폐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다 지난 2002년 사망한 한국의 코미디언 고 이주일 씨가 출연했던 금연 공익광고의 내용을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고 이주일 한국 코메디언이 출연한 TV 금연공익광고] "담배 맛 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저도 하루 두 갑씩 피웠습니다. 아, 이제는 정말 후회됩니다. 일년 전에만 끊었어도 말입니다."
진행자) 북한에서는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기자) 한국과 같이 광범위한 금연운동 사업은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북한은 지난 2005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담배통제법’을 채택했습니다. '담배통제법'은 담배의 해독성에 대한 선전, 흡연금지장소 등을 밝힌 법인데요,병원이나 진료소, 열차, 버스 같은 대중교통 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 법은 지난 2009년과 2012년 수정 보충됐습니다.
하지만 금연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는 않은 상황인데요, 북한 대외보험총국 간부 출신으로 지난 2003년 탈북한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광진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탈북자 김광진 ] “그런 거 상관 없어요. 금연구역이 법적으로 통제가 안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도 담배를 피웁니다. 식당 안에서도 담배를 피웁니다. 국가에서 규정하는 것들이 아직까지 세분화 돼 있지 않죠.”
진행자) 앞서 한국 보건복지부가 금연 공익광고를 제작해서 방영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북한에서도 이런 게 있나요?
기자) 북한 매체가 최근 잇달아 금연을 독려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노동신문은 지난 5월 2일 "세계적으로 담배의 해독성과 금연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며 "흡연은 각종 질병을 초래하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선중앙TV도 지난 4월 29일 "금연연구보급소 일꾼과 종업원이 담배의 해독성과 금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한 선전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이 보도하는 사진이나 영상에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여전히 자주 노출돼 북한의 이런 주장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하철 객실 내에서 담배를 피우다 불붙은 꽁초를 버리는 모습이 포착됐고, 올해 3월에는 김 제1위원장이 KN-08미사일 앞에서 오른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도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세계보건기구는 각국 정부에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 어떤 권고를 하고 있나요?
기자) 네. 흡연률을 파악하고 금연을 도와주며,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담배 광고와 홍보를 금지하며 담배에 대한 세금을 올리라는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은 많은 데 성공하기가 참 쉽지가 않습니다.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담배를 반드시 끊겠다는 의지라고 말합니다. 담배를 줄여가는 게 아니라 당장 끊어야 한다는 건데요, 주위 사람들에게 담배를 끊었다는 것을 알리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 주위에 가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또 양치질을 자주 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지, 북한에서는 금연을 장려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또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김현진 기자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